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재피해 간호사, "간호사가 병원 떠나도록 하는 법·제도 규탄"

부족한 간호인력으로 간호사는 소모품 취급, 환자는 위험에 빠져‥간호사의 생존보장권 호소
조운기자 goodnews@medipana.com 2020-07-02 16:13
[메디파나뉴스 = 조운 기자] 청와대에서 간호사의 권리와 환자의 건강권을 위해 1인 시위를 진행하고 있는 '청와대로 찾아간 간호사들' 운동이 4일차를 맞았다.
 

 


이날 네 번째 주자로 1인 시위에 나선 것은 서울의료원에서 약 100일간 근무 후 산재소송을 진행중인 황은영 간호사와 지방 요양병원에서 근무 후 극도의 피로감에 간호사를 그만두고 만 이민화 유휴 간호사였다.

먼저 황은영 간호사는 "간호사의 교육기간은 대형병원들의 일반 병동을 기준으로 3개월이면 아주 긴 교육기간이다. 저 역시도 근무를 시작하고 2달 뒤 24시간 환자의 심장기능과 몸속산소를 측정해주는 기계를 달고 있는 환자 5명을 포함해 총 10명의 환자를, 보호자나 간병인 없이 오롯이 혼자 간호해야했다"고 현실을 설명했다.

황 간호사는 "저는 2달간의 교육기간을 끝으로 완벽하지 못한 탓에, 이 살인적인 근무강도와 초장시간의 근무시간과, 이런 환경에서 예민해질 수밖에 없는 선임들의 직장 내 괴롭힘에 불살라져 100일을 조금 넘겨 그만뒀다"며 신규 간호사의 매우 짧은 교육기간에 대한 비판으로 발언을 시작했다.

문제는 황 간호사가 밝혔듯 간호사 인력이 매우 부족해 짧은 교육기간 이후 지나치게 많은 환자를 봐야한다는 점이다.

병원은 이윤중심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간호사 인력을 충분히 충원해주지 않았고, 결국 그 피해는 환자들이 감당해야 했다.

황 간호사는 "(간호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단 한명의 환자라도 상태가 좋지 못하면 그 환자가 좋아질 때까지 혹은 나빠져 중환자실에 가거나 돌아가시기 전까지 그 환자를 집중적으로 간호하느라 나머지 9명, 19명 29명에게 아무런 간호도 제공할 수가 없게 된다"고 말했다.

황 간호사가 밝힌 사례는 비교적 간호사인력이 많은 서울 종합병원의 사례다. 지방중소병원으로 갈수록 간호사 1인당 환자수는 더더욱 늘어난다.

지방 종합병원에서 근무하는 최정화 간호사는 "지방의 병원들이 대부분 경영이 어렵다고 한다. 부도 위기에서 회생한 병원이 그나마 유지되는 걸 더 바라게 된다. 그러다 보니 환자수가 조금 줄었다고 인건비를 위해 근무자 수를 줄인다며 근무표를 변경하여 변경된 근무표를 하루 전에 문자로 받고 출근해야 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또 지방병원일수록 간호사의 임금이 낮아 신규간호사의 이직은 막을 길이 없다. 지방의 경우 간호사들이 인력문제와 급여문제의 이중고를 겪는다는 점에서 더 문제가 심각하다. 대도시로의 간호사유출은 이미 지방의 오랜 문제다.

이런 환경을 버티다 못한 간호사들은 간호사를 아예 그만두거나, 더 나은 간호환경을 찾아 한국을 떠나 해외로 간다. 이런 상황에도 정부는 계속해서 간호대 정원 확대로 공급량을 늘리는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공급확대보다 중요한 것은 간호사들의 노동조건 및 교육환경 개선이다.

황 간호사는 울면서 대통령에게 호소했다. ""더 이상 우리는 영웅과 천사라는 수식어 뒤에 가려지지 않고 사람으로 대우받고 싶다. 더는 원망하며 세상을 등지고, 내 나라를 떠나는 간호사가 나오지 않는 사회를 요구한다. 안전한 간호환경, 죽음을 상상하지 않는 간호환경, 서로를 비난하고 채근하지 않는 간호환경을 요구한다"며, 간호사 배치기준 강화만이 지방에서 근무하는 간호사와 환자의 안전을 담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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