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 1.8만명 배출해도 결과는 '암담'‥의사도 '마찬가지'

10년 간호사 확충 정책에도 OECD 활동간호사 수 최저 수준‥면허자의 절반이 '장롱면허'
처우·근무환경 개선 등 선결 없이는 국민건강·의료서비스 질 저하‥정책실패 반복될 것
조운기자 goodnews@medipana.com 2020-07-29 11:50
[메디파나뉴스 = 조운 기자] 정부와 여당의 강력한 추진 의지와 함께 의대정원 확대 및 공공의대 설립 추진이 물살을 타고 있다.

이 가운데 이번 의사인력 확충 정책에 앞서 비슷한 방식으로 추진된 간호인력 확충 정책의 결과를 놓고 '정책 실패'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정부와 국회의 의대정원 확대 및 공공의대 설립 추진 소식에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 대한전공의협의회,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 등 젊은 의사단체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의과대학 학생들은 의대 증설, 공공의대 설립으로 발생할 부실 교육 문제를, 전공의들은 부실 수련의 문제를, 공보의들은 인력 충원만으로 부족한 부실 공공의료의 문제를 지적하며 의사 증원을 주장하는 국회와 정부, 병원협회를 비판하고 있다.

이 가운데 의사 확충 정책보다 앞서 진행된 간호사 확충 정책의 사례가 부각되고 있다.

그간 대한병원협회를 중심으로 의료 취약지 간호사 부족 문제가 제기됨에 따라, 정부는 간호계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지난 10년간 간호사 정원을 증원해 2008년 1.1만명에서 2018년 1.9만명으로 연간 1.8만명씩 신규간호사를 늘려왔다.

그럼에도 2017년 기준으로 간호사의 수는 1,000명당 활동 간호사 수가 3.5명으로 OECD 평균 6.5명에 비해 최하위권 수준에 머무르고 있으며, 실제로 코로나19 사태에서 의사와 함께 간호사 인력 부족 문제도 논란이 되고 있는 상태다.

이처럼 아무리 간호사 수를 늘려도 실제로 근무하는 간호사가 부족한 이유는, 신규 간호사를 배출한 만큼 그에 비례해 일을 그만두는 간호사 수가 계속 늘어났기 때문이다.

대한간호협회에 따르면 지난 2018년 기준 간호사 면허자 수는 39.5만 명이지만, 실제 활동 간호사 수는 약 21만 명으로 전체 간호사 면허자의 절반도 되지 않는다.

간호사의 이직률은 연간 약 15%에 달하며, 신규 간호사의 이직률은 30%로 그 두 배다. 복지부 발표에서도 간호사의 이직 경험률은 무려 73%로 나타났으며, 주요 이직 사유로는 낮은 보수 수준(21.2%), 과중한 업무량(15.5%), 열악한 근무환경(10.3%) 등이 꼽혔다.

이에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이하 대공협)는 비슷한 정책이 펼쳐지고 있는 간호사의 사례를 지적하며, 당시 "대한병원협회는 이번과 마찬가지로 '중환자를 살리기 위해', '환자안전과 양질의 의료서비스 제공을 위해'라는 일견 듣기 좋은 명분으로 찬성해왔다. 하지만 결론은 어떠했나? '처우와 근무환경 개선'이 본질인 문제에 인력만을 증가하자, 질 나쁜 일자리만 양산되었으며 결국 낮은 처우와 힘든 근무환경에 취업을 포기하거나 다른 일로 전환하는 등 현재는 절반에 가까운 유휴인력, 즉 '장롱면허'만이 늘어나며 사태가 더 악화되고 있을 뿐"이라고 꼬집었다.

실제로 간호계는 코로나19 이후 간호사의 근로환경 및 처우 개선이 필요하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행동하는 간호사회의 청와대 앞 1인 시위

건강권 실현을 위해 행동하는 간호사회는 7월 초 일주일 간 청와대 앞에서 1인 시위를 진행하며, 졸업은 하지만 장롱 면허, 유휴간호사 많은 이유에 대해 불규칙한 교대근무, 야간근무, 과중한 업무 중증환자 부담감, 나아지지 않는 근로조건 때문이라고 지적하며,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직접 간호사 1인당 환자 수 감소, 간호사 교육 강화, 간호사 근무환경 개선 등을 요청하고 나섰다.

대한간호협회 역시 현재 의사인력 확충 문제에 대해 반대하고 있는 의사단체와 마찬가지로, 대한병원협회와 갈등하며 간호대 정원 확대 정책에 반발하며 대립각을 세우며 인력 확충이 아닌 처우 및 근로환경 개선을 위해 단독 간호법 제정을 통해 문제 해결을 꾀하고 있는 상황이다.

대공협은 "대한병원협회의 의사 인력, 간호사 인력 증원, 간호조무사 활용 주장 등은 국민을 위한 방안이 아닌 병원의 경영자의 이익을 위한 주장이다. 전공의들이 과중한 근무시간에 시달리거나, 간호사들이 배려 없는 2교대, 야간·휴일 근무에 시달리고 있다. 하지만, 전공의들은 피교육자라는 신분 때문에, 간호사들은 쉽게 대체될 수 있는 구조 때문에 일말의 저항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구조적 현실 속에 병원들은 신규 간호사를 2-3년 간만 이용하듯 고용하고 다시 신규 간호사로 대체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즉, 병원협회와 정부의 증원 논리 속에 병원의 '이윤 추구 논리'가, '영리화 논리'가 숨어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간호계에서 발생한 문제가 향후 의대 증설을 통해 의료계 내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현재도 열악한 근무환경 속에 근무하고 있는 공중보건의사들은 단순히 의사 수가 늘어난 10년 뒤 더 열악한 환경에서 일할 수밖에 없고, 이는 국민건강과 의료서비스 질 저하로 이어질 것이라는 주장이다.

특히 대공협은 지역의 보건사업과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정책과 관련된 의견을 내는 등 의사 중 보건과 가장 밀접한 직역 중 하나인 공중보건의사로서 앞으로 간호사 인력에게 있었던 일이 똑같이 의료취약지에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에 참담함을 느낀다며, 의대 증원 정책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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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미령
    임상 간호사하다가 그만두고 다른 일 하는데 너무 좋으네요 지방에서 간호사 급여는 적어서 3교대에 격무에 시달리느니 다른일 하는게 훨씬 나아요
    2020-08-16 07:34
    답글  |  수정  |  삭제
  • 지나가다
    그래도 의사는 연봉이 높으니 간호사만큼 유휴 의사는 많지 않을 듯 해요
    2020-08-16 0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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