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개발 향한 故 임성기 회장 신념, 한미약품 미래 밝힌다

적극적 R&D 투자로 토양 마련…신약개발 새 시대 개척
30여 개 파이프라인 '현재 진행형'…실패에서 새로운 혁신 창출
김창원기자 Kimcw@medipana.com 2020-08-05 06:09

[메디파나뉴스 = 김창원 기자] 故 임성기 한미약품의 회장이 지난 2일 타계했지만, 고인이 일궈놓은 기반을 바탕으로 한미약품은 성장을 지속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故 임성기 회장은 한미약품 창업 당시부터 '자체 개발 제품'에 대한 신념을 갖고 있었다. 이 같은 경영철학은 오늘날 한미약품이 국내 제약업계에서 신약개발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하는 데 일조했다.
 
♦︎남다른 '최초'·'최대' 업적…국내 신약개발 새 시대 열어
 
창업 초기부터 연구개발의 필요성을 역설했던 故 임성기 회장은, 1973년 창업 이후 17년만인 1985년 첫 성과를 남겼다. 3세대 광범위항생제인 세포탁심을 만들면서 국내 최초로 원료 합성에 성공했던 것이다.
 
4년 뒤인 1989년에는 로슈에 항생제인 세프트리악손의 제조기술을 600만 달러에 기술수출해, 국내 제약사 중 처음으로 라이선스 아웃에 성공했다.
 
2000년대 들어서면서 한미약품은 개량신약을 통해 다시 한 번 '최초'의 역사를 써내려갔다.
 
2004년 '아모디핀'을 개발해 세계 최초로 암로디핀 성분의 신규염 개량신약을 만들어냈고, 2008년에는 클로피도그렐 성분의 신규염 개량신약 '피도글'을 개발해 다시 한 번 세계 최초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2009년에는 세계 최초의 고혈압 복합신약 '아모잘탄'을 개발해 복합제 시장을 열기도 했다.
 
이 같은 성과의 이면에는 故 임성기 회장이 R&D에 대한 의지가 있었다. 충분한 수익이 발생하지 않아도 꾸준하게 R&D에 투자함으로써 끝내 성과를 볼 수 있었던 것이다.
 
지난 2010년 창사 이래 첫 적자를 기록하자 투자자는 물론 회사 내부에서도 R&D에 대한 투자를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었지만, 임 회장은 R&D에 대한 투자를 이어갔다.
 
이 같은 위기 속에서도 투자를 이어갔던 임성기 회장의 뚝심은 5년 뒤 초대형 기술수출이라는 성과로 돌아오게 된다.
 
신약개발 R&D에 꾸준한 투자를 지속해왔던 한미약품이 본격적인 성과를 거두기 시작한 것은 2015년이었다.
 
이전에도 1997년 노바티스에 마이크로에멀전 제제기술을 6300만 달러에 기술이전해 당시 '최대 규모' 기술수출 업적을 달성한 바 있다.
 
하지만 2010년대부터는 신약 후보물질을 기술이전하는 성과를 내기 시작했고, 2015년에는 여느 때보다 크고 많은 계약이 성사돼 세간의 주목을 받으며 창업 이후 지속했던 R&D에 대한 투자 성과를 본격적으로 나타내기 시작했던 것이다.
 
가장 먼저 2011년 경구용 항암신약 '오라스커버리'를 미국 카이넥스에 기술수출했고, 이듬해에는 미국 스펙트럼과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LAPS-GCSF의 공동개발 및 상업화 계약을 체결했다. 2014년에는 표적항암제 포지오티닙을 중국 루예 사에 기술수출하기도 했다.
 
2015년 대형 기술수출 행진은 3월 면역질환치료제 HM71224와 표적항암제 포지오티닙의 기술이전 계약이 잇따라 체결되면서 시작됐다. HM71224은 릴리와, 포지오티닙은 스펙트럼과 계약을 체결했던 것.
 
4개월 뒤인 7월에는 베링거인겔하임과 내성표적 항암신약 HM61713(올무티닙)의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고, 11월에는 얀센에 당뇨·비만 치료제인 HM12525A를, 사노피에는 지속형 당뇨병 치료제 퀀텀프로젝트를 각각 기술수출하는데 성과를 거뒀다.
 
특히 퀀텀 프로젝트의 경우 계약 규모가 총 39억 유로에 달했고, 이를 포함한 2015년 한 해 동안 기술수출 규모는 8조 원을 기록하는 등 국내 제약업계에 신약개발을 통한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
 
♦︎시행착오 극복하고 연구개발 매진…새 성과 가시화
 
2015년 잇따른 대규모 기술수출 이후 한미약품에는 새로운 어려움이 찾아오기도 했다.
 
이듬해인 2016년 9월 베링거인겔하임이 올무티닙의 권리반환을 통보했고, 같은해 12월 사노피는 퀀텀프로젝트의 일부에 대해 권리반환을 결정했다. 2019년에는 릴리·얀센에 기술이전했던 HM71224 및 HM12525A의 권리가 반환됐고, 올해 5월에는 사노피가 퀀텀프로젝트의 남은 부분을 모두 반환했던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어려움 속에서도 임성기 회장의 신념은 힘을 보여줬다. 올무티닙의 개발을 중단하게 됐을 때 의연한 자세로 임직원들에게 R&D에 더욱 매진해줄 것을 당부하며 의지를 가다듬었다.
 
그리고 이러한 신념은 끝내 성공해내고야 마는 결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포지오티닙의 파트너사인 스펙트럼이 지난달 글로벌 임상2상의 두 번째 코호트 연구결과를 발표했는데, 스펙트럼은 이 결과를 토대로 FDA에 허가신청을 위한 미팅을 추진한다고 나섰기 때문이다.
 
만약 포지오티닙이 FDA의 허가를 받게 되면 지난 2015년 기술수출했던 파이프라인에서 처음으로 상업화에 성공하게 되는 것이다.
 

신약개발에 대한 임성기 회장의 의지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앞서 기술수출한 파이프라인 외에도 다수의 파이프라인이 개발되고 있기 때문이다.
 
바이오 신약 파이프라인만 14개에 달하고, 합성신약도 12개의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두 가지 이상의 적응증을 대상으로 연구 중인 것까지 포함하면 30여 개에 달하는 파이프라인을 개발하고 있다.
 
주요 바이오신약 파이프라인을 살펴보면 랩스커버리 기술이 적용된 당뇨병 치료제 에페글레나타이드를 비롯해 성장호르몬 결핍증 치료제 에페소마트로핀과 NASH(비알코올성지방간염) 치료제 HM15211, 호중구 감소증 치료제 에플라페그라스팀 등이 있다.
 
합성신약은 앞서 언급된 포지오티닙과 항암제로 개발 중인 오락솔과 오라테칸, 오라독셀, 벨바라페닙 등 대부분 항암제에 초점이 맞춰져 있으며, 여기에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HM71224와 미국 알레그로에 투자해 독점권을 확보한 루미네이트 등을 꼽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기존에 사실상 실패를 경험한 약물까지 가능성을 열어두고 연구에 매진한 결과 새로운 적응증에 대한 가능성을 다시 찾는 성과까지 일궈냈다.
 
한미약품의 LAPS GLP/Glucagon 수용체 듀얼 아고니스트는 지난 2015년 얀센에 HM12525A라는 코드명으로 기술이전된 바 있다. 비만/당뇨 치료제로 개발 중이던 HM12525A는 당시 계약금 1억500만 달러를 비롯해 단계별 마일스톤으로 최대 8억1000만 달러를 지급하기로 계약을 체결해 주목을 받았지만, 지난해 7월 얀센이 권리를 반환해 실패로 돌아가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한미약품은 포기하지 않고 새로운 가능성을 탐색한 결과 NASH를 포함한 만성 대사성 질환 치료제로 확대 개발 가능성을 발견했고, 결국 1년여 만인 지난 4일 MSD와 NASH 치료제로 개발·제조·상용화하는 약 1조 원 규모의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과거 "신약개발은 내 목숨과도 같다"면서 신약개발의 중요성을 강조했던 故 임성기 회장의 열정과 신념이 새로운 형태의 결과를 가져온 것이다.
 
한미약품 권세창 사장도 "신약개발 영역에서 빈번히 발생할 수 있는 실패가 새로운 혁신을 창출한 성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것"이라면서 "故 임성기 회장님의 뜻을 이어받아 신약개발을 위한 R&D를 중단없이 계속 이어나가겠다"는 말로 신약개발에 대한 임성기 회장의 신념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만큼 한미약품의 이 같은 행보는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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