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에 '슬의 안정원 교수' 왜 없나? "의료인 교육·제도 미비"

의료인, 아동학대 신고 개선 위해 의료인 교육 및 원내 아동학대팀 구성해야
박민욱기자 hopewe@medipana.com 2020-07-07 14:34
[메디파나뉴스 = 박민욱 기자] 최근 방영된 인기드라마인 '슬기로운 의사생활'에서 소아외과 의사인 '안정원 교수'가 응급실에 실려 온 아동의 몸에 난 상처를 보고 친아버지의 학대를 알아채 경찰에 신고해 검거되는 장면이 나왔다.

이처럼 아동학대 범죄 특성상 신고의무자들의 적극적 신고가 절실하지만, 보호시설 기관 종사자, 교사, 구급대원 등의 신고의무자의 아동학대 신고율은 27.3%에 불과하다.

특히 의료진의 아동학대 신고율은 1%로 매우 저조한 실정. 해외에서는 14.5%에 달하는 것과 비교해볼 때 현격한 차이가 있기에 이를 보완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7일 오후,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 주최로 '아동학대 의료인 신고율 제고방안'이라는 주제로 정책토론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서울대병원 응급의학과 곽영호 교수<사진>는 의료인 신고율이 낮은 이유에 대해 되짚어봤다.

곽 교수는 "의료인이 신고 의무자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실질적 훈련이 되지 않았으며, 신고를 단순히 범죄 신고로만 이해하는 등 교육의 기회가 없었다는 점이 가장 크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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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어 "또한 신고체계 부분에서는 신고자 신분 비밀이 보장된다고 법에 명시되어있는데 현실 속에서 신고자들의 신분 노출 사례가 있는 등 법적 보호가 미흡하다"고 덧붙였다.

의료인의 신고율이 낮은 것이 개인적인 이유에서도 있지만, 신고한 결과, 무리한 출두, 진단서 제출 요구 및 진술서 작성에 개인 시간 허비 등 좋지 않았던 경험들이 있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는 후문이다.

또한 제도적 측면에서 법적, 편의성 등에 보호가 미흡해 신고의 효과성이 떨어지는 점도 큰 이유로 꼽힌다. 따라서 신고를 꺼리는 이유를 짚어보고 정부 차원의 보완대책을 주문했다.

곽 교수는 "신고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다양한 방법이 있지만, 영유아 검진 항목에 아동학대 관련 항목 삽입하는 방안이나, 의료진이 진단서 혹은 소견서에 간단히 체크하는 수동적 신고방안 마련도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의료인 대상 직무 교육을 통해 신고 요령을 알리고 각 병원별로 전문 강사 양성해서 병원 별 교육을 진행하는 방법이 있다. 나아가 각 학회 학술대회 필수 교육 평점에 넣고 예비 의료인에 대한 교육이 이어지면 신고율이 높아질 것이다"고 내다봤다.

최근에도 아동학대 사건이 잇달아 발생하며, 사회적 이슈로 부각된 바 있다. 특히 앞서 언급한 드라마와 같이 응급실을 방문한 아동에게서 학대의 흔적이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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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병원과 응급실 차원에서도 아동학대 신고를 높이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대한응급의학회 허탁 이사장<사진>은 "아동학대로 더 큰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병원 내 아동학대팀 운영을 활성화해야 한다"며 "의사 및 의료인 대상으로 아동학대 예방교육 및 홍보를 통해 아동학대 신고의무자의 역할을 인지하게 하며, 아동학대 선별도구를 활용해 적극 신고하는 등 한 걸음 더 나아가는 참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이런 변화를 이끄는 대응 시스템 구축과 개선 효과를 올리는 아동학대 수가개설 및 가산 그리고 병원 내에서 아동학대 등 공공의료 활동에 기금 등의 투입이 요구된다"고 조언했다.

끝으로 신고방법 및 절차를 간소화함과 동시에 의료계 차원에서도 더욱 관심을 둬야 한다는 의견도 개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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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박미란 교수<사진>는 "진료 중 신고가 어려운 경우 사용 중인 환자 관리 프로그램 내 아동학대 신고창을 통해 해당 항목을 클릭하면 112에 신고되도록 하는 방법이 있다. 앱이나 전화를 이용하는 것보다는 익명성 확보가 더 용이하다"고 분석했다.

이어 "법적으로는 입원치료 및 경과 관찰이 필요한 의학적 소인이 있는 경우, 학대 가해자로 의심되는 보호자가 치료 거부나 자의 퇴원 등을 할 수 없도록 법으로 강제할 필요가 있다"며 "일차 의료기관의 의료인이 신고 후 치료가 필요한 아동을 의뢰할 수 있는 의료기관의 지정 혹은 시설 확충의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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