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적 제재 효과 본 서울시醫 전평제‥"법·제도 보완 필요"

1년간 민원 14건 해결‥공정하고 전문적인 민원 처리로 재발 방지 효과
개인정보보호법 민원 처리 걸림돌·복지부 협력체계 없어 비효율적
조운기자 goodnews@medipana.com 2020-05-29 06:04
[메디파나뉴스 = 조운 기자] 전국에서 가장 활발하게 전문가평가제 시범사업을 수행한 서울특별시의사회가 사업 1주년을 맞아 운영백서를 발간했다.

1년간 총 14건의 민원을 받아 해결한 서울시특별시의사회(이하 서울시의사회)는 축적된 경험을 바탕으로 그 성과와 개선점을 정리하며, 향후 본사업 진행을 통해 전문가인 의사들의 자율적 제재의 효과를 배가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지난 27일 서울시의사회가 전문가평가제 시범사업 1주년을 맞아 발간한 백서를 공개하고, 이에 대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번 백서는 지난 1년간 전문가평가제 시범사업의 수행 결과와 성과 및 향후개선방향에 대한 내용을 담았다.

전문가평가제는 의료인의 의료윤리 위배 및 강력범죄 범행사례 증가추세에 따라 의료인단체에 의한 자율규제 기능강화와 자율징계권 부여가 효율적이고 현실적 대안으로 떠오름에 따라, 지역 의료현장을 잘 아는 의사가 동료의사에 의한 품위손상행위‧의료윤리 위배 행위 등을 상호 모니터링하고 평가하도록 하는 제도다.

지난 2019년 5월부터 추진된 전문가평가제 시범사업은 현재 서울시의사회를 포함해 전국 8개 지역 의사회에서 시행되고 있으나, 서울시의사회에서 가장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날 공개된 백서에 따르면 그간 서울시의사회가 받아 처리한 민원은 총 14건으로, 그에 대한 전문가평가단 처리결과는 '혐의 없음' 결과가 6건, '주의' 결과가 3건, '행정처분 의뢰'가 2건, '고발'이 1건, '조사 중단'이 3건으로 나타났다.

이날 서울시의사회 전문가평가단 박명하 단장은 직접 서울시 전문가평가단이 처리한 민원 케이스들을 하나하나 소개했다.

전공의를 상습적으로 폭언, 폭행하고 있다는 지도전문의 A씨에 대한 민원을 접수한 서울시 전문가평가단은 직접 A씨에 대한 방문 조사 및 청문회 실시를 통해 실제 의사로서 품위손상 행위가 있다고 판단, 본단 서울시의사회 윤리위원회에 '주의' 의견을, 중앙윤리위원회에는 '경고' 결정으로 보고했다.

또 서울시 전문가평가단은 광고성 방송에 출연해 의사 품위를 손상시켰다는 의사 B씨에 대한 민원을 접수하여, 서면 및 방문 조사 등을 실시한 결과 B씨가 케이블 TV를 통해 의료정보 제공이라는 형식을 취하면서도, 실제로는 본인이 운영하는 의료기관의 특정 치료에 대해 설명하고 환자를 알선하는 행위 등을 한 것을 밝혀내 본단 서울시 윤리위원회에 '행정처분'을 의뢰하고, 중앙윤리위원회에는 '경고'를 의뢰했다.

이 외에도 다양한 사례의 민원에 대해 대한의사협회, 보건복지부, 보건소 등의 협조를 받아 민원을 성공적으로 처리했지만, 애로사항도 있었다.

실제로 올해 4월 대한전공의협의회로부터 인턴 C씨가 원내에서 환자와 의료진을 상대로 성희롱을 했으나, 병원 내 징계위원회에서 정직 3개월만 받고 복직한 사건에 대한 제보를 받아, 서울시 전문가평가단이 조사를 개시했다가 중간에 중단된 것이다.

그 이유는 보건복지부에도 해당 내용이 전달되면서, 복지부가 전문가평가단과 상의 없이 C씨를 송파구보건소로 조사 의뢰하면서 C씨에 대한 처분이 2개 방향으로 진행된 것이다.

결국 서울시 전문가평가단은 보건복지부, 송파구보건소와 본건에 대해 협의하여 형사적 판단을 우선해야 한다는 판단에 따라 경찰에 수사의뢰하는 형식으로 진행하기로 결정하고, 더 이상 전문가평가단 차원의 조치를 진행하지 않기로 하고 조사 진행을 중단했다.

박명하 단장은 "해당 케이스의 경우 아쉬움이 있었다. 복지부에도 해당 문제를 지적해 향후 긴밀히 협조하겠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전문가평가제 시범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조사 창구의 일원화가 필요하다는 보완점을 찾을 수 있는 사례였다"고 전했다.
 
▲지난해 12월 10일 서울시의사회 전문가평가단이 강서경찰서에 고발장을 접수하고 있다.

강동구의사회 이동승 전문가평가단 광역위원은 시범사업 수행 소회에 대해 "처음에는 우려도 있었다. '팔은 안으로 굽는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시범사업이 유야무야 되는 건 아닌가 하는 걱정도 있었다. 그런데 진행 과정에서 인정이나 치우침 없이 엄정하게 민원을 처리해 나갔고, 당사자들도 전문가평가단의 처리 과정에 대해 반발 없이 오히려 인정하며 잘 해결됐다"고 설명했다.

박홍준 서울시의사회장은 "실제로 방문 조사를 할 때 절차적인 것을 많이 챙겼다. 질문할 것을 미리 고지하고 체계적으로 조사 단계를 거치면서, 당사자도 반응이 매우 순응적이었다"며, "사실 제3자가 사건을 조사한다고 하면 가리고 싶은 것도 생기는데, 평가단이 다 같은 의사라서 모든 걸 파악하고 있어 해결이 보다 용이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다양한 민원을 처리하면서 전문가평가단이 느낀 점은 의사들의 생리를 잘 아는 의사가 전문가평가단으로 구성돼 민원을 처리하는 것이 보다 더 신속하고 향후 재발 방지에 효과가 있다는 점이었다.

서울시의사회는 전문가평가제 시범사업의 성과로 ▲공정하고 전문적인 신속한 민원 처리 ▲국민건강보험 재정 손실 방지 및 의료시장의 질서 유지 ▲의료인간 폭언‧폭행, 불법 의료광고 방지 ▲회원간 오해와 누명을 벗을 수 있는 기회 제공 ▲의료윤리에 대한 회원간의 모니터링 기회제공 ▲전문가단체로서 대회원 신뢰성 확보 ▲전문가단체로서 대정부 역량 강화 ▲의료인에 대한 대국민 신뢰성 확보 등을 설명하며, 일부 개선사항을 통해 해당 제도를 본사업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시의사회는 개선 사항에 대해 민원제보 내용이 법적으로 문제의 소지가 없는 경우 또는 경미한 건으로 당사자가 바로 시정조치를 한 경우에도 징계처분을 진행해야 하는바, 전문가평가단에서 행정절차를 간소화하기 위해 '각하'의 절차 신설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또 전문가평가단의 징계처분에 대한 단계가 '혐의 없음', '주의', '행정처분의뢰'로 돼 있어 주의와 행정처분의뢰 사이에 징계 간극이 커, 추가적으로 재발방지 서약서 등 전문가평가단이 할 수 있는 징계처분의 다양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특히 보건소에서는 개인정보보호법 등에 의해 접수된 민원을 본단에 제공하지 않고 있는 문제 개선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박홍준 서울시의사회장은 "사건과 관련된 공동 조사 요청에 난색을 표하고 원활한 업무협조가 어려운 실정이다. 또한 공단과 보건소에 민원과 관련된 자료를 요청하는 경우 개인정보보호법 등에 의해 자료를 제공받지 못해 피민원인의 특정 및 관련 정보 자료가 부족하여 사건 착수에 어려움이 있었다"며, "이에 법적 제도 마련을 통해 사건과 관련된 자료가 용이하게 제공되고 많은 민원건이 접수될 수 있도록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나아가 "전문가평가제 시범사업의 취지와는 다르게 복지부에 접수된 민원에 대해 보건복지부 자체에서 해결하거나, 민원 지역 관내 보건소에 민원을 이송하고 있어 보건복지부에서는 시범사업 취지에 따라 본단과 보건복지부 담당 부서와 협력체계 마련 등을 통해 본단에 민원을 이송하는 절차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서울시 전문가평가단은 특히 전문가평가제의 목적이 단순 처벌이 아니기에, 재발방지를 위한 제도 보완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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