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은 예방이 최고"…응급실 의사가 빠진 '생활습관의학'

[인터뷰]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오성관 응급실 내과전담교수
박민욱기자 hopewe@medipana.com 2020-07-03 06:06
[메디파나뉴스 = 박민욱 기자] "행동을 조심해라, 습관이 된다. 습관을 조심해라, 운명이 된다."

영국의 철혈 수상으로 알려진 마가렛 대처의 명언 중 일부분으로 '일상에서 행동이 습관이 되고 그 습관이 곧 내 생명을 좌우할 운명이 된다'는 말이다.

'만류귀종'이라는 사자성어가 있다. '모든 흐름은 하나로 통일된다'는 말인데, 우리가 가지고 있는 그 많은 질병은 평소에 무심했던 작은 행동과 습관에서 파생된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몸이 아프고 질병이 생겨 병원을 찾기 전 일상에서 잘못된 습관 하나를 고치는 것만으로도 '나비효과'와 같이 많은 것을 바꿀 수 있다.

선진국에서는 이미 '생활습관의학'이라는 학문이 내과와 외과처럼 하나의 전문의 영역으로 인정받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이제 막 상륙해 뿌리를 내리고 있다.

이에 메디파나뉴스는 국내 19명에 불과한 국제생활습관의학 전문의 중 한 명인 카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오성관 응급실 내과전담교수(가정의학과)를 만나 '생활습관의학'에 대해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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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서 주류로 자리 잡은 '생활습관의학' 국내 전문의는 19명…걸음마 단계

생활습관의학(Lifestvle Medicine)은 만성질환의 원인인 잘못된 생활방식습관 중재 과정을 통해 사람들이 건강한 생활습관을 실행, 유지하도록 돕기 위한 근거 기반 의학이다.

미국에서는 이미 약 20여 년 전부터 미국생활습관의학회(ACLM)을 중심으로 발전해왔으며 현재는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고 성장 중인 최신 의학으로 성장하고 있는 상황.

그러나 국내에서는 이 전문자격증이 들어온 지는 불과 1년이 채 되지 않을 정도로 역사가 짧다.

오 교수는 "사람들이 이제 단순히 '웰빙'을 넘어, 늦은 나이까지 아프지 않고 장수 할 수 있을까라는 '삶의 질'에 관심을 가지는 시대가 되었다. 따라서 대중의 인식이 식습관과 몸 관리 등 일상생활에서 큰 관심이 있는데 이를 의학적인 근거를 토대로 진단하고 처방하는 것이 바로 생활습관의학이다"고 소개했다.

국내에는 한국인으로서 최초로 미국에서 국제 생활습관의학 전문 자격증을 취득한 이승현 로마린다 의대 교수가 이를 도입해 알려졌다. 그리고 대한생활습관의학교육원(Korean College of Lifestyle Medicine, 이하 KCLM)을 설립했다.

이후 지난해 아시아 생활습관의학회의 주최로 서울에서 컨퍼러스를 개최하면서 국내 첫번째 생활습관의학 전문의가 배출되었으며 2019년 12월에 KCLM 주최로 제 2회 시험을 거쳐 현재 국내에는 19명의 전문의만 존재한다.

나아가 오는 11월 8일 제3회 자격시험이 예정돼 앞으로 생활습관의학 전문의가 더욱 많아질 것으로 관측된다.

오 교수는 "생활습관전문의는 지금 당장 약 처방도 처방이지만, 생활방식 처방을 통해 질병만이 아니라 질병의 조기 예방 또한 건강한 삶의 질과 건강수명 증진에 도움을 준다"며 "향후 국내 전문가들이 늘어나면서 의학적 학문의 큰 줄기로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소회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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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응급환자도 생활습관 관리에 따라 치료의 속도와 질 달라져"

가정의학과 전문의인 오 교수는 현재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응급실에서 전담교수로 근무하고 있다.

과거에는 인턴이나 전공의가 먼저 진료한 후 응급의학과 전문의에게 의뢰하고, 타과 협진이 필요한 환자에 대해서는 해당과 전공의 진료 후 해당과 교수가 진료를 해왔다.

그러나 응급실 전담 교수 시스템이 생기면서 타과 협진이 필요한 경우 바로 해당과 교수와 협진을 통해 더욱 신속하게 진단과 치료를 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런 연장 선상에서 오 교수는 주로 급성기 환자에 대한 수술 전·후 관리와 약물치료에 매진하고 있는데, 그런 그가 생활습관의학에 관심을 기울이게 된 것은 바로 본인의 일상에서부터였다.

오 교수는 "여가 때는 많은 시간을 헬스에 투자하는 일명 '운동중독'이다. 이런 습관 때문인지 신체가 건강한 편으로 생활습관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늘 하고 있었다"며 "과거 환자들에게도 추상적인 조언을 하는 수준이었지만 한 후배의 권유로 '생활습관의학'이라는 학문을 접하며 자격을 취득했고 이제는 환자들에게 보다 구체적인 증례를 기반으로 알려줄 수 있게 됐다"고 돌아봤다.

일례로 오 교수는 "환자 개개인의 상태에 따라 필요한 생활습관이 다르지만, '과식의 시대'에서 적정한 공복 시간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했다.

또한 과도한 칼로리섭취 정크푸드 섭취로 인해 비만, 대사질환, 심혈관질환 예방을 위해 채식의 비율을 높이는 채식 위주의 식단구성이 중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런 조언들이 응급실이라는 공간과 사뭇 어울리지 않지만, 모든 길은 하나로 통하는 '만류귀종'. 모든 길은 예방이라는 길로 통하는 것이다.

오 교수는 "응급 환자는 수술 자체도 중요하지만 수술전·후 식단 및 운동관리가 더 중요하다는 점은 누구나가 아는 사실이다. 이런 부분에서 '생활습관의학'이 환자의 회복과 관리에 도움을 주고 장기적으로는 처방 약도 감소시키는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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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질병 치료하는 내과, 적합한 치료 방법 찾는 가정의학과…생활습관의학의 영역은?

사실 '생활습관'의 교정과 관련한 학문이 국내에 없는 것은 아니다. 바로 오 교수가 전문으로 한 가정의학과가 대표적인 일상생활 관리를 도와주는 영역이다.

그러나 가정의학과와 생활습관의학은 미묘한 차이가 있다는 것이 오 교수의 설명이다.

오 교수는 "가정의학과를 거슬러 올라가 보면 내과에서 파생됐으며, 약물치료보다는 질병 예방에 초점을 맞춘다. 하지만 결국 환자가 의료기관을 방문한 이후 어떤 과에서 어떤 치료를 해야 할지 판단한다. 생활습관의학은 이보다 더 예방에 초점을 맞춘 부분으로 질병이 진행되기 이전, 생활습관을 교정하게 하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즉 병변이 상당히 진행돼 약물을 쓰는 것은 내과, 의료기관을 방문한 환자가 어떤치료를 받아야 할지를 판단하는 것은 가정의학과, 이보다 더 앞서 잘못된 생활습관을 바로 잡는 것이 생활습관의학 영역이라는 것.

이는 지난 2018년 정부가 발표한 커뮤니티케어에 가까운 개념으로 이미 의료기관을 방문한 환자를 대상으로 한 또 다른 질병을 예방하는 측면과 병원을 나와 지역사회에서 지속해서 케어하는 시스템이 갖춰지면 더욱 빛을 볼 수 있는 학문이라고 할 수 있다.

오 교수는 "생각보다 많은 부분에서 생활습관 변화를 통해 병을 예방하고 치유할 수 있다. 또한, 장기적으로 실손보험 지출도 줄여주고 정부의 건강보험 재정을 절약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고 돌아봤다.

그는 이어 "대다수가 오래 살면서 골골대며 병원에 있기보다는 건강한 신체 상태를 유지한 채 장수하는 것을 원할 것이다. 그것에 대한 답은 바로 생활습관 관리에 있다"고 못 박았다.

한편 제 3회 국제생활습관의학 전문자격 시험은 오는 11월 8일 온라인으로 진행된다.

시험 응시 대상 및 자격 요구사항은 국내 정규 의사(MD, KMD, DDS) 학위 및 보건의료케어 혹은 사회복지 및 건강정책행정 분야 관련 학과 박사 혹은 석사(PhD/ Master) 학위 그리고 예외적인 간호학사(Nursing Bachelor) 학위증을 이수자들이 대상이다.

시험 응시자는 자격 요구사항을 충당시키기 위한 온라인 및 오프라인 교육과정 이수를 완료해야 한다. 교육과정은 온라인으로 대체해 9월 5일(토) 7시간(7학점) + 6일(일) 3시간(3학점)의 KCLM 교육을 통하여 이수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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