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빅데이터 화두‥기술은 완성, 고정관념은 걸림돌

'실시간 감염병 정보망' 구축 제안‥공통데이터변환 기술 있지만 병원들 '정보 유출·시스템 과부하' 우려로 꺼려
조운기자 goodnews@medipana.com 2020-05-29 12:00
[메디파나뉴스 = 조운 기자] 중국에 이어 가장 빨리 코로나19 환자들을 마주한 우리나라가 초기 코로나19 치료 및 방역에 성공함에 따라, 전 세계에서 한국의 코로나19 데이터에 대해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에 국내 코로나19 정보관리와 그를 기반으로 한 빅데이터 활용 등이 새로운 과제로 떠오른 가운데, 정부 주도 빅데이터 사업으로 활용 기술은 이미 마련됐지만 정보를 공유하는 데 대한 병원들의 '고정관념'이 활용의 걸림돌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전 세계 의학 연구자들의 가장 큰 관심사는 단연, 미지의 질병인 코로나19(COVID-19)다.

문제는 코로나19에 대해 연구를 하고 싶어도, 당장 확진자들을 진료하는 데도 숨이 찬 의료진들에게 연구에 필요한 임상 데이터 작업을 요구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실제 우리나라도 초기 코로나19 환자 임상 데이터가 일선 의료기관으로 공유되지 않아 정보를 차단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마저 제기된 바 있으나, 실상을 들여다본 결과 임상 의료진들이 환자 치료만으로도 너무 박차 데이터가 쌓이지 못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게다가 코로나19 환자를 돌본 각 병원들이 코로나19 환자에 대한 데이터를 입력해 공유하려고 해도 각 병원마다 데이터 포맷도 다르고, 연구망도 다르다보니 빅데이터 활용 자체가 어렵다는 기술적 한계도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이미 산업통산자원부와 보건복지부가 3년 전부터 500억원을 펀딩해 3차 병원 나아가 2차 병원이 보유한 임상 데이터를 구조도 같고, 의미도 갖도록 만들어 다기관에서 데이터 분석을 할 수 있는 공통데이터(CDM)로 전환하는 사업을 진행한 바 있다.

이에 따라 3차병원과 2차병원 60개 이상의 병원 98만 명의 환자 정보가 FEEDER-NET이라는 플랫폼을 통해 데이터망을 형성하고 있고, 계속해서 환자 데이터망으로 확대하고 있다.

현재 이 FEEDER-NET은 아주대병원을 주관기관으로 하고 있으며, 의료정보학과 박래웅 교수가 책임자를 맡고 있다.

최근에는 아주대병원 박래웅 교수가 '빌&멀린다 게이츠 재단'으로부터 연구비를 받아 코로나19 발생 이후 의료 데이터를 FeederNet으로 빠르게 변환해, 전세계 커뮤니티가 이 의료 데이터 연구를 토대로 코로나19 감염과 관련된 특성과 위험요소 뿐만 아니라 치료에 사용되는 여러 약물에 대한 효과와 부작용에 대해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박래웅 교수는 특히 비영리 국제 연구 컨소시엄으로 전세계 200개 이상의 기관이 연구에 참여하고 있는 오딧세이(OHDSI)의 창립 멤버로, 공통데이터모델로 변환된 임상 데이터 20억 명분에 대한 다기관 연구 네트워크에 참여하고 있다.

그리고 국내 코로나19 환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대구 지역 대학병원들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데이터를 제공해 검사자 6만9천여명, 확진자 5천여명에 대한 데이터를 공통데이터 모델 형식으로 변환한 데이터를 가지고 지난 3월 27일부터 29일까지 오딧세이 참여 연구 스터디 마라톤에 참여하기도 했다.
 

스터디 마라톤에는 88시간 동안 30여 개국 360여 명의 연구자들이 참여한 비대면 연구 방식으로, 각 연구자들은 국내뿐 아니라, 독일, 일본, 네덜란드, 스페인, 영국, 미국 등의 코로나19 환자 데이터를 활용해 ▲코로나19 하이드록시클로로퀸과 아지트로마이신의 안전성 연구 ▲코로나19환자들의 임상적 특성 분석 연구 등 다양한 연구 결과를 만들어 내기도 했다.

이 같은 경험을 토대로 박래웅 교수는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실시간 감염병 관리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박웅래 교수는 대한병원협회  '2020 KHC 컨퍼런스'에서  "임상 데이터를 곧바로 공통데이터로 변환해주는 실시간 CDM 변환 시스템은 이미 기술적으로 완성된 상태다. 아주대병원은 6월부터 이를 적용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문제는 병원들의 고정관념이었다. 병원 고유 데이터가 외부로 유출되는 것은 아닌지, 실시간 연동식 병원정보시스템에 부하가 발생하는 것은 아닐지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다.

하지만 공통데이터 변환을 거치면 실제 환자 데이터는 병원 내에만 존재하며, 연구분석코드만이 Feeder-net에 오르기 때문에 민감 개인정보 유출의 가능성은 없다는 것이 박 교수의 설명이다.

나아가 병원들의 시스템 과부하에 대한 우려 역시 기술적으로 전혀 문제가 없어, 병원들의 우려는 기우에 불과하는 설명이다.

박 교수는 "감염병과 재난 상황 전용 CDM기반 정보시스템을 구축하는데 드는 기간은 6개월에서 1년 정도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사태에서 이 같은 감염병 정보망을 구축하면 관리와 분석이 동시에 가능하기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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