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춰진 '호흡기전담클리닉'…"결국은 부족한 지원책 때문"

"도시지역 클리닉과 대량검진체계 병존할 수 있도록 선택권 줘야"
박민욱기자 hopewe@medipana.com 2020-09-24 06:05

[메디파나뉴스 = 박민욱 기자] 지난 5월부터 추진되던 '호흡기전담클리닉' 설치가 지지부진한 가운데 의료계에서는 이 클리닉에 대한 지원책이 명확하지 않으면, 근무할 의사가 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 김형갑 회장은 지난 23일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가 발행한 계간정책포럼에서 '현장의 보건소 개방형 호흡기전담클리닉 문제점과 개선책'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김 회장은 "호흡기전담클리닉의 설치는 인구가 적은 시군구에서 오히려 빨리 진행되는데, 이는 인구가 많은 도시에서는 민간 의사를 구하려는 노력 끝에 현장의 보건소 설치가 지연되는 경우가 있으나, 적은 곳에서는 별다른 노력 없이 예산상의 문제로 공중보건의사에게 전담시키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고 분석했다.

이렇게 설치된 호흡기전담클리닉은 봉쇄정책에 있어 포지션이 겹치는 문제 때문에 오히려 기존의 신속 선별진료체계를 교란하는 경향이 있으며, 심지어는 호흡기전담클리닉 설치를 지원하여 예산을 받은 후 운영이 여의치 않자 선별진료소에서 코로나19검사 이후에약을 처방하는 형태로 초창기의 선별진료소와 별차이 없는 모습으로 변형하여 운영하기도 한다.

김 회장은 "정작 필요한 곳에서는 호흡기전담클리닉이 설치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인데 공중보건의사는 의료취약지를 위주로 배치되기 때문에, 호흡기전담클리닉의 수요가 가장 큰 인구 20~30만 이상의 도시에는 공중보건의사가 없기 때문이다"며 "수당 및 인센티브 구조가 하루 빨리 개선되어 민간 의료진의 참여를 유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올해 가을, 겨울에 발생할 인플루엔자 유사 증상 환자에 섞여 있을 코로나19 발생 환자로부터 지역의 보건의료체계와 지역민을 보호하고자 설계된 호흡기전담클리닉은 시작부터 많은 진통을 겪고 있다.

특히, 각 개소당 1억이라는 지원금으로는 적절한 장비와 인력, 체계를 갖출 수 없다는 지적이 있는 상황. 아울러 지역의 시군구의사회로부터 인력을 모집할만한 적절한 수당과 유인체계 역시 갖추지 못했기에 서류를 벗어나 현실에서 기능하는 호흡기전담클리닉을 만들기는 어렵다.

김 회장은 "하남시에서 성공적으로 시행될 수 있었던 호흡기전담클리닉은 시군구 차원의 적극적인 행정지원과 의사회의 도움으로 가능했던 것이다"고 돌아봤다.

또한 호흡기전담클리닉은 급성 호흡기 감염병 환자를 보는 것이 주목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명칭때문에 천식·COPD와 같은 만성호흡기질환자들이 이용해야하는 것인지 혼돈을 주기도 했다.

나아가 전국적으로 무분별하게 동시에 설치가 진행되며 인구가 적은 지역에서는 오히려 기존의 대량 검진체계를 교란하는 등 많은 문제점을 야기했다.

이 와중에 의학적 필요와 무관하게 불필요한 약물처방을 조장하거나, 처방으로 인한 요양급여 청구로 인한 보험재정 손실, 공중보건의사・보건소 인력에게 가해지는 과중한 업무 부담으로 번아웃을 심화시키는 등 파생 문제 역시 심각한 상황이다.

즉 ▲ 방역체계 속 클리닉 설계상 문제▲ 의학적 흐름 속 호클리닉 설계상 문제점▲의료현장 적용의 문제 등이 도출되고 있는 것.

김 회장은 "호흡기전담클리닉을 정상화하기 위해서는 봉쇄정책 내 포지션을 명확히 하고 지역별 지침을 재정비하는 것이 시급할 것으로 보인다"며 "지역의 인구구조 등 특수성을 감안하여 도농복합지역, 농촌지역
처럼 기존의 대량 검진체계가 유리한 곳은 이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하며, 도시지역의 경우에는 호흡기전담클리닉과 대량 검진체계가 병존할 수 있도록 선택권을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또한 역학적 연관성이있는 사람들의 경우, 사전진료 없이 바로 선별진료소를 이용할 수 있도록 명확히 하며, 역학적 연관성이 없는 경우에만 호흡기전담클리닉에서 사전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변경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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