5월 30일 '다발성 경화증의 날'‥왜 '여성'이 주목받았나

임부 및 수유부에 '인터페론 제제' 허가‥제한적이던 치료옵션 넓어져
박으뜸기자 acepark@medipana.com 2020-05-29 06:05
[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5월 30일은 '세계 다발성 경화증의 날'이다.
 
그리고 이 날을 맞이해 '여성' 환자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다발성 경화증(MS, Multiple Sclerosis)'은 가임기 여성에게 많이 발병하기 때문이다.
 
다발성 경화증은 재발과 완화를 반복하는 질환이기에 환자의 '삶의 질'에 막대한 영향을 끼친다. 유럽에서 진행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여성 환자 3명 중 1명이 다발성 경화증으로 임신 계획을 미룬다고 답했다.
 
현재 다발성 경화증은 완치법은 없고, 증상을 관리하거나 질병의 경과를 조절 및 완화시키는 방법이 사용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다발성 경화증은 급성기 증상을 관리하거나 질병이 재발됐을 때 '고용량 스테로이드' 제제를 처방하며, 질병을 완화시키는 제제로는 '인터페론 제제'를 사용한다.
 
특히 인터페론 제제는 국외 가이드라인에서 임산부 환자에 사용이 권고될 만큼, 상대적으로 안전한 약물로 평가받는다.
 
최근 국내에서도 인터페론 제제가 임부 및 수유부에게 사용할 수 있게 허가사항이 변경됐다.
 
이에 따라 그동안 치료 옵션이 제한적이었던 임부 및 수유부 다발성 경화증 환자들이 효과적으로 질환을 관리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 재발과 호전을 반복하는 `다발성 경화증`
 
다발성 경화증은 뇌, 척수 등의 중추신경계에 생기는 만성염증성 탈수초성 질환(demyelinating disease)으로, 면역계가 중추신경계를 공격하고 파괴하는 염증성 자가면역질환이다.
 
전 세계적으로 다발성 경화증 환자 수는 약 230만 명이며, 2019년 기준 우리나라는 약 2천 500백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국내에서 다발성 경화증 환자는 매년 5.4%씩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특히 다발성 경화증은 주로 20~40세 사이의 젊은 연령층에서 호발하며, 여성의 유병률이 남성보다 2배 가량 높아 가임기 여성에게 많이 발병한다.
 
발병 원인은 아직까지 정확하게 밝혀진 바 없으나, 유전적 요인이 있는 환자에게서 주위 환경에 의해 일어나는 자가면역반응이 다발성 경화증 발병에 주요하게 작용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다발성 경화증의 증상은 중추신경계의 어느 부위에 문제가 생기느냐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난다. 뇌나 시신경을 침범하면 운동마비와 언어·의식장애를 호소하는 환자가 있다. 또 척수를 침범하면 사지 운동마비나 감각 이상, 배변 및 배뇨장애로도 이어진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아시아권의 경우, 눈과 척추에 주로 발병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대한신경면역질환학회 박민수 보험이사(前 영남대학교병원 신경과 교수/現박민수 신경과 원장)는 "가장 흔한 초기 증상은 감각 이상과 운동장애다. 감각 증상은 무감각, 얼얼한 느낌, 화끈거림 등의 이상감각의 형태로 나타난다. 운동장애는 염증손상이 발생한 위치에 따라 얼굴마비, 반신마비, 하반신마비 또는 사지마비 등이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 또한 우울증, 기억력 장애가 나타날 수 있고, 질환이 진행되면 인지 기능장애가 나타나기 때문에 환자는 물론 가족들의 삶의 질이 현저하게 떨어진다"고 말했다.
 
더군다나 다발성 경화증 환자의 80%는 반복적인 재발과 완화를 경험하게 된다. 초기에는 재발한 후 장애 없이 증상이 호전되지만, 시간이 지나고 재발이 반복되면 완전히 호전되지 않고 장애가 남게된다.
 
다발성 경화증이 무서운 이유는 바로 이 '다발성'과 '장애'로 남는 후유증에 있다.
 
아울러 다발성 경화증은 증상이 다양하고 다른 질환으로 오인하기 쉬워 결국 진단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는 편이다. 모든 질병에서 조기 발견과 진단이 매우 중요하다고 꼽히지만, 다발성 경화증은 이조차 쉽지 않다.
 
이에 다발성 경화증은 발병 초기부터 '적극적'으로 치료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꼽힌다.
 
◆ 임부 및 수유부의 치료, '인터페론 제제'가 증명
 
안타깝게도 다발성 경화증에는 아직까지 완치 방법이 없다. 
 
다발성 경화증이 주로 2-30대의 여성 환자들에게 많이 발생한다는 것을 감안했을 때, 임신 계획 중에 있는 여성 또는 수유부의 치료 역시 상당히 한정적일 수 밖에 없었다.
 
다행히 최근에는 국내에서 사용할 수 있는 치료제가 많아져 치료 환경이 개선되고 있고, 대부분의 다발성 경화증 치료제는 희귀질환치료제로 지정돼 치료 접근성도 좋아졌다.
 
급성 재발의 관리를 위해서는 스테로이드가 대표적인 치료제이며, 병의 경과를 조절 및 완화시키기 위해 질병완화 제제인 '베타 인터페론(beta Interferon)'이 사용되고 있다.
 
박 보험이사는 "임신 계획 중에 있는 여성 또는 수유부 환자라면 전문가와 상담을 통해 치료 방법을 결정해야 된다. 질병활성도가 낮은 환자라면 임신 기간 동안 다발성 경화증 치료제를 일시 중단하거나, 임신 초기에 투약을 중단했다가 이후 다시 투약한다. 이와 반대로 질병활성도가 높은 환자의 경우는 인터페론 제제를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인터페론 제제는 20년 이상 사용되고 있는 제제로, 해외 가이드라인에서도 임산부 환자에게 사용이 권고될 만큼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평가된다.
 
인터페론 제제 중 임부 및 수유부에게 주로 사용되고 있는 치료제는 한국머크 바이오파마의 `레비프(Rebif)`다.
 
최근 임부 및 수유부에 대한 신규 데이터를 기반으로 레비프는 3월 31일부터 국내에서 허가사항 변경을 승인을 받았다. 레비프는 장기 효과 및 내약성이 우수하고, 또 모니터링에 대한 부담이 적은 것이 특장점이다.
 
임부에서의 인터페론 베타의 노출에 대한 유럽 및 북유럽의 등록 연구 및 시판 후 경험에 근거한 결과(1,000 건 이상의 임신 결과), 인터페론 베타에 노출된 다발성 경화증 여성은 인터페론 베타에 노출되지 않은 다발성 경화증 여성과 비교 시 주요 선천성 기형, 자연 유산율, 사산 등의 위험이 증가하지 않았다.
 
또한 인터페론 베타-1a의 유즙 이행에 대한 정보는 제한적이나, 해당 치료제의 특성을 고려했을 때 인터페론 베타-1a가 유즙으로 이행되는 양은 매우 적을 것이라는 판단을 기반으로 수유부 사용에 대한 허가사항이 변경됐다.
 

박 보험이사는 "여성 환자 3명 중 1명은 임신 계획을 연기한다고 답할만큼, 다발성 경화증은 젊은 환자의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 이번 인터페론 제제의 허가사항 변경을 통해 치료제 선택이 제한적이었던 임부 및 수유부 환자들의 효과적 질환 관리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무엇보다 그동안 소극적인 치료를 받아왔던 임산부 및 수유부들이 '적극적'인 치료를 받기를 소망했다.
 
실제로 박 보험이사의 환자 A씨(49세)는 34세에 시신경염이 발병해 병원을 방문한 케이스다. A씨는 스테로이드 치료를 진행했고 증상이 호전돼 치료를 중단했으나 4년 후 혀끝 감각 이상이 재발했다. 하지만 이 때에는 수유중이어서 치료를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
 
1년 후 다시 어지럼증이 재발해 치료를 잘 받았으나 경한 재발이 뇌간과 척수에 4회 더 발생해, 고효능/고위험(high efficacy/high risk) 약제를 사용 중이다.
 
박 보험이사는 "지금은 임산부나 수유부들의 치료가 가능하지만, A씨를 만났던 당시에는 인터페론 제제가 수유부에 대한 안전성이 알려지지 않아 치료를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 다발성 경화증은 늦게 치료 받을수록 약제에 대한 반응률이 떨어지므로, 조기진단 및 조기치료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 보험이사는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있듯이, 질환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것이 다발성 경화증을 극복하는 중요한 첫 걸음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다발성 경화증을 진단받은 환자 역시, 의학적 발전이 이뤄지고 있음을 믿고 장기적 관점에서 희망적으로 치료에 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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