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무사에 처방전 발행 지시한 의사‥면허정지 구제된 이유는?

대법원, 의사가 처방전 내용 결정해 작성·교부 지시했다면, 무면허의료행위 교사 아냐
조운기자 goodnews@medipana.com 2020-07-21 11:50
[메디파나뉴스 = 조운 기자] 간호조무사에게 처방전 발행을 지시해 복지부로부터 의사면허자격정지 처분을 받은 의사가 사법부를 통해 구제됐다.

복지부는 해당 의사가 간호조무사에게 무면허 의료행위를 지시했다고 판단해 행정처분을 내렸지만, 사법부는 해당 처방전의 내용을 결정한 것은 의사이기 때문에 이를 무면허의료행위 교사로 볼 수 없다는 판단이다.
 
 
최근 대전고등법원은 대법원으로부터 파기 환송된 의사 A씨의 의사면허자격정지처분 취소 소송에서 A씨의 손을 들어주었다.

사건은 지난 201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A씨는 2월 14일 환자 3명에게, 2월 21일에는 환자 4명에게 자신이 부재중인 상황에서 간호조무사 B씨에게 원외처방전을 발행하게 했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는 '직접 진찰한 의사가 아니면 처방전 등을 작성해 환자에게 교부하지 못한다'고 규정한 의료법 제17조와 ‘의료인이 아니면 누구든지 의료행위를 할 수 없다’고 규정한 의료법 제27조의 무면허 의료행위 금지 조항을 위반했다며 A씨에게 의사면허 자격정지 2개월 10일 처분을 내렸다.

상고심까지 간 해당 사건에 대해 대법원은 복지부의 손을 들어 준 원심의 판결을 뒤집고, 복지부의 의사면허 자격정지 처분이 부당하다며 파기 환송하는 판단을 내렸다.

실제로 A씨는 사건 당시 본인은 환자들과 통화해 환자의 상태를 확인한 후 간호조무사 B씨에게 처방 내용의 단순입력행위만 지시했고, 이에 따라 B시가 A씨의 지시대로 처방 내용을 입력한 후 작성된 처방전을 단순히 환자에게 교부한 것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 같은 행위는 의료인이 아닌 사람으로 하여금 의료행위를 하게 한 무면허 의료행위 교사에 따른 의료법 제27조 위반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A씨는 위반행위를 하게 된 동기에 참작할 사정이 있고, 이로 인해 지자체 장으로부터 업무정지 60일에 갈음하는 과징금 부과처분을 받고, 봉사활동을 해온 점 등에 비춰 복지부의 처분이 재량권을 일탈·남용한다고 반발했다.

A씨는 '직접 진찰한 의사가 아니면 처방전 등을 작성해 환자에게 교부하지 못한다'고 규정한 의료법 제17조 위반죄가 인정돼 벌금 200만 원의 선고유예 판결을 받은 바 있다.

문제는 A씨가 간호조무사에게 의료행위를 하게 한 무면허 의료행위 교사죄인 의료법 제27조 제1항 위반인지 여부다.

의료법 제27조 제1항은 의료인에게만 의료행위를 허용하고, 의료인이라고 하더라도 면허된 의료행위만 할 수 있도록 하여, 무면허 의료행위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여기서 '의료행위'란 의학적 전문지식을 기초로 하는 경험과 기능으로 진찰, 검안, 처방, 투약 또는 외과적 시술을 시행하여 하는 질병의 예방 또는 치료행위 및 그 밖에 의료인이 행하지 아니하면 보건위생상 위해가 생길 우려가 있는 행위를 의미한다.

하지만 해당 사건에서 A씨로부터 원외 처방전을 발급받은 사람들은 종전에 A씨로부터 진찰을 받고 처방전을 발급받았던 환자였다.

따라서 대법원 재판부는 "의사인 A씨가 간호조무사 B씨에게 사건의 환자들에게 '전에 처방받은 내용과 동일하게 처방하라'고 지시한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처방전 기재 내용은 특정됐고, 그 처방전의 내용은 간호조무사 B씨가 아니라 의사인 A씨가 결정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판단이다.

즉, 의사가 처방전의 내용을 결정하여 작성․교부를 지시한 이상, 그러한 의사의 지시에 따라 간호사나 간호조무사가 환자에게 처방전을 작성․교부하는 행위가 구 의료법 제27조 제1항이 금지하는 무면허의료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다는 설명이다.

결국 대법원은 해당 사건을 파기환송 결정했고, 이를 다시 맡게 된 대전고등법원은 대법원의 판결에 따라 복지부가 A씨에게 한 의사면허자격정지처분을 취소하라고 최종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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