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이상 난소암에 허가된 치료제 '제줄라'
왜 의사들은 이 약을 '특별'하다고 말할까?

[비하인드 씬] QUADRA 임상에 대한 가치‥Z.E.J.U.L.A 키워드로 알아본 '제줄라'
박으뜸기자 acepark@medipana.com 2020-09-24 06:06

[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2019년 12월, 한국다케다제약의 `제줄라(니라파립)`가 등장했다.
 
이미 2017년 미국에서 허가를 받은 제줄라는 'BRCA 변이와 관계없이 사용할 수 있는 최초의 PARP 억제제’라며 눈길을 끈 바 있다.
 
그런데 제줄라는 국내에서도 화제였다. 4차 이상 재발성 난소암 치료요법으로 처음 허가된 약이었기 때문이다.
 
제줄라는 이전에 3차 이상의 항암화학요법을 투여받은 적이 있는 1)백금 민감성 여부와 무관한 BRCA 변이 양성 환자 또는 2)백금 민감성 상동재조합결핍(HRd) 양성인 재발성 난소암 환자의 단독 치료 요법에 적응증을 획득했다.
 
사실상 4차 이상 난소암 치료를 지속하는 환자들은 많지 않다. 그렇지만 다케다제약은 오로지 '환자'를 위해서 연구를 멈추지 않았다. 
 
제줄라의 4차 이상 적응증 근거가 된 QUADRA 임상 연구는 그래서 가치가 있다.
 

책임 연구자(Principal Investigator, PI)인 캐서린 무어 박사<오클라호마시티 스티븐슨 암센터 임상 연구 담당 부책임자 겸 초기신약개발팀 책임자·사진>ZEJULA 철자로 Acrostic poem(한글의 6행시에 해당)을 구성, Zero, Even, Just, Ultimate, Love, Answer 단어를 통해 QUADRA 임상 연구를 설명했다.
 
Zero: 4차 이상에서 사용할 수 있던 표적 치료 옵션 0개
 
첫 번째 단어는 'Zero(0)'다. 캐서린 무어 박사는 제줄라가 허가받기 전, 난소암의 치료 환경을 꼬집었다.
 
3대 여성암에 속하는 난소암은 진단이 쉽지않을 뿐만 아니라 재발률도 높은 편이다. 그래서 난소암은 '침묵의 살인자'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게다가 난소암의 신약 연구는 유방암, 폐암 등 다른 암에 비해 더디게 진행됐다. 그렇다보니 현재 국내에 허가된 난소암 '표적 치료제'는 단 3개 뿐이다.
 
특히 재발성 난소암 환자들에게서 4차 이상 후기단계(Late-line) 치료 환경은 더욱 열악했다.
 
제줄라가 허가받기 전인 2019년 12월까지는 난소암 4차 이상 치료요법에서 사용할 수 있는 표적치료제는 존재하지 않았다.
 
이에 여러 번 재발을 겪은 난소암 환자들은 이상반응을 알고 있음에도 항암화학요법을 사용했다. 에토포시드, 토포테칸, 젬시타빈, 페길레이티드 리포좀 독소루비신 혹은 주 1회 파클리탁셀 등 세포독성약물 단일요법이 표준 치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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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은 항암화학요법만으로도 치료 성과가 좋다면 보다 나은 상황이었겠지만, 그렇지도 않았다.
 
이전에 3차 이상 항암화학요법을 받은 난소암 환자에서는 통상적으로 주 1회 파클리탁셀을 이미 사용한 상황이기에 다른 치료 옵션들을 사용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항암화학요법에 전체 반응(Overall response)을 보인 환자의 비율은 10% 미만이며, 3차 항암화학요법 치료 후 전체 생존기간 중앙값(median Overall survival, mOS)은 5.9개월로 짧게 나타났다.
 
Even: 재발이 잦아 치료까지 어려운 난소암
 
두 번째 단어는 'Even(심지어)'이다.
 
난소암은 조기에 발견하면 5년 생존율이 90% 이상으로 매우 양호한 편이다. 그러나 전이된 경우에는 5년 생존율이 절반 이하로 떨어진다.
 
문제는 난소암은 초기 증상이 없어 대부분 전이된 상태로 발견된다는 점이다. 유방암 및 자궁경부암 등 다른 여성암 대비 난소암의 5년 생존율이 가장 낮은 이유이기도 하다. 
 
게다가 난소암은 '재발'이 잦다. 대부분의 난소암 환자들은 진단 후 3년 이내 재발을 경험한다. 치료 후에도 환자의 85%가 첫 번째 치료 후 재발을 경험한다고 보고된다.
 
그만큼 난소암은 완치가 어려운 질환이다.
 
캐서린 무어 박사는 "난소암은 환자의 85%가 첫 번째 치료 후 재발을 경험하는 등 재발율이 높다. 뿐만 아니라 재발할 때마다 무진행생존기간(Progress-free survival, PFS)이 짧아져, 4차 이상 치료를 받을 때 환자들은 평균적으로 5.6개월 이후 또 재발을 겪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제약사의 소명은 '환자를 위한다'는데 있다. 다케다제약은 3번 이상 재발을 겪은 난소암 환자군이 적더라도, 치료를 할 수 있다는 희망을 증명하고자 했다.
 
캐서린 무어 박사는 "여러 번 항암화학요법 치료를 받은 난소암 환자의 기대 여명과, 삶의 질을 끌어올릴 수 있는 효과적이고 내약성이 우수한 치료제가 간절히 필요했다"고 회상했다.
 

Just: QUADRA 임상 연구의 아이디어
 
세 번째 단어 'Just(정확히)'.
 
캐서린 무어 박사는 난소암 환자 중에서도 더욱 소외됐던, 이전에 3차 이상 항암화학요법 치료를 받은 환자들에 주목했다.
 
그는 "QUADRA 임상 연구는 이전 치료 차수를 기준으로 참여를 제한했던 탓에 임상 연구에서 배제되기도 했던 '리얼월드' 난소암 환자들을 실제로 살펴보고자 시작됐다"고 말했다.
 
이런 방식으로 접근하자 제줄라 임상 연구에 참여할 수 있을 만큼 신체적으로 적합한 난소암 환자들이 상당 수 존재함을 확인했다. 이전에 여러 차수의 치료를 받았어도 말이다.
 
QUADRA 임상 연구의 1차 유효성 평가 변수는 이전에 여러 차수의 치료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백금 민감성으로 판단되는 상동재조합결핍(Homologous Recombination Deficiency, 이하 HRd) 난소암 환자에서 나타나는 반응률이었다.
 
그러나 다케다제약은 이 환자군에만 제한하지 않고, 바이오마커 상태 혹은 백금기반 항암화학요법에 대한 민감도와 관계없이 참여를 허용했다.
 
이를 기반으로 다양한 하위집단에서 제줄라의 반응률을 평가할 수 있었다.
 
Ultimate: 제줄라의 유효성
 
QUADRA 임상 연구는 성공적이었다. 네 번째 단어 'Ultimate(최고)'는 QUADRA의 결과를 나타낸다. 
 
QUADRA 임상 전체 결과에서 제줄라는 백금 민감성 HRd 환자의 난소암 4차 이상 치료에서 객관적 반응률(ORR) 28%를 기록했다. 이 외에 병세 안정(SD)은 41%로 나타났고, 반응 지속기간 중앙값(mDOR)은 9.2개월이었다.
 
캐서린 무어 박사는 "4차 이상 치료 시 ORR이 28%를 기록했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 이는 세포독성약물 단일요법에서 기대되는 반응률 10-15%보다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고 말했다.
 
다케다제약은 이전에 3차 이상의 항암화학요법을 시행받은 환자들을 보다 세부적으로 분리했다.
 
백금 민감성 여부와 관계없이 BRCA 변이가 있는 환자와, 백금 민감성인 BRCA 변이가 없는 환자들로 구성된 환자들로 정의된 '바이오마커에 따라 정의된 모집단(biomarker-defined population)' 98명이 그 예다.
 
여기에서도 제줄라는 효과를 보였다. 이들에게서 제줄라 투여 시 객관적 반응률은 24%, 반응 지속기간 중앙값은 8.3개월로 나타났다.
 
캐서린 무어 박사는 QUADRA 연구 결과에서 특별히 강조하고 싶은 부분이 있다고 답했다. 제줄라가 백금 민감성뿐만 아니라 백금 저항성인 환자에서도 유효성을 보였다는 점이다.
 
QUADRA 임상에 참여한 HRd 환자 중 BRCA 변이가 있는 백금 민감성 난소암 환자군에 대해 연구자가 평가한 객관적 반응률은 39%였다.
 
BRCA 변이가 있는 백금 저항성 난소암 환자군에서는 29%, BRCA 변이가 있는 백금 불응성 난소암 환자군에서는 19%의 반응률을 보였다.
 
아울러 후기 단계 치료에서는 임상 연구 시 1차 평가변수로 반응율을 사용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임상적 이점(Clinical benefit)'을 기준으로 판단을 내린다.
 
일례로 제줄라 투여 후 1년간 질환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환자의 컨디션이 좋은 경우를 '임상적 승리(Clinical win)'라고 간주한다.
 
그런데 QUADRA 임상 연구 4개월차에 나타난 임상적 이점의 비율을 보면 제줄라는 또 한번 가치를 입증한다.
 
먼저 백금 민감성 환자의 경우 ▲BRCA 변이가 있는 환자 ▲HRd를 보이며 BRCA 변이가 있는 환자 ▲HRd를 보이며 BRCA 변이가 없는 환자 ▲HRp(Homologous Recombination Proficiency)를 보이며 BRCA 변이가 없는 환자에서 임상적 승리를 보인 환자의 비율은 각각 72%, 49%, 36% 및 30%였다.
 
백금 저항성 환자에서도 동일한 하위 집단 기준 각 43%, 33%, 28% 및 18%에서 임상적 이점을 확인했다.
 
캐서린 무어 박사는 "특히 백금 저항성 HRp면서 BRCA 변이가 있는 환자에서까지 18%의 임상적 이점이 나타난 것은 매우 유의미한 결과이다"라고 말했다.
 
Love: 사랑하는 사람들과 일상을 더 오래 누릴 수 있도록
 
QUADRA 연구는 표적 치료 옵션이 전혀 존재하지 않던, 4차 이상 난소암 환자들에게 기회를 제공했다.
 
캐서린 무어 박사는 이를 'Love(사랑)'이라고 표현했다.
 
캐서린 무어 박사는 본인이 담당하고 있는 환자의 사례를 소개했다.
 
그는 "다른 주에 살면서 오클라호마까지 내원하는 환자가 있었다. 여러 차수의 치료를 거쳤지만, 여전히 일을 하고 있고, 신체 기능도 상당히 좋은 편이었다. 최근 다시 재발했을 때 남은 선택은 항암화학요법뿐이었으나 그 마저도 기대치는 낮았다"고 말했다.
 
그런데 해당 환자의 종양을 검사하자, 환자가 HRd를 보였다. 그리고 캐서린 무어 박사는 환자에게 QUADRA 임상 참여를 권유했다.
 
그는 "환자의 피드백은 현재까지 매우 긍정적이다. 집에서도 매우 좋은 상태를 유지한다고 보고했고, 여전히 치료를 받으며 직업 활동을 영위하고 있다. 병원에는 한 달에 한 번 가량 진료를 받으러 방문하는 정도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제줄라는 1일 1회 2~3캡슐 복용으로 질환 관리가 가능하기 때문에 환자의 복약 편의성을 높였다.
 
캐서린 무어 박사는 "제줄라 치료로 인해 환자는 정말 행복해하고 있으며, 나 또한 매우 뿌듯하다"고 말했다.
 
Answer: 4차 이상 치료에서 고려하는 최초이자 유일
 
제줄라(ZEJULA)의 마지막 단어 A는 'Answer(답)'다.
 
2019년 12월, 난소암 4차 이상 치료에 적응증을 확대한 제줄라는 국내 최초이자 유일한 옵션이 됐다.
 
재발이 계속되면 처음에는 백금 민감성일지라도 결국 백금 저항성으로 변하게 된다. 백금 저항성으로 확인된 난소암 재발 환자는 약도 없었기에, 4차 이상에서 사용할 치료제가 매우 절실한 상황이었다.
 
캐서린 무어 박사는 "QUADRA 임상 연구가 디자인됐을 때, BRCA 변이가 있는 백금 불응성 환자와 백금 저항성 환자가 포함됐다. 제줄라 투여 시 임상적으로 유의미한 객관적 반응률을 보인 것은 환자들에게 큰 희망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난소암 환자에게 치료 옵션이 확대된 것은 아주 고무적이다. 제줄라는 이전에 여러 차수의 치료를 거친 환자들에게는 선물 같은 단일요법 치료 옵션이다. 여러 번 재발을 경험했던 환자들도 그들이 사랑하는 사람들과 일상을 누릴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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