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장병원 개설한 '사람'에 대한 요양급여 환수, 공단 '재량'

실질적 개설자에 대한 건보공단 환수 '합당'‥환수 범위, 불법성 정도·취득한 이익 수준 등 고려해 결정
조운기자 goodnews@medipana.com 2020-06-18 12:56
[메디파나뉴스 = 조운 기자] 사무장병원이 부당하게 취득한 요양급여비 뿐만 아니라, 사무장병원을 개설·운영한 주체인 비(非)의료인에게도 해당 요양급여비를 환수하는 것이 합당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특히 실질적 개설자에 대한 요양급여비 환수 및 그 범위 설정은 건강보험공단의 재량으로 전액 환수 또한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대법원은 사무장병원 개설자인 A씨가 국민건강보험공단(이하 건보공단)을 상대로 제기한 요양급여비용환수결정 취소 청구의 소에서 원고의 상고를 기각했다.

A씨는 비(非)의료인임에도 지난 2014년 3월 28일 B의료소비자생활협동조합의 명의를 빌려 C병원을 개설했고, 의료인 외에는 의료기관을 개설하지 못하도록 하는 의료법 제33조 제2항을 위반한 사실로 기소됐다.

이후 A씨는 사무장병원인 C병원의 실질적 개설자로 나타나, 의료법 위반, 사기 등의 번죄사실로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기도 했다.

이에 국민건강보험공단은 C병원과 실질적 개설자 A씨에게 그동안 부당하게 청구한 요양급여비 전액을 환수하는 처분을 내렸는데, A씨가 이에 불복하여 요양급여비용환수결정 취소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의료법 제33조 제2항을 위반해 적법하게 개설되지 않은 의료기관에서 요양급여가 행해졌다면 해당 의료기관은 국민건강보험법상 요양급여비용을 청구할 수 있는 요양기관에 해당되지 않으므로 위 요양급여비용은 국민건강보험법에 정한 요양급여대상에 포함될 수 없다"고 판시한 2015년 대법원 판례를 인용했다.

원심 역시 비의료인이 의료기관 개설 자격이 있는 자의 명의를 차용하여 개설한 요양기관에 지급된 요양급여비용은 ‘부당이득징수처분의 대상’이 된다고 판단했고, 대법원은 해당 원심의 판단이 지난 2015년 대법원 판례에 기초한 것으로서 타당하다고 밝혔다.

나아가 국민건강보험법 제57조 제1항은 '공단은 속임수나 그 밖의 부당한 방법으로 보험급여를 받은 사람이나 보험급여 비용을 받은 요양기관에 대해 그 보험급여나 보험급여 비용에 상당하는 금액의 전부 또는 일부를 징수한다'고 규정해 그 문언 상 일부 징수가 가능함을 명시하고 있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해당 조항은 요양기관이 부당한 방법으로 급여비용을 지급청구하는 것을 방지함으로써 바람직한 급여체계의 유지를 통한 건강보험 및 의료급여 재정의 건전성을 확보하려는 데 입법취지가 있다"면서도, "요양기관으로서는 부당이득징수로 인하여 이미 실시한 요양급여에 대하여 그 비용을 상환 받지 못하는 결과가 되므로 그 침익적 성격이 크다"며 건보공단의 부당이득징수가 재량행위라고 설명했다.

한편, 종전 국민건강보험법은 보험급여 비용을 받은 요양기관에 대하여만 부당이득을 징수할 수 있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었으나, 2013년 5월 22일 신설된 국민건강보험법 제57조 제2항은 '공단은 제1항에 따라 속임수나 그 밖의 부당한 방법으로 보험급여비용을 받은 요양기관이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해당 요양기관을 개설한 자에게 그 요양기관과 연대하여 같은 항에 따른 징수금을 납부하게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는 의료법 제33조 제2항을 위반한 사무장병원을 개설하고 운영한 비의료인에 대한 부당이득징수의 근거라 볼 수 있다.

이에 대법원은 건보공단이 해당 법 근거를 가지고 사무장병원의 비의료인 개설자 A씨에게 요양급여비용 전액을 징수하도록 한 처분한 것이다.

다만, 사무장병원 개설자인 비의료인에게 요양급여비용을 징수하는 권한은 건보공단의 재량권인 상황에서 건보공단이 A씨에게 요양급여비용 전액을 징수하는 것이 재량권의 일탈·남용이 아니냐는 논란이 남아있다.

대법원 재판부는 "요양급여비용 전액을 징수하는 것이 재량권의 범위 내에 있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의료기관 개설․운영 과정에서 비의료인 개설자가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점 및 그 불법성의 정도, 의료기관의 운영에 따른 이익과 손실이 비의료인 개설자에게 귀속된다는 점 등의 사정을 고려하여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A씨는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아 그 형이 확정되는 등 불법성이 크고, A가 의료인 등 자격이 있는 사람만이 요양기관을 개설할 수 있음을 잘 알고 있었을 것으로 보임에도 이 사건 병원을 개설한 정황이 있고, 이로 인해 A씨가 얻은 이익이 큰 점 등 제반 사정을 고려해, A씨에 대한 건보공단의 처분은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결국 대법원은 A씨가 건보공단에 제기한 요양급여비환수결정 취소의 소에 대한 상고를 기각해, A씨는 B병원의 부당이득금인 요양급여비 전액을 건보공단에 지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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