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R코드 전자처방전 도입에 약국가 "표준화 없으면 한계 분명"

전자처방전 활성화 강조한 한림대동탄병원 자신감과 약사사회 '온도차'
이호영기자 lhy37@medipana.com 2020-09-29 12:39
[메디파나뉴스 = 이호영 기자] 기존 전자처방전의 문제점으로 꼽혔던 담합 우려와 '노쇼(No Show)' 등을 해결한 QR코드 형태의 전자처방전을 도입한 한림대동탄성심병원의 행보에 약사사회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부의 전자문서 이용 활성화 계획에 따라 전자처방전 활성화가 추진되면서 병원과 업체들이 경쟁적으로 다른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어 정작 처방전을 받아야 하는 약국들의 혼선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공적 영역에서 통일된 방식으로 전자처방전 사업이 진행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한림대동탄성심병원은 28일 국내에서 처음으로 약국에서 QR코드로 처방약 조제를 요청할 수 있는 전자처방전을 도입했다고 밝혔다. 현재 병원 인근 일부 약국이 참여했고 지난 21일부터 QR코드 처방전이 나오고 있다.
 
해당 방식은 처방전을 QR코드로 바꿔 환자의 휴대폰으로 전송한 뒤 약국에서 바코드 리더기로 전자처방전을 추출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처방전은 병원, 약국, 환자, 공인전자문서센터만 암호화된 형태로 전자처방전을 보관하고 약국에서는 기존에 사용 중인 바코드 리더기나 스마트폰을 활용해 QR코드에서 전자처방전을 추출할 수 있다.
 
특히 환자가 모바일로 처방전을 받게 됨에 따라 약국 선택권이 부장되고 직접 약국을 방문해서 처방전을 바코드로 찍어야 하기 때문에 노쇼 문제도 해결될 수 있다는 장점도 크다는 설명이다.
 
병원 측은 QR코드 전자처방전이 완벽히 적용되면 약국에서 더 이상 종이처방전 보관이 불필요하고 허위처방전이나 위변조 가능성도 없어질 것이라는 기대를 내놓고 있다. 그러면서 올해 말까지 QR코드 전자처방전을 화성지역 250여 개 약국으로 확대하겠다는 자신감도 내비쳤다.
 
이송호 병원장은 "전자처방전이 전국적으로 자리 잡으면 2018년 기준 연간 5억건 이상 발급되는 종이처방전을 줄이고 궁극적으로 없앨 수 있게 돼 여러 사회적비용 감소와 자원 절약 효과가 생긴다"며 "한림대동탄성심병원은 올해 말까지 QR코드 전자처방전을 화성지역 250여개 약국으로 확대하여 환자들의 편의를 향상시키고 전국적으로 전자처방전을 활성화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다만 약사사회의 반응은 병원 측의 자신감과는 온도차가 존재한다.
 
QR코드를 활용해 처방전을 읽는 방식 자체가 기존보다 편리하고 문제점을 해결한 방식이기는 하지만 결국 환자들이 전자처방전 방식을 완전히 인식하지 않는다면 종이처방전과 병행을 해야 하는 만큼 약국으로서는 이점이 크지 않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현재도 처방전을 읽어야 하는 다양한 바코드 업체들이 혼재하고 있는 상황에서 QR코드 전자처방전을 위해 또 다른 시스템을 깔아야 하고 비용 부담도 커질 수 있다는 반응이다.
 
실제 한림대동탄성심병원의 QR코드 전자처방전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A업체는 QR코드 건당 180원을 책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요금제는 종량제로 월 기본 제공 건수가 책정되어 있고 초과 이용시 건당 40원을 부과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3만원 요금제는 월 1,000건, 6만원 요금제는 월 2,000건 등이다.
 
이에 화성지역 한 약사는 "QR코드 전자처방전 방식이 편리하고 앞으로 많이 사용될 수는 있을 것 같지만 여전히 종이처방전 발행이 다수다 보니 결국 다양한 바코드 인식 방법을 사용하는 약국으로서는 비용이나 행정적인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약사는 "QR코드 전자처방전 형식이 기존 종이처방전에서 찍던 바코드를 모바일에서 찍어주는 형태로 변화된 것일 뿐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며 "Q코드 처방전의 경우 약국의 처방전 관리가 편해지는 면은 있겠지만 모든 환자가 그런 방식을 선호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처방전 보관 폐기 업무가 줄어드는 것 뿐 없어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정책과 맞물려 앱, QR코드 등 다양한 전자처방전 시스템이 도입되고 있는 상황이 약국의 입장에서 반가운 것은 아니라는 반응이다.
 
이 때문에 약사사회에서는 공공기관이 추진하는 표준화된 방식의 전자처방전 사업이 진행되는 것이 향후 전국적인 전자처방전 활성화를 위한 길이라는 주장이다.
 
대한약사회 관계자는 "점차 다양해지는 시스템이 처방전 보관에 대한 편리성을 주는 반면 여전히 종이처방전을 가져오는 환자들이 많은 상황에서 비싼 비용을 내고 약국에서 참여를 유도하기가 쉽지 않다"며 "병원마다 앱을 각각 설치해 이용하기 불편하고 사용율도 떨어질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어떤 방식이든 담합의 우려를 불식하고 환자의 처방조제 편의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표준화된 공적 플랫폼이 마련돼야 모든 의료기관과 약국, 환자들이 활용하게 되는 것"이라며 "지엽적으로 특정 병원, 약국, 업체만 참여하는 것은 한계가 분명하다"고 말했다.
 
한 지역약사회 임원 역시 "전자처방전이 온라인으로 전송하는 방식에서 앱으로, 이제는 QR코드 방식으로, 앞으로도 또 다른 시스템이 나올 거고 약국은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며 "전자처방전 전달체계는 공적 영역으로 심평원의 DUR 시스템을 활용하는 것이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제안했다.
 
그는 "병원마다 방식이 다르고 업체들도 경쟁을 하다 보면 약국만 힘들어지는 상황에 놓인다"며 "결국 전자처방전의 방식에 따라 처방전을 흡수하는 약국만 살아남게 되면서 처방전 분산을 막아 양극화를 고착시키게 될 것이다. 한가지 방식으로 정부가 주도해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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