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 암환자에 '가짜 특수약' 사기 한의사‥ 징역 4년 실형

한의원 홈페이지에 '암 완치약' 거짓 광고‥면허 취소 상태에서 말기 암환자들에 수천 만원어치 가짜 약 처방
가짜 약 부작용 '명현반응'이라고 속이고, 다른 병원 이용 막아‥범죄 사실 은폐 위해 증거 조작까지
조운기자 goodnews@medipana.com 2020-09-16 06:07
[메디파나뉴스 = 조운 기자] 거짓·과장 광고로 치료가 절실한 말기 암 환자들을 속여 가짜 특수약을 판매한 한의사 일당이 실형을 선고 받았다.
 

최근 서울지방법원은 보건범죄 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 위반, 사기, 의료법위반 협의로 기소된 한의사들에게 유죄를 선고했다.

O한의원에서 연구원장으로 재임하며 실질적으로 가짜 '특수약'을 처방·판매한 A씨는 징역 4년 및 벌금 1,000만 원을, O한의원 원장으로 가짜 '특수약'을 거짓·과장 광고하고 A씨와 공모해 판매한 B씨는 징역 3년 및 벌금 700만 원에 처해졌다. 또 A씨의 부정의료행위를 숨기는 데 일조한 C씨 역시 징역 6개월을 선고 받았다.

피고 A씨는 지난 2012년 12월, 보건범죄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 위반(부정의료업자) 사실로 유죄를 선고받아 한의사 면허가 취소됐다가, 지난 2016년 6월 20일자로 한의사 면허를 재취득한 사람이지만, 2012년 3월부터 2015년 6월까지 B씨가 운영하는 O한의원에서 연구원장 직함을 갖고 진료를 했다.

지난 2013년 10월경 원장인 B씨는 O한의원 인터넷 홈페이지에 '25년간 암에 대한 연구의 결실로 만들어진 약'이라며 X약을 소개했고, 해당 특수약이 암의 사이즈를 줄이고, 암세포의 사멸을 유도한다는 내용의 광고를 게재했다.

또 2015년 1월에는 '한방치료로 암 극복, 생명연장 넘어 완치가 목표'라는 글을 통해 Y약이 암세포의 성장을 막고, 화학항암제 부작용을 줄이는 특수처방약이라고 광고했다.

하지만 B씨는 해당 약을 개발한 사실이 없고, 해당 약이 암치료에 도움이 된다는 아무런 근거도 없는 것으로 나타나, 사실상 이 같은 광고는 모두 '거짓'인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암 환자들은 해당 광고를 믿고 O한의원을 찾았고, O한의원에서 연구원장으로 있던 A씨는 찾아온 환자들과 상담을 통해 한 달에 수천만 원에 달하는 약을 환자들에게 처방했다.

A씨는 한의사 면허가 취소된 상태로 의료행위가 불가능한 상태였음에도, O한의원에서 연구원장으로 재직하며 환자들에게 처방을 내렸고, A씨가 암환자들에게 처방한 '특수약'은 암 치료에 효능을 가진 약이 아니었으며, A씨가 약 처방과 병행한 고주파온열암치료는 오히려 환자들에게 화상만 입게 했다.

그럼에도 한의사 A씨와 B씨는 공모를 통해 O한의원에서 암환자들의 치료비 명목으로 지난 2013년 11월부터 2015년 2월까지 피해자 2명으로부터 7천3백여만 원을 챙겼고, A씨는 그 외에도 피해자 3명으로부터 9천9백여만 원을 치료비 명목으로 교부받았다.

재판 과정에서 한의사 A, B씨가 처방한 각 약물에 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정 결과, 해당 약물에는 독성이 있어 부작용의 우려가 있는 약재였고, 온열치료기로 암 세포를 소멸시킬 수 있다는 것은 일반적 상식에 반하는 사실임이 드러났다.

게다가 해당 한약을 처방받은 사람 3명 모두 처방 이후 3개월 이내 사망한 점 등이 드러나면서, 재판부는 이들이 처방한 약 중 일부가 인체의 면역력을 높여줄 수 있는 건강기능식품에 불과할 뿐, 암 치료제로서 성분을 포함하고 있다고 할 수 없고, 사용한 약재의 독성이 충분히 제거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망인들로 하여금 과량 복용하게 해 중독 증상을 일으켰음에도, 망인들에게 '암독이 대변으로 나오게 돼 암 치료에 효과가 있고, 암이 완치될 것'이라고 기망했다고 판단했다.

또 A, B씨는 망인들에게 나타난 고열, 구토, 경련, 마비 등의 증상이 건강이 호전되면서 나타나는 일시적인 '명현반응'이라며 다른 병원의 진료를 받지 못하게 했고, 이들이 사망한 후에는 약을 먹고 3개월을 버텨야 함에도 체력이 약해서라고 주장했는데, 고인들의 증상은 모두 처방한 약의 부작용일 뿐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재판부는 실제로 가짜 처방을 한 한의사 B씨가 면허가 취소된 상태였음을 A씨도 알고 있음에도 이를 묵인하고 환자들을 A씨에게 진료받을 것을 권유했던 점, 암 치료를 위해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어하는 가족의 간절한 마음에 편승해 적정성이나 상당성을 찾아보기 어려운 비합리적 방법으로 피해자를 기망한 점 등을 들어 이들의 변명이 정당성을 갖지 못한다고 판단했다.

나아가 재판부는 B씨에게 O한의원 인터넷 홈페이지에 'X약이 암세포를 소멸시키고 재발 없이 암의 크기를 줄일 수 있는 치료방법'이라는 등 광고한 데 대해 의료지식이 부족한 일반임의 입장에서는 해당 약들이 암 완치법이라고 오인할 우려가 충분히 인정된다며, 허위·과장 광고를 게시한 데 대한 '의료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도 유죄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이 사건 환자들은 피고인 A, B씨가 처방한 약을 복용한 후 고열, 마비, 극심한 통증 등으로 고통스러워하다가 사망에 이르렀고, 피고인 A, B는 피해자들에게 암이 대변으로 배출된다거나 처방한 약을 복용하는 도중에 병원치료를 받으면 효과가 없다는 등 전혀 검증되지 않은 치료법을 권유해 피해자들이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상실한 채 사망에 이르렀음에도, 피고들이 자신의 잘못을 전혀 인정하지 않고, 피해자들이 진료비를 돌려받기 위해 억지를 부리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피고 A씨가 수사과정에서 본인의 부정의료행위를 숨기기 위해 다른 한의사 C씨 등에게 책임을 떠넘기려 하고, 처방전의 위조를 교사했던 사실도 드러나며, A씨를 도운 C씨 역시 증거위조, 위조증거사용 죄로 6개월 실형을 선고받았다.

결국 재판부는 A씨와 B씨의 죄질이 극히 좋지 않은 점을 들어, 피고인들에게 그 책임에 상응하는 형벌로서 실형 선고가 불가피하다며 A에게 징역 4년 및 벌금 1,000만원, B씨에게 징역 3년 및 벌금 700만원을 선고했다.


<© 2020 메디파나뉴스, 무단 전재 및 배포금지>'대한민국 의약뉴스의 중심'메디파나뉴스

[판례] 최근기사

많이 본 뉴스


댓글 쓰기

독자들이 남긴 뉴스댓글


Generic & OTC


조운기자의 다른 기사

로그인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