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무분별한 코로나19 응급실 폐쇄‥ 대구는 어떻게 막았나

대구 대학병원 6곳 응급실 27번 운영 중단‥감염 차단위한 구조 변경·환자 분류 개정 효과 있어
응급실 폐쇄에 대한 체계적 지침 및 응급의료 시행 중 2차 감염에 대한 의료진 보호 조치 필요
조운기자 goodnews@medipana.com 2020-06-01 12:00
[메디파나뉴스 = 조운 기자] 코로나19 초기 무분별한 응급실 폐쇄 조치가 응급의료 공백을 만들어 논란이 된 가운데, 가장 많은 응급실 폐쇄를 경험한 대구지역 의료기관들의 대응책이 성과를 거두고 있다.
 
 ▲ 칠곡경북대학교병원 응급의학과 의료진 단체사진

최근 칠곡경북대학교병원 응급의학과 정한솔, 이동언, 김종근 교수팀이 대구시 응급실 폐쇄 대응을 위한 심사 및 프로토콜 개정에 관한 연구를 대한의학회 국제학술지 'JKMS'에 게재해 관심을 받고 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대구는 첫 번째 확진자가 발생한 2월 18일부터 3월 26일가지 6,482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으며, 이때까지 총 40건에 달하는 응급실 폐쇄가 발생했다.

특히 대학병원급 의료기관 6곳의 응급실이 769시간 동안 27번이나 폐쇄되면서, 중증 응급환자를 돌볼 의료 시스템 공백이 발생했고, 이렇게 응급실 폐쇄를 일으킨 환자 31명 중 7명이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정부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의료기관에 코로나19 의심 환자 및 접촉 환자가 응급실을 방문하기만 해도 임시 폐쇄를 명령해 왔다.

실제로 당시에는 코로나19 의심환자를 격리하는 등의 조치가 전혀 없었기에 응급실 폐쇄가 방역 대책의 최선이었던 것이 사실이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당시 대구 지역의 응급실 폐쇄를 일으킨 환자들 31명 중 77.4%가 60세 이상이었고, 이들은 호흡 곤란, 발열, 기침 등 증상을 갖고 응급실을 찾았다.

응급실 폐쇄를 겪은 대구 대학병원급 6개 병원은 이로 인한 지역사회 응급의료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고, 응급실 구조를 변경하고 응급실 이용 프로토콜을 재정비했다.
 
▲칠곡경북대병원 응급실 구조 변경 전후 도면

특히 각 의료기관달은 응급실 입원 전에 환자를 응급의학과 전문의와 간호사가 검사하여 흉부 방사선 촬영을 통해 코로나19 여부를 확인할 수 있도록 구조를 변경하고, 일반 또는 중증 응급치료 환자와 코로나19, 발열 또는 호흡기 증상이 의심되는 환자의 관찰 영역을 별도로 운영했다.

나아가 응급실 의료진 모두 레벨 D 방호복을 착용하고 근무하여 의료진의 감염 위험성을 낮췄다.

또한 코로나19 위기 대응책으로 새로운 한국형 환자 분류 모델인 KTAS(Korean Triage and Acuity Scale) 등 응급실 위기대응 전략의 수정을 통해 응급실 내 코로나19 감염 위험을 낮췄다.

먼저 KTAS의 레벨 1, 2에 해당하는 중증 응급환자에 대해서는 전과 동등한 치료를 제공하되, 해당 환자와 접촉하는 모든 의료진이 개인보호장비를 갖추고, 환자 이동 시 음압격리 카트를 이용하라고 권고했다.

KTAS 레벨 2, 3, 4에 해당하는 응급 환자의 경우 그들의 흉부 방사선 촬영(CXR) 결과 증상에 따른 코로나19 감염 여부에 따라 치료해야 한다고 밝혔다.

마지막 KTAS 레벨 4, 5에 해당하는 비응급환자의 경우 응급실 과밀화를 막기 위해 로컬 클리닉이나 지역응급의료기관으로 전원할 것을 제안했다.

연구진들은 6개 병원의 이 같은 프로토콜 개선으로, 이후 응급실 폐쇄 조치가 3번으로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들은 "응급실 폐쇄 및 격리는 병원 및 지역 사회 코로나19 감염을 예방하기에 유용한 역할을 한 것은 사실이나, 정부 차원에서 응급실 폐쇄 등에 대한 명확한 지침이 없었다"고 꼬집었다.

실제로 PCR 검사 결과가 확인되지 않았음에도, 코로나19 의심환자라는 이유로 응급실을 폐쇄한 경우도 있었다.

이에 연구진들은 응급실 폐쇄는 다른 중증 응급환자들에게 응급치료 제공 중단과 같은 중대한 영향을 미침에도 불구하고, 그에 대해 충분히 논의되지 않았다는 점은 심각한 과실이라고 지적했다.

나아가 '응급의료에 관헌 법률' 제5조의 2에서 명시하고 있는 응급실 의사들의 법적 보호를 제공하는 '선의의 응급의료에 대한 면책' 조항을 언급하며, 병원 내 2차 감염의 경우 의사 또는 병원에 책임을 묻고, 비난을 쏟아내는 행태를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해당 조항은 '응급의료 또는 응급처치를 제공하여 발생한 재산상 손해와 사상에 대하여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없는 경우 그 행위자는 민사책임과 상해에 대한 형사책임을 지지 아니하며 사망에 대한 형사책임은 감면한다'는 내용으로, 해당 조항이 코로나19와 같은 신종 감염병 관리에도 동일하게 적용되지 않는다면, 의료기관이 특정 환자에게 의료 서비스를 거부하도록 만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의료진들은 "신종 감염병이 발생할 경우 평소와 다른 프로토콜을 사용해야 하며, 응급실 폐쇄에 의지하기 보다는 보호장구를 철저히 사용하고 응급실 치료 환경의 안전성을 향상시키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며, "응급실 폐쇄는 불가피한 경우 국가, 지방자치단체 그리고 병원에서 함께 체계적인 지침을 만들어 이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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