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속 영상 전문의 출근 안해서 환수?‥대법, 공단 '브레이크'

비현실적 특수의료장비 운용인력기준 적용‥"출근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품질관리 등 업무 안했다고 볼 수 없어"
조운기자 goodnews@medipana.com 2020-07-14 06:07
[메디파나뉴스 = 조운 기자] CT·MRI 등 특수의료장비 운용에 대한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과도한 기준에 대법원이 브레이크를 걸었다.
 

최근 대법원은 의료기관들이 국민건강보험공단(이하 건보공단)을 상대로 제기한 요양급여비용환수처분취소, 업무정지처분취소 사건을 병합해 원심의 판결을 파기 환송하는 판결을 내렸다.

병합된 사건들은 공통적으로 전산화단층 촬영장치, 유방 촬영용 장치 등 특수의료장비를 사용한 병원들이 그에 대한 요양급여비용을 건보공단에 청구했으나 공단으로부터 법에서 정한 의료인력 기준을 충족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요양급여비용환수, 업무정지 등 행정처분을 받은 사례다.

'국민건강보험 요양급여의 기준에 관한 규칙'에서는 요양급여의 일반원칙으로 '요양기관은 가입자 등의 요양급여에 필요한 적정한 인력·시설 및 장비를 유지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요양기관으로 하여금 환자의 치료에 적합한 요양급여를 제공하게 하려는 취지다.

이에 따라 '특수의료장비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규칙'을 통해 '일정한 인력·시설을 갖추어 등록하고 정기적인 품질관리검사를 받을 것'을 요양급여의 기준으로 정하고 있는데, 구체적인 인력기준으로써 영상의학과 전문의를 비전속으로 운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문제는 그간 건보공단이 운용인력기준의 '비전속'의 의미를 엄격히 해석해 매주 하루 이상 출근해야 한다고 보고, 이러한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환수처분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그간 의료계는 의료기관의 비전속 영상의학과 전문의가 출근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해당 전문의가 전산화단층 촬영장치, 유방 촬영용 장치의 의료영상 품질관리 업무의 총괄 및 감독 업무를 수행하지 않은 것으로 인정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또한 비전속 영상의학과 전문의가 출근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올바르게 특수의료장비가 관리됐다면, 이는 국민건강보험법의 부당이득징수처분, 의료급여법 업무정지처분 대상인 '속임수나 그 밖의 부당한 방법으로 급여비용을 받은 경우'는 아니라고 반발했다.

실제로 이번 사건에서도 병원들은 비전속 영상의학과 전문의가 출근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정상적으로 진행된 영상판독에도 불구하고, 건보공단으로부터 요양급여비용환수와 업무정지 등의 처분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특수의료장비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규칙'에서 '일정한 인력·시설을 갖추어 등록하고 정기적인 품질관리검사를 받을 것'을 요양급여의 기준으로 정한 것은 요양기관으로 하여금 환자의 치료에 적합한 요양급여를 제공하게 하려는 것으로서, 등록 및 품질관리검사에 관한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은 이를 위반한 경우를 업무정지처분의 사유로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즉, 등록 및 풀질관리가 제대로 된 상황에서 단순히 의료기관의 비전속 전문의가 출근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을 가지고, 전문의가 전산화단층 촬영장치 및 유방 촬영용 장치의 의료영상 품질 관리 업무의 총괄 및 감독, 영상화질 평가 등의 업무를 수행하지 않은 것으로 인정하고, '속임수나 그 밖의 부당한 방법으로 급여비용을 받은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다는 것이다.

결국 대법원 재판부는 "원고가 비전속 영상의학과 전문의의 영상판독을 거쳐 품질관리 적합판정을 받고 등록된 전산화단층 촬영장치 등을 활용한 전산화단층 영상진단료 등을 요양급여비용 또는 의료급여비용으로 청구했다면, 이를 국민건강보험법 제57조 제1항, 제98조 제1항 제1호, 의료급여법 제28조 제1항 제1호의 '속임수나 그 밖의 부당한 방법'으로 급여비용을 받은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로써 소송에 참여했던 수십 억원의 환수 처분과 70여 일의 업무정지 처분을 받은 병원들은 고등법원에서도 건보공단에 패했다가 대법원에서 판결이 뒤집어지며 그야말로 구사회생했다.

의료계는 그간 건보공단이 반드시 영상의학과 의사가 출근해야만 품질관리를 할 수 있다고 판단하는 비현실적 의료인력 기준 해석을 이번 대법원 판결이 브레이크를 걸어준 것이라는 해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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