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 묶인 코로나19 백신·치료제 개발 지원…"국회 결단 시급"

개발 부담 제약업계에 몰려…R&D 추진 동력에 제동 우려
김창원기자 Kimcw@medipana.com 2020-06-24 06:05

[메디파나뉴스 = 김창원 기자]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이에 대응할 수 있는 백신 및 치료제의 개발이 시급한 가운데 정부가 약속한 지원 예산이 국회에 묶여있어, 조속한 결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뒤따르고 있다.
 
특히 선진국의 경우 전폭적인 지원을 통해 백신 및 치료제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는 반면 국내에서는 사실상 제약업계가 모든 부담을 감내하고 있어 자칫 R&D 추진 동력에 제동이 걸릴 것이라는 우려까지 이어지고 있다.
 
제약업계에 따르면 23일 현재 국내에서 진행 중인 제약사 및 기관연구소 등의 코로나19 관련 백신 및 치료제 임상시험은 총 15건이다.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가 코로나19 치료제로 권고한 '렘데시비르'를 비롯해 자체 개발 중인 항바이러스제와 면역치료제, 예방백신 등의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는 것.
 
이 같은 모습은 제약업계가 코로나19로 인한 환자감소 등 산업계가 타격을 입은 상황에서도 R&D에 뛰어든 것으로, 아직 임상시험에 돌입하지 않은 코로나19 관련 파이프라인까지 감안하면 더욱 많은 연구개발이 이뤄지고 있는 실정이다.
 
산업계와 연구기관이 연구에 매진해 자체적으로 생산·공급이 가능한 코로나19 백신·치료제 개발에 성공해야 국내 코로나19 확산을 저지하고, 새로운 감염병 등이 발생 가능한 포스트 코로나19 시대에 대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세계 각국에서도 코로나19 백신·치료제 개발을 위해 각종 규제를 완화하는 한편 연구개발에 자원을 전폭적으로 투자하는 등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일례로 미국은 '초고속 프로젝트'를 가동, 빨라야 1년 혹은 1년 6개월 가량 예상되는 백신 개발 기간을 절반으로 단축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미국 정부는 약 100억 달러(한화 약 12조 원)를 투자하는 등 트럼프 대통령이 백신 개발에 대한 의지를 여러 차례 드러내기도 했다.
 
이에 더해 유럽연합과 약 40개국 등이 참여한 '코로나19 백신개발 국제 협의체'는 치료제·백신 개발 연구에 약 82억 달러(한화 약 10조 원) 지원금을 조성한다고 밝혔으며, 중국 역시 코로나19 백신 주도권을 잡기 위해 중국과학원 등에서 올해 가을까지 완성을 목표로 백신을 개발 중이다.
 
세계적 흐름에 발맞춰 국내에서도 지난 4월 문재인 대통령이 경기도 성남 소재 한국파스퇴르연구소를 방문해 "치료제, 백신 개발 만큼은 끝을 보라"며 전폭적인 지원을 다짐했다. 시장에서 경제성이나 상업성이 없더라도, 정부가 충분한 양을 구매해 비축함으로써 개발에 투자한 노력과 비용을 보상받을 수 있게 하겠다는 방안도 제시했다.
 
치료제와 백신 유망 후보물질의 조기 제품화를 위해 전임상·임상·글로벌 3상 등 전주기 R&D에 1115억 원을 지원하겠다는 계획이 추경예산에도 반영됐다. 백신 임상1상 90억 원, 2상 240억 원, 3상 150억 원 등 개발단계별 지원금도 구체적으로 나왔고, 백신·치료제 개발에 성공 시 빠른 공급을 위해서는 생산시설 등 인프라가 필요한 만큼 이를 위한 지원 예산도 100억 원이 편성됐다.
 
문제는 이 같은 방침이 정해져 예산안이 마련됐음에도 불구하고 국회에서 통과되지 않아 제약업계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는 점이다.
 
코로나19로 인한 병원 환자 감소와 이에 따른 매출 하락, 항공물류 타격으로 인해 어려워진 임상의약품 확보, 혈장치료제 원료인 혈장의 수급불안 등 악조건 속에서도 백신·치료제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지만, 지원이 늦어지고 있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되면 백신·치료제 개발에 나선 기업들은 R&D 추진 동력에 제동이 걸리는 것도 시간문제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백신·치료제 개발에 맞춰 선제적으로 확보해야 하는 생산시설에 대한 지원 역시 기약이 없어 개발에 성공하더라도 생산 지역이 우려된다.
 
이에 대해 업계 한 관계자는 "전 세계가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사력을 다하고 있는데, 국내에서는 결정된 예산조차 국회에 묶인 상황"이라면서 "연구개발과 생산시설 구축 등 산업계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실질적인 지원을 위한 국회의 결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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