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의사 힘 보여줬지만‥ 개운치 않은 후원금 논란 '씁쓸'

'2020 젊은의사 단체행동' 위해 모인 '투쟁기금'‥舊비대위 사용내역 및 향후 운용 놓고 의혹 제기
대의원 의결로 단체행동 종료 후 투쟁기금 '전공의복지재단' 이관 결정‥"미숙한 일처리 송구" 해명
조운기자 goodnews@medipana.com 2020-09-11 12:00
[메디파나뉴스 = 조운 기자] 유례없는 단결로 사실상 대정부 투쟁을 이끌었던 전공의들. 투쟁이 끝나고 단체행동을 마무리하고 있는 전공의들이, 단체행동 '후원금'을 놓고 논쟁을 벌이고 있어 뒷맛이 씁쓸해지고 있다.
 
▲지난 8월 7일 제1차 2020 젊은의사 단체행동

최근 대한전공의협의회 박지현 회장을 중심으로 한 구(舊)비상대책위원회(이하 구비대위) 집행부가 총사퇴하고 새롭게 신(新)비상대책위원회(이사 신비대위)가 꾸려지며 사실상 지난 8월 7일부터 시작된 '젊은의사 단체행동'이 마무리 되고 있다.

구비대위에서 신비대위로 회무가 옮겨지는 과정에서 그간 전공의들의 후원으로 마련된 투쟁기금의 사용내용 및 사용처, 향후 운용방안을 놓고 잡음이 발생해 내부 갈등이 발생하고 있다.

박지현 비대위원장을 중심으로 한 구비대위는 지난 8월 7일 첫 '젊은의사 단체행동'을 실시했다.

대규모 투쟁에서 가장 필수적이지만, 또 가장 민감할 수밖에 없는 것이 바로 '후원금'.

당시 구비대위는 투쟁과 집단행동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후원금 계좌를 만들어 공지했고, 수많은 전공의들과 의사 선·후배들이 단체행동에 동참하며 후원금을 기부했다.

구 비대위는 이 후원금을 토대로 지난 8월 7일 1차 젊은의사 단체행동을 시작으로 8월 14일 2차 젊은의사 단체행동, 그리고 8월 21일부터는 순차적으로 무기한 집단휴진 등을 실시할 수 있었다.

그리고 지난 9월 7일 단체행동을 지속하자는 강경파와 단체행동을 중단하자는 온건파 사이 갈등 속에, 구비대위가 공식적으로 집단휴진 단체행동 중단을 선언하고 총사퇴했다.

혼란 속에 다음 날인 8일 오전 단체행동을 지속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 건 신비대위가 출범했다.

이 가운데 구비대위의 단체행동 중단에 불만을 품은 일선 전공의들이 공중에 떠버린 '후원금' 사용처 및 향후 행방을 놓고 의문을 제기하기 시작했다.

일각에서는 구비대위가 임의로 투쟁기금을 유용했다는 근거가 불분명한 의혹마저 제기되는 가운데, 논란은 일파만파 퍼졌다.

특히 이번 '젊은의사 단체행동'을 위해 모금된 후원금이 새롭게 설립될 '재단법인 전공의복지재단'으로 이관된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해당 복지재단을 들어본 적이 없던 전공의들의 의구심은 더욱 증폭됐다.

결국 대전협 구비대위가 10일 직접 해명에 나섰다.

먼저 '재단법인 전공의복지재단'은 지난 2017년 20기 대전협 집행부 때부터 구상하던 것으로, 앞서 2000년 8월 의약분업 당시 조성된 전공의 특별기금(약 12억원)을 대전협 예산과 분리하기 위해 논의된 재단이다.

대전협은 정기대의원총회를 통해 전 집행부가 추진해 오던 사업에 대해 공개하고 이를 의결했으며, 마침내 지난 4월 27일 창립총회를 열었다. 그리고 해당 재단을 통해 ▲전공의 수련 중 발생한 의료분쟁 등에 대한 법률지원 사업 ▲전공의의 공익향상을 위한 제반 학술 사업 ▲전공의의 권익향상에 기여한 이에 대한 시상 및 기념사업 등을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이 같은 내용이 완전히 추진되지 않은 채로 지난 8월 1일 젊은의사 단체행동을 위해 비상대책위원회가 발족 되면서 후원금을 기부받아 새롭게 '투쟁기금'이 모아지게 됐고, 당시 대전협 구비대위는 해당 기금을 비상시국이 종결된 뒤 사용처에 대해 재단으로 이관, 전공의 복지를 위해 사용하기로 당시 대의원 의결로 결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비대위로 구성된 현 대전협 집행부는 이번 젊은의사 단체행동을 위해 모인 후원금이 추후 집회, 홍보물 제작, 투쟁에 따르는 법적 대응 비용, 의대생 단체행동 지원 등 여러 용처로 사용될 것이라고 밝히며, 후원금 계좌를 공지하기 이전에 자금이 투쟁에 필요한 곳에 사용된 후 잔액을 전공의복지재단으로 이관하는 것에 대해 충분히 사전 공지를 하지 못한 점, 그로 인한 오해와 혼란을 야기한 점에 대해 사과했다.

갑작스러운 단체행동 준비 과정에서 미숙한 일처리가 오해를 불렀다는 설명이다.

또 구비대위가 신비대위에 후원금을 넘기지 않고 있다는 의혹에 대해 "회칙에 따라 9월 7일 온라인 대의원총회를 통해 구성된 비대위는 정기대의원총회에서 추인받아야 하는 단계를 남겨두고 있다. 다만 그 사이 기간 활동으로 발생하는 비용에 대해서는 이전 비대위와 마찬가지로 영수증을 제출해 사후에 지급받을 수 있다"며, "후원금은 투쟁을 위해 사용될 것이며, 이는 새로이 출범한 비대위가 집행할 단체 행동을 모두 아우른다"고 해명했다.

특히 대전협은 "일각에서 제기한 자금 운용 등의 의혹에 대해서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 이에 대해 정당하게 대응할 것"이라며, 후원금 반환을 원하는 전공의 회원을 위해 반환을 돕고, 기부자의 동의 없이 이관을 진행하지 않을 것을 약속했다.

신비대위원회도 직접 나서 갈등 봉합에 나섰다.

5명의 신비대위 중 대동병원 김명종, 양산부산대학교병원 이수성, 조선대학교병원 이호종, 중앙보훈병원 정원상 비대위원장 등 4명은 10일 입장문을 통해 "구 비대위와 신 비대위가 소통채널을 구축하고 의료계의 단결을 목표로 건설적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구 비대위와 신 비대위에 대해 허위사실에 근거한 악의적 비방이 난무하고 있고, 모든 전공의들의 우려가 있음을 통감한다. 이에 신 비대위 공동비대위원장 5인 중 4인은 이러한 구 비대위와 신 비대위에 대한 악의적 비방이 결국 우리를 분열시키려는 세력에 의해 의도된 것임을 깊이 공감하는 바이다"라며 의혹을 일축했다.

신비대위는 "구 비대위와 신 비대위 구분할 것 없이 우리 모두는 잘못된 의료정책에 대해 항거하고자 가장 앞장선 전공의들이다. 이제 우리를 분열시키고자 하는 세력에 대해 자정작용을 거쳐 잘못된 것은 고치고 우리가 다시 하나되어 올바른 가치를 위해 함께 나아가야 한다"고 단결을 요청했다.

젊은 의사들의 신선함으로 의료계에 반향을 불러일으켰던 '2020 젊은의사 단체행동'이 후원금 논란에 휩싸이며 안타까움이 제기되는 가운데, 논란을 잠재우려는 대전협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일선 전공의들은 후원 및 사용 내역 공개를 요구하고 나서 논란은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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