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의대생 동참, 파급력 커진 '의료 총파업'‥국민 설득 '과제'

의대 증원 저지하려는 의료계에‥'이기주의', '밥그릇 챙기기' 국민들 시선 '싸늘'
젊은 의사들‥'밥그릇 투쟁' 아닌 붕괴 직전 의료 막아내고 있는 "병사의 외침"
조운기자 goodnews@medipana.com 2020-08-05 06:05
[메디파나뉴스 = 조운 기자] 의사인력 확대 저지를 위한 단체 행동에 동네 개원의, 대학병원 근무 전공의, 의대생들까지 동참하며 의사 총파업의 파급력이 점점 커지고 있다.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은 지난 1일 대의원 총회 의결을 통해 14일 전국 의사 총파업을 예고한 상황이며, 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대전협)는 지난 3일 단체행동 공지를 통해 오는 7일 응급실, 중환자실, 수술실, 분만실, 투석실 등 필수 진료과 전공의도 업무를 중단하기로 선언했다.

여기에 지난 4일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이하 의대협)까지 대의원 투표를 통해 7일부터 14일까지 일주일간 의대 수업 및 실습 거부를 결정하면서 의료계의 정책 저지를 위한 저항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일찍이 의대 정원 확대 및 공공의대 설립 추진에 대해 강경한 모습을 보였던 정부와 여당은 물론 적극적인 지지를 표명했던 대한병원협회(이하 병협) 등 병원계 내부에서도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의협, 대전협, 의대협 등이 초강수를 두면서까지 막으려는 의사인력 확대 정책이 이들의 바람대로 전면 백지화 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문제는 '의사인력 확대 정책 저지'를 위한 '의료계 전면파업'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이다.

의료계의 전면파업 선언에 대해 국민들의 반응은 다소 싸늘한 것이 사실.

의사인력 확대를 막겠다는 의료계의 목소리가 '밥 그릇 챙기기'가 아니냐는 눈초리다.
 
▲지난 2일 네이버 지식인에 올라온 글 캡처

실제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하 경실련)은 의과대학 정원 확대에 반발하는 의료계의 파업 움직임을 두고 정부의 강경 대응을 주문했다.

4일 경실련은 성명을 통해 "코로나19 등 의료재난 사태의 대응인력 부족이 확인된 상황에서 의사 정원 확대를 반대하며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볼모로 잡는 것은 이기주의이자 불법행위"라며 "의료계는 파업 결의를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나아가 "정부는 의료법에 명시된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하고 위반자에게는 법적, 행정적 처분을 내리는 등 단호히 대처해야 한다"며 "또 국민의 생명 보호를 위해 지금보다도 더 획기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온라인 상에서 이뤄지는 의료계에 대한 비판은 더욱 가혹하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의료계를 '이기주의', '이익집단'으로 몰아붙이며, '의료계의 철밥통을 깨야한다'는 등 반발이 거센 상황이다.
 
네이버 지식인에는 지난 2일 '의대 정원 확대하겠다는 정부 방침에 파업하겠다는 의사협회는 제정신인가요?'라는 글이 올라와 난상토론이 벌어지고 있다.

이에 의사인력 확대정책을 저지하려는 의료계 3단체의 단체행동이 실효성을 거두기 위해서는 국민 설득이 어려운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대전협 역시 이 같은 반응을 인지한 탓인지 4일 대국민 성명서를 통해 젊은 의사로서 국민 설득에 앞장섰다.

먼저 대전협은 코로나19 사태 속에 의사 인력 확충에 대한 국민들의 걱정 어린 마음을 충분히 이해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국민 여러분의 성원 덕분에 지난한 싸움을 계속할 수 있는 일선의 의사들로서 감히 말씀드리건대, 현재 정부와 여당이 추진하는 의대 정원 확대 및 공공의대 설립 정책은 본래의 취지인 지역ㆍ공공ㆍ필수의료 활성화가 아닌, 현재도 왜곡돼 있는 의료를 더 왜곡시키고, 건강보험 재정을 고갈시키는 자승자박 정책이다"라고 강조했다.
 
대전협은 "우리나라는 세계 최초 출산율 0명대의 '인구소멸국가'에 진입했으나, 의사 증가율은 2.4%로 OECD 국가 중 1위이며 의료 접근성도 전세계에서 가장 높다. 국민 여러분이 더 많은 의사가 필요하다 느끼는 것은 수도권에 대다수의 의료기관이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국민 여러분이 원하는 때에 치료를 받기 어렵다 느끼는 것은 의료전달체계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아 중증, 경증 구분 없이 모두가 소수의 병원으로 집중되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또 지금도 공공의료원보다는 민간병원을, 지방병원보다는 수도권 대형병원을 선호하는 국민이 많은 상황에서, 의무복무하는 '지역의사'를 선택할 것이라는 생각은 망상에 가깝다고 꼬집었다. 

현재 정부와 여당이 추진 중인 의사 증원을 위해서는 1조원 이상의 세금이 든다는 점을 꼬집으며, 지금까지 전공의 수련 비용에 단 한푼도 지원한 적이 없는 정부가 부실의대를 양산하는 포퓰리즘적 정책을 내놓은 것은 아닌지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대전협은 "저희 젊은 의사들은 이미 최저임금 수준의 급여를 받고, 주당 80시간씩 근로기준법의 2배 이상을 일하고 있다.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다. 이것은 단순한 '밥그릇 투쟁'이 아니라 왜곡되고 붕괴 직전의 의료를 최전선에서 막아내고 있는 병사의 외침이다. 무엇이 얼마나 잘못되어있는지 36시간 연속 근무, 병가조차 허락되지 않는 병원에서 뼈저리게 느꼈기 때문에 그 누구보다도 크고 매섭게 울부짓는 것이다"고 외쳤다.
 
대전협은 스스로에 대한 자성도 덧붙였다. "3분 진료, 효과도 모호한 일부 비급여 진료 행위 등 국민여러분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의료계의 행태도 많다는 것을 알고 있다. 우리 젊은 의사들은 남 탓만 하지 않고, 의료계의 자정에도 힘쓰겠다"며, 잘못된 정책과 그것이 불러올 암울한 미래를 막기 위한 최후의 수단으로 전국 전공의들이 단체행동에 임하는 것을 너그러이 양해해줄 것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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