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의에도 투쟁 외치는 젊은 의사‥배경엔 선배의사 '배신감'

6일 오전 진료 복귀 약속했던 대전협, 오후엔 진료복귀 유보‥전공의 대표와 일선 전공의 이견 있어
오늘 오후 1시 전체 전공의 대상 회의 진행‥박지현 회장, '2보 전진 위한 1보 후퇴' 전략 설득 나서
조운기자 goodnews@medipana.com 2020-09-07 12:00
[메디파나뉴스 = 조운 기자] '뒤통수를 맞았다' 현재 젊은 의사들이 의정합의를 통해 결정된 진료 복귀 결정을 거부하는 이유를 한 마디로 요약할 수 있는 말이다.

지난 6일 오전 무기한 진료중단을 멈추고 병원으로의 복귀를 결정했던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대전협 비대위)가 같은 날 오후 돌연 진료복귀 유보 결정 사실을 알렸다.

대전협 비대위에서 적법한 절차에 따라 각 단위대학 전공의 대표들의 투표 결과를 통해 결정된 사항이었지만, 실제로 이를 이행해야 하는 일선 전공의들이 이를 거부하며 반발했기 때문이다.

이미 대표자 회의를 통해 공식적인 복귀 선언을 한 상황이었지만 대전협 비대위는 결정된 사항을 유보하기로 하고, 오늘(7일) 오후 1시 전체 전공의를 대상으로 온라인 회의를 진행해 전공의들의 목소리를 듣기로 했다.

전공의들과 함께 동맹휴학과 의사국시 응시 거부 등으로 단체행동에 나섰던 의대생과 의전원생들 역시 단체행동을 멈출 수 없다는 입장이다.

6일 오후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는 전국 40개 의과대학 응시자대표회의 의결에 따라 '의사국가시험 거부 유지의 안'이 만장일치로 가결됐다고 밝혔다.

전국 40개 의과대학 학생들은 단체행동을 중단할 수 없다며, 의사국시 응시 거부를 만장일치로 결정했다. 사실상 투쟁을 지속하겠다는 선전포고다.
 
▲지난 8월 14일 전국의사총파업. 최대집 의협 회장과 박지현 대전협 회장이 함께 가두행진을 하고 있다

이처럼 젊은 의사들이 분노하는 배경은 '배신감'이다.

전국 의사들의 대정부 투쟁을 지휘해왔던 대한의사협회가 사실상 투쟁의 중심에 있는 젊은 의사들의 의견을 배제한 채, 일언반구 설명도 없이, 젊은 의사들에게 미리 언지도 없이, 의사 집단 전체를 대표한다는 명분으로 의정합의문에 서명을 해버렸기 때문이다.

이에 일선 젊은의사들은 SNS 등을 통해 젊은 의사들의 의견을 무시한 채 진행된 의정합의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의사 커뮤니티와 최대집 의협 회장 개인 페이스북에는 "선배들이 후배들의 등에 칼을 꽂았다", "믿는 도끼에 발등을 찍혔다"는 등 최대집 의협 회장의 의정합의에 배신감과 분노를 표출하는 글들이 끊임없이 올라오고 있다.
 
익명의 전공의는 SNS를 통해 "감옥에 갈 각오로 투쟁을 하겠다던 선배 의사가 돌연 뒤꽁무늬를 뺐다"며, "무엇이 두려워 정부와 타협했나. 과거의 동지가 현재는 적이돼 버렸다"고 배신감을 토로했다.

두려움과 불안함 속에서 불이익을 감수하고 병원 진료를 멈췄던 전공의들은 이번 사태로 무력감을 느낀다며, 이럴 때일수록 더욱 단결해야 한다며 끝까지 투쟁을 해야한다는 주장도 힘을 얻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전협 비대위가 진료복귀를 결정한 배경은 무엇일까? 바로 '명분'이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대전협 비대위는 대정부 투쟁 내내 여당과 정부와의 대화에서 '철회' 또는 '원점에서 재논의'를 명문화하면 곧바로 투쟁을 멈추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그리고 이번 의협과 더불어민주당과의 의정합의문에는 '의대정원 확대와 공공의대 신설 추진은 코로나19 확산이 안정화될 때까지 관련 논의를 중단하며, 코로나19 안정화 이후 협의체를 구성해 법안을 중심으로 원점에서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재논의하기로 한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다.

젊은의사들이 내건 진료복귀 단서였던 '원점에서 재논의'가 명시돼 있는 것이다.

박지현 대전협 비대위원장 역시 대회원 공지를 통해 "대한의사협회 최대집 회장의 독단적인 합의과정을 언론을 통해 접한 뒤, 우리 모두가 깊은 분노 속에 서로를 믿지 못하는 힘든 시간을 겪고 있음을 알고 있습니다. 저와 비대위 집행부는 그 최전선에 있었던 만큼 당혹스러움을 느끼고 있다"고 일선 전공의들과 같은 배신감과 분노를 표출했다.

하지만, 법정 대표단체인 의협이 독단적으로 합의문에 서명하고, 단체행동 중단을 선언한 상황에서 전공의들이 파업을 지속하는 것은 '내부갈등'에 지나지 않고, 최악의 경우 '원점 재논의'가 명문화된 합의문마저 휴지조각으로 만들 명분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이다.

박지현 비대위원장은 "지금은 감정에 이끌리지 말고, 대승적인 결단과 또 이후를 위한 더 치밀한 준비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더 이상 우리의 분열을 바깥에 보여서는 안됩니다. 이에 대승적인 차원에서 합의한 내용을 이행할 수 있다는 모습을 보이기 위해, 공식적인 복귀 선언이 필요하다 판단했다"고 6일 오전 전공의 진료복귀 결정을 발표한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하지만 일선 전공의들이 이 같은 결정에 공감하지 못하면서, 대전협 비대위는 오늘(7일) 오후 1시 전체 전공의 대상 온라인 간담회를 통해 왜 현재 시점에서 파업 유보라는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는지, 왜 지금은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가 가장 현명한 선택인지에 대해 설명하기로 했다.

대전협 비대위가 과연 배신감에 치를 떨고 있는 일선 전공의들을 설득하고, 진료 복귀를 통해 진열을 가다듬을 수 있을지는 향후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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