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국민 사과에도 의료공백 현실화‥병원계 'PA' 활용 목소리

법적 근거 없는 'PA', 전문간호사제도 등 합법화 통해 의사 부족 대비 필요성 제기
조운기자 goodnews@medipana.com 2020-10-26 12:00
[메디파나뉴스 = 조운 기자] 국민들 앞에 머리를 숙인 병원장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올해 의사국시 재응시가 사실상 어려워지면서 내년도 의료공백에 대한 병원계의 고민이 깊어가고 있다.

당장 내년도 2,700명의 의사가 배출되지 않는 문제에 더해, 향후 4~5년 간 전공의 수련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는 예측까지 나오면서 병원장들은 사실상 전공의 역할을 대체하고 있는 PA를 합법적으로 활용할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최근 청와대가 의사 국가고시를 거부한 의대생들에게 추가 응시 기회를 부여하자는 국민청원과 관련해 사실상 불가 입장을 답변을 내놓았다.

지난 23일 류근혁 청와대 사회정책비서관은 국민청원 참여 20만명이 넘은 의사협회 집단휴진 관련 청원 4건에 답변에서 "정부 의료정책에 반대해 국가고시 실기시험을 단체로 취소한 의대생들에게 9월 1∼4일 재접수할 기회를 줬고, 4일에는 재접수 기한을 다시 6일까지로 연장했다. 그러나 두 차례 재접수 기회 부여와 시험일 연기에도 대다수 응시생이 재접수를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사안에 대해서는 현재 의사 국가고시 실기시험이 진행되고 있다는 점, 국민 수용성 등을 살펴봐야 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여, 간접적으로 재시험 기회 부여가 어렵다는 점을 피력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앞서 의대생들을 대신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고, 직접 국민 앞에 머리 숙여 의사국시 재응시 기회를 읍소했던 병원장들은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지난 10월 8일 김연수 서울대병원장(국립대학병원협회 회장), 윤동섭 연세대의료원장, 김영모 인하대의료원 의료원장(사립대학교의료원협의회 회장), 김영훈 고려대학교의료원장 등 4명이 서울정부청사에서 의대생들의 국시 미응시에 대한 사과와 재응시를 읍소했던 것이다.

이번 국정감사에서도 서울대병원을 비롯해 전국 국립대병원장들은 올해 14%에 불과한 의사국시 응시생으로 인해, 내년도에 의사인력이 약 2,700여 명 부족해질 것이라고 주장하며 이로 인한 인력공백을 메울 방법이 없다고 입을 모아 호소했다.

평시에도 인력이 부족해 인턴 및 전공의들의 장시간 근무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아무런 대책 없이 전공의 수급이 어려워질 경우 병원들은 그야말로 진료대란이 발생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병원계의 목소리에도 내년도 의사배출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병원들은 이미 병원 내 의료 공백을 메우고 있는 진료지원인력, 일명 PA(Physician's Assistant)를 양성화하는 방안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미 국립대병원들은 물론 사립대학병원, 지방의료원 등에서는 일부 전공의가 부족한 진료과에 PA로 하여금 수술장 보조 및 검사시술 보조, 검체의뢰, 응급상황 시 보조 등을 담당하도록 해 사실상의 전공의 역할을 대체하고 있으며, 그 숫자는 매년 증가추세에 있다.

실제로 올해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김원이 의원(전남 목포시)에 따르면, 최근 5년 새 국립중앙의료원과 국립암센터 두 기관의 PA 수는 32명에서 53명으로 65.6% 증가했다. 국립중앙의료원의 경우 2016년 9명에서 2020년 27명으로 PA가 3배나 늘어났다.

이와 관련해 김원이 의원은 "PA 전문간호사제도를 합법화해 의료공백을 최소화하고, 간호사의 영역과 역할을 규정함과 동시에 그에 걸맞은 의무부여·처우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결국, 이미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확대된 PA를 법적 테두리 안에 끌어들여 합법적으로 의료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김연수 서울대병원장 역시 지난 22일 국회 교육위 국정감사에서 PA에 대해 "환자와 국민들에게 좋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요소라고 생각한다"며, "서울대병원은 불법적 요소가 개입되지 않게 운영하고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PA를 적극적으로 양성하고 국가가 관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지난해 일부 대학병원이 PA의 불법의료행위로 문제가 됐을 당시, 보건복지부 역시 이미 의료 현장에 만연해 있는 PA간호사 등을 배제할 수 없음을 시사하며 '전문간호사제도'를 통한 해법을 제시한 만큼 병원계의 주장이 현실화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물론, 의사단체의 반발은 넘어야 할 산이다. PA가 의사 업무 영역을 침범하고, 의료의 질을 저하시킬 것이라는 의료계의 우려와 비판 속에 병원계의 고육지책인 PA 활용법이 현실화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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