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에 '임의비급여' 구상금 청구한 보험사‥法 "자격 없다"

보험사 채권회수 편의를 위한 것‥환자 대신해 부당이득금 반환할 대위적격 성립하지 않아
조운기자 goodnews@medipana.com 2020-06-11 06:03
[메디파나뉴스 = 조운 기자] 병원의 비급여 청구가 보험계약 상 보험금 지급 내용이 아닌 '임의 비급여'라며, 병원을 상대로 구상금을 청구한 보험회사가 법정 다툼에서 패했다.

재판부는 논란이 된 치료행위가 '임의비급여'인지 여부를 떠나, 보험회사가 채권자인 환자를 대신해 부당이득금 반환을 대신 요구할 자격이 되지 않는다며 해당 청구의 소를 각하했다.
 

최근 서울중앙지방법원은 A보험회사가 B병원을 상대로 제기한 구상금 소송에서 1심 판결을 취소하고 해당 소를 각하하라고 판결했다.

A보험회사는 지난 2005년 8월 4일경 C씨와 질병으로 입원 또는 통원 치료를 받는 경우 '국민건강보험법에서 정한 요양급여 또는 의료급여법에서 정한 의료급여 중 본인부담금과 비급여의 합계액'을 보장하기로 한다는 내용의 간병보험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던 지난 2015년 5월 3일 C씨는 요추 2번 압박골절상을 입고, B병원에 입원해 '경피적 척추성형술' 등의 치료를 받아 B병원에 진료비 1백5만7,450원을 지급했다.

해당 진료비에는 본인부담금 28만9,080원과 비급여 76만8,370원이 포함돼 있었고, C씨는 종전 보험계약에 따라 A보험사에 보험금 지급을 청구해 보험금 1백48만원을 지급받았다.

이후 A보험회사는 C씨에게 보장한 진료비 중 비급여 항목에 포함된 '경피적 척추성형술'비용 47만3,794원이 보험금 지급 대상인 '법정비급여'가 아닌 '임의비급여'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에 A보험회사는 임의비급여인 '경피적 척추성형술' 비용은 보험계약에 따른 보험금 지급대상이 아니므로, C씨에게 해당 진료비 47만3,795원의 부당이득반환채권을 갖는다고 주장했다.

또 B병원은 법정비급여 요건을 갖추지 못한 '경피적 척추성형술'에 대한 비용을 C씨에게 부담시킬 수 없기에, C씨는 다시 A병원에 대해 진료비 부당이득반환채권을 갖는다고 설명했다.

이에 A보험회사는 C씨의 B병원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채권을 대신 행사하는 것이 A보험회사의 C씨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채권을 유효·적절하게 확보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수단이라며, B병원으로 하여금 A보험회사에게 C씨에게서 받은 진료비 47만 3,975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소송을 제기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이 같은 A보험회사의 주장을 인정해, B병원으로 하여금 A보험회사에 47만3,795원 및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한 바 있다.

하지만 2심 재판부는 A보험회사가 주장하는 C씨에 대한 대위적격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A보험회사가 C씨를 대신해 B병원에 부당이득금 환수를 하려면, 보전의 필요성, 즉 '채권자가 채무자의 권리를 대위하여 행사하지 않으면 자기 채권의 완전한 만족을 얻을 수 없게 될 위험이 있어 채무자의 권리를 대위해 행사하는 것이 자기 채권의 현실적 이행을 유효‧적절하게 확보하기 위해 필요한 경우'여야 한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 사건이 '보전의 필요성'이 있는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봤다.

A보험회사는 "B병원과 같이 다수의 환자들로부터 불법 비급여 진료비를 지급받은 경우 원고가 보험가입자들을 일일이 방문해 보험금을 반환받기 위해 설득하는 것이 비현실적이고, 보험가입자들이 이미 지나간 과거의 일이므로 피고를 상대로 진료비 반환을 요구할 가능성이 낮으며, 보험가입자의 입장에서도 원고가 피고를 상대로 대위청구하는 것이 위법한 진료비를 둘러싼 분쟁을 해소하는 간편한 방법이다"라는 취지로 주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논리에 대해 재판부는 "원고가 개별 보험가입자를 상대로 이미 지급한 보험금을 반환받는 불편을 해소하고, 요양급여기관을 상대로 용이하게 채권회수를 위해 대위청구가 허용돼야한다는 것이므로, 보전의 필요성에 해당할만한 사유라 보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즉, A보험회사가 C씨를 대신해 구상금을 청구한 것은 단순히 채권자인 A보험회가 채권 회수의 편의를 위한 것이기에 '보전의 필요성'을 인정할 수 없다는 판단이다.

나아가 의료기관인 B병원을 상대로 부당이득반환채권을 행사할 것인지 여부는 C씨와 같은 보험가입자의 판단에 맡겨야 하는 것이지, 원고의 채권 회수 편의를 위해 이들의 권리 행사의 자유를 박탈할 수도 없다며 해당 소를 각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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