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멘탈데믹' 우려‥복지부 2차관제 정신건강정책 '기대감'

그간 정신건강 컨트롤 타워 부재 및 지원 부족으로 어려움‥코로나19로 중증정신질환자 입원 더 어려워져
조운기자 goodnews@medipana.com 2020-09-18 06:09
[메디파나뉴스 = 조운 기자] 일명 '코로나 블루(blue)'로 불리는 코로나19로 인한 정신건강 문제가 전 세계적 이슈가 되고 있는 가운데, 보건복지부 복수차관 제도 도입과 함께 확대될 '정신건강정책' 부서에 대한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 17일 중앙정신건강복지사업지원단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뉴노멀 정신건강복지 거버넌스 강화'를 주제로 '2020정신건강 정책포럼'을 유튜브로 진행했다.
 
▲(왼쪽부터)이은환 경기연구원 연구위원, 이화영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정신보건이사, 윤석준 중앙정신건강복지사업지원단장
 
이날 이은환 경기연구원 연구위원은 "재난의 경험은 물리적, 신체적 피해뿐만 아니라 극심한 스트레스 상황을 야기한다. 재난 초기에는 영웅적 활동과 국민단합 등 허니문 시기가 존재하지만, 이후 실업, 경제적 어려움 등 현실적 문제로 인해 심리·정신적 문제가 발생한다"며, "재난으로 인한 개인의 심리적 충격과 긴장, 두려움은 주변으로 전파돼, 지역사회 및 전 국민적 트라우마로 확산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2015년 메르스 당시, 확진자는 물론 상황을 지켜보는 많은 사람들이 불안과 공포를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으며, 메르스 확진환자의 약 70.8%가 우울, 불면, 공격성, 기억력 저하 등 정신과적 문제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전 국민 트라우마, 즉 '멘탈데믹(mental-demic)'에 대한 우려도 높아지며, 이에 대한 대응책도 중요하다는 주장이다.

경기연구원이 지난 4월 29일 국민 1,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코로나19로 인한 국민 정신건강 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민의 절반에 가까운 47.5%가 코로나19로 불안과 우울감을 경험했으며, 이는 여성 및 연령이 높을수록 더욱 취약한 것으로 집계됐다.

또 응답자의 49.6%가 코로나19로 인한 심리적 고통을 완화하기 위해 심리정신 지원서비스가 필요하다고 응답하기도 했다.

이에 김은환 연구위원은 "국민의 절반이 심리지원 서비스를 필요로 하고 있으나, 원하는 서비스의 종류는 대상자별로 다양한 만큼, 대상자별 맞춤형 심리정신회복 프로그램 개발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특정 지역 및 집단, 계층 등에 맞는 프로그램 개발을 위한 조사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물론 우리나라 정부는 재난 등 사고로 인한 트라우마 환자의 심리지원을 위해 '국가트라우마센터'를 운영하고 있고, 또 메르스의 경험을 토대로 코로나19 초기단계에서 통합심리지원단을 구성해 '코로나 블루' 등에 대한 대국민 심리지원 운영체계를 확립했지만 보다 세심한 정책 수립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은환 연구위원은 특히 코로나19 장기화로 경제위기 상황에 대한 자살률 상승 예방전략 마련 필요성을 강조하며, 감염병-정신응급 대응체계를 구축하고, 일반 국민의 회복탄력성 증진을 위한 심리백신 프로그램 강화 등을 제안했다.

뒤이어 이화영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정신보건이사(순천향대 천안병원 정신건강의학과)는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 유행 상황에서, 안 그래도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우리나라 정신응급체계가 더욱 마비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화영 정신보건이사에 따르면 코로나19의 지역사회 확산에 따라 지역 병상이 부족해지고, 병원 내 감염 우려가 높아지면서, 정신의료기관 신규 환자 기피 현상이 발생해 정신질환자 치료 공백이 우려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초기, 지역사회에서 정신응급이 발생했을 때 문진 등으로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19 대응지침'에 따른 동선과 역학 파악이 어렵고, 입원 전 코로나19 선별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환자를 안전하게 격리해 응급 치료와 보호하기 위해서는 독림된 공간과 별도의 의료인력이 필요한데 그 시스템도 제대로 마련돼 있지 않아 문제가 됐다.

이에 학회에서는 코로나19 선별검사를 통해 양성이면 감염 치료 병동으로, 음성이면 국공립 정신의료기관에서 2주간 격리 병동에서 치료를 받다가, 재차 코로나19 검사를 시행해 2차 음성이 나올 때 정신의료기관으로 이송하는 절차를 제안했다.

하지만 국공립정신의료기관의 숫자가 부족하다보니, 민간정신의료기관이 역할을 함께해야 했는데 정신응급병상을 운영한 서울시의 보라매병원, 24시간 정신응급환자 코로나19 선별진료소를 운영한 경기도의 경기의료원, 충남시의 사례 등을 제외하고는 코로나19 사태에서 유기적인 정신응급 대응이 이뤄지기 어려웠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처럼 우리나라 정신건강체계가 코로나19 사태에서 취약함을 보인 이유는 정신건강에 대한 국가 차원의 관심과 지원이 부족하다는 데 있었다.

윤석준 중앙정신건강복지사업지원단 단장(고려대학교 보건대학원장)에 따르면, 다른 나라의 정신질환 질병부담의 정도에 따른 정신건강 예산과 비교했을 때, 정신건강 질병부담 규모가 6.4%인 우리나라의 정신건강 예산은 전체 보건 예산의 2.4%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윤석준 단장은 "코로나19 초기 근원지 역할을 했던 청도대남병원이 중증정신질환자를 치료하는 정신과 폐쇄병동이었다는 점에서 알 수 있듯이 우리사회는 중증정신질환자의 치료 대책을 갇힌 공간에 의존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조현병으로 대표되는 중증정신질환 환자 수가 전 국민의 약 1%에 해당한다는 점에서 이 같은 현실은 큰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마음건강의 문제를 다루려면 종합행정이 필요하다. 응급환자가 발생하면 이송 과정에서만 경찰, 구급대원, 정신건강전문요원 등이 필요하다. 어렵게 응급실에 도착하더라도 중증정신질환 응급환자는 기피 대상이며, 이 환자 한 명을 돌보는데 의료인력 여러 명이 필요한데다 다수 대학병원조차 정신과 병동이 충분하지 않아 여러 병원을 전전한다. 퇴원 후에는 바로 가정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중간단계 집단 거주시설과 정신재활시설을 필요하나 그 수가 턱없이 부족하다"며, 보건복지부 등 관련 중앙부처에 국 단위의 컨트롤타워 조직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이 가운데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보건복지부에 복수차관제도가 도입됨에 따라 건강정책국에 '정신건강정책관'과 '정신건강관리과'가 신설될 예정으로 나타났다.

이날 정신건강 전문가들은 이 같은 정부 조직개편에 기대감을 표하며, 실제 코로나19 사태에서 겪고 있는 정신건강 문제 등의 조속한 해결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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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나가는사람
    기자님 본문에 이름틀렸어요
    2020-09-28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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