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의협 정총' 대의원회 개혁 '공감', 방법 두고 '고민'

"예산은 없는데 건물을 지으라니" 오송 부지 문제 정족수 미달로 부결
박민욱기자 hopewe@medipana.com 2020-10-26 06:08
[메디파나뉴스 = 박민욱 기자] 대한의사협회장 탄핵과 비상대책위원회를 골자로 한 임시대의원 총회가 열린 뒤 한 달 후 열린 정기대의원총회.
 
이젠 과거의 질타보다는 의료계의 개혁과 대의원 구조 개혁에 보다 초점을 맞추고 머리를 맞댔다.
 
특히 의사단체는 지난 9·4 합의 이후 시끄러웠던 내부의 갈등을 봉합하고 그 창을 정부와 국회로 향하고 있는 상황.

이런 배경에서 지난 25일 스위스그랜드힐튼에서 열린 '제72차 대한의사협회 정기대의원 총회'에서는 대의원회 구조개선 및 젊은 의사들의 참여방안에 대한 논의가 오고 갔다.
 
 
 
◆ 의협 대의원회 운영위 설치 근거 명확… 권한 강화?
 
대의원회 운영위원회가 '운영위 설치 근거 명확히'하는 정관개정안을 제출했다가 사실상 운영위 권한을 강화시키는 안이다.
 
여기에는 총회 소집, 의안 제출, 이사회 회무수행에 관한 보고, 대의원회 예산 편성과 결산, 회원 또는 산하단체의 청원과 제안 처리, 특위 구성 등의 권한이 포함됐다.
 
대의원회 운영위는 "대의원회 운영위원회의 의결이 대의원회를 대표하는 것으로 정관에 명시함으로써 대의원회 운영위원회 실질적인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존 대의원회 운영규정 제24조 제1항 규정을 정관 17조 제2항으로 신설하고, 정관 제23조 제4항을 옮겨와 '대의원회 운영위원회' 운영 또는 설치 근거는 정관에 명시한다.
 
이에 정관개정특별위원회 회의에서 "대의원회 고유의 역할과 실제 운영위원회에서 하고 있는 대의원 의견수렴, 권고활동 등의 활동에 대한 정관상의 근거를 두자는 취지로 운영위의 활동과 결정이 집행부에 대한 구속력을 갖기 위해서는 정관상 근거를 둘 필요가 있으며, 시도의장은 이미 해당 지역의 대표로서 신임을 받은 것이므로 대의원의 뜻을 담보한다고 볼 수 있다"는 찬성 의견이 있었다.
 
반면 "운영위원회가 정관상 조직이 되면, 단순히 위상강화가 아닌 통상적인 임무수행에 따른 회장 제한수단이 될 수 있을 뿐 아니라, 운영위원회 규정도 내규가 아닌 총회의 통제를 받아야 하는 등 운영위의 역할, 위상 등이 지나치게 확대될 우려가 있다"고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실제로 본회의에서도 김세헌 경기도대의원은 "운영위가 많은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을 알고 있다. 나아가 집행부 임원들을 불러서 회무추진 감수를 했는데 대의원 총회 의결 사항에 대해서는 감사가 하는 일"이라고 꼬집었다.
 
반면 최상림 경남도대의원은 "대의원회는 정부로 치면 국회와 같다. 국회는 상시로 열리고 있다. 그런데 대의원회는 사실 1년에 정기총회 이틀, 간혹 임시총회만 열리고 있다. 그러다가 보니 시시각각 정부가 내는 악법 규제에 적절한 대응을 하기 어렵다"며 "이 안은 대의원회 운영위원회에서 발의한 법안이다. 대의원회가 회원에게 대변하는 것을 집행부가 상의해서 하려는 것이다. 집행부를 간섭하려는 것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결국 해당 안은 찬성 153표, 반대 15표, 기권 2표로 관련 정관이 통과됐다. 
 
 
◆ “젊은 의사 참여 늘리자“ '대의원 개혁을 위한 TFT' 구성
 
이날 정총에서는 현재 대의원회 숫자를 현재보다 늘려 이를 젊은 의사들이 더 많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다만 이에 대한 구체적인 안이 마련되지 않아 분과위원회에서 통과한 원안과 수정안이 통과되지 않았지만, 이내 긴급 발의안으로 별도의 '대의원 개혁을 위한 TFT 구성'안이 만들어져 회원들의 지지를 얻었다.
 
앞서 정관개정특별위원회 분과위원회에서 좌훈정 대개협 대의원의 제안으로 '대의원을 현재 250명에서 270명으로 늘리고, 각 시도 지부 각 2명, 의학회 대의원 정수의 50명, 협의회 정수의 45명 군진지부 5명'으로 구성하는 안이 올라왔다.
 
그러나 본 회의에서는 수정안으로 좌 대의원이 다시 20명 증원, 의학회 대의원 정수의 100분의 20, 협의회는 100의 16으로 숫자를 조정하는 것을 제안했다.
 
이는 의협 대의원회 숫자만 20명이 늘어나는 수치로 기존 의학회나 협의회에서가 아니라 젊은 의사들이 더 많이 참여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두는 안이다.
 
좌 대의원은 "본인이 대의원 배정을 할 수 있는 권한이 없지만, 지난 8월 의사단체의 대정부 투쟁을 이끌었던 젊은 의사들이 더 많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취지"라고 수정안에 대해 설명했다.
 
이에 경기도 대의원들 사이에서 "대의원 정수를 늘리는 것은 반대한다"는 의견과 "상정된 안건은 완벽하지 않지만, 전공의 TO를 늘리자는 진일보한 안이기에 일단 통과를 시키자"는 의견이 각각 나왔다.
 
대의원회 개혁의 필요성에는 모두가 공감했지만, 구체적인 수 증원에 대한 언급이 없는 가운데 수정동의안 투표에서는 찬성 113표, 반대 52표, 기권 8표로 부결됐으며, 원안 역시도 찬성 73표, 반대 91표, 기권 7표로 부결됐다.
 
그러자 윤용선 서울 대의원은 "이것이 대의원회를 개혁을 안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더 좋은 안을 만들기 위해서 더 논의하자는 취지인 것 같다"며 "이에 대한 논의는 정개특위만 가지고 안 된다. 다양한 지역과 직역이 하는 TFT를 만들어 이를 통해서 논의됐으면 좋겠다"고 긴급 동의안을 냈다.
 
바통을 이어받아 안일현 대구 대의원도 "일명 '대의원 개혁을 위한 TFT' 구성하자"며 "이번 투쟁에서 젊은 의사들의 절규와 열의를 봤으니 거기에 전공의, 전임의 협의회를 전폭적으로 넣자"고 당부했다.
 
 
 
이에 대의원들은 찬성 134명, 반대 19명, 기권 14명으로 이를 통과시켰다.
 
이철호 대의원회 의장은 "의협 대의원회 운영위원회에서 TFT를 만들어서 다시 보고하겠다. 의협회관도 지으니까 새롭게 하자는 취지인 것 같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주예찬 전공의 대의원은 "대의원에 전공의협의회 비율을 늘려주실 것이라 믿고 TFT도 젊은의사들을 주축으로 구성해 줄 것이라 믿는다"며 "신뢰가 가장 중요한 것 같다. 선배님들 믿고 가고 싶다"고 당부했다.
 

 
◆ "예산 없는데 어떻게" 결론 내지 못한 오송 제2 의협회관 부지

지난 2017년 의협 대의원회에서 상정돼 추진됐던 '오송 제2회관 건립'의 문제가 이번 정총에서 아무런 결론을 내지 못했다.

약 4억 원에 달하는 중도금 납부가 어려워진 상황에서 계약금 1억 9400만 원을 포기할 것인가, 아니면 다른 재원방법을 마련할 것인가 고민했지만, 정족수 미달로 부결된 것.

정총이 막바지로 흘러가던 오후 6시 '오송바이오폴리스부지 매매' 관련 이승주 충북 대의원의 긴급안 발의로 약 1시간 동안 논의가 오고 갔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긴급동의안 상정 투표 결과, 찬성 76명, 반대 31명, 기권 7명으로 총 115표를 기록해 119명의 의결정족수에 미치지 못했다.

2017년 해당 의견을 긴급발의했던 안광모 충북대의원은 "3년 전 본인이 이를 발의했는데 이에 대한 이유는 땅값 이런 문제보다 세종에 있는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청과 교류를 늘리기 위한 것이었다"며 "먼 미래를 위해 우리가 부지를 마련해주고 후배들이 활동할 수 있게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69차 대의원, 71차 대의원총회에서 본회의에서 추진하라고 했는데, 현재 관련 별도의 예산이 없어 중도금 납부가 어렵다. 따라서 집행부에서는 방안을 마련해달라고 했다"고 강조했다.

오송 회관 건립은 약 100억 원이 드는 사업임에도 불구하고 이촌동 의협 회관 신축과 회계가 엮어 진행되면서, 진퇴양난이 상황이었다.

구체적으로 지난해 의협은 오송회관 건립을 위해 약 2,020평 규모의 오송바이오폴리스지구부지 매입 관련 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토지대금 중 계약금(19억 7481만 원)의 10%(1억 9748만 원)를 납부했지만 4억에 달하는 중도금을 납부하지 못한 채 이자만 내고 있었다.

이에 의협 집행부는 재정 상황을 감안해 오송부지 매입을 마무리 짓기 위한 재원 조달 방안으로 ▲ 별도의 특별회비 징수 ▲ 이촌동 부지를 담보로 한 금융권 대출 방안 등을 검토했지만, 회관신축공사 시공사가 선정되는 등 회관신축이 본격화함에 따라 여의치 않은 상황이 되어버렸다.

나아가 의협 집행부에서는 오송회관 재원 충당 방안으로 ▲ 이촌동과 오송회관의 회계통합과 특별회비 10년 연장 ▲ 오송회관 특별회계 신설 등을 마련해 대의원회에 의견을 개진했지만 수용되지 않았다.

이날 정총에서 의협 대의원들은 "미래 투자 가치를 생각해서라도 매입해야 한다", "예산이 200억 원이 넘는데 대의원회에서 결정해서 집행부가 쫒아와야 하는데 거꾸로 되었다"는 의견과 반면 "부지만 사는 게 문제가 아니라, 추후 건물을 지을 거면 200억이 들지 300억이 들지 모른다", "의협이 땅장사하는 곳이 아니다"는 이견이 엇갈렸다.

앞서 의협 감사단은 "오송 부지 매입은 대의원회 의결 사항이지만, 동부이촌동 회관신축 기금의 전용은 맞지 않다"며 "자금 조달 및 활용방안에 대한 집행부의 대안이 필요하다. 분명한 청사진과 재정확보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오송부지 관련 진척상황을 구체적으로 진행하는 것이 전무하므로 신속히 오송관련별도 TF를 구성해 대응해야 한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하지만 이에 대한 논의조차 되지 못했기에 사업은 지속하되 중도금 납부방안을 추후 의협 운영위원회와 집행부가 머리를 맞대어 결론 내야 할 상황이 됐다.

안치석 충북도 대의원은 "오송부지 우려와 걱정 끼쳐 죄송하다. 복지부 등 정부 청사에 이어 추후 국회도 세종시로 옮길 것이라고 하는데 미래를 봤을 때 투자가치가 있다"며 "앞으로 의협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할 수 있다는 장점이 많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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