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과 진단 늦어 악결과 발생 주장 뒤집은 것은‥감정의 '감정'

감정의, 응급실 내원 당시 '중장염전증' 의심 어려워‥"오히려 신속히 수술 들어간 사례"
조운기자 goodnews@medipana.com 2020-10-28 06:04
[메디파나뉴스 = 조운 기자] 애초 ‘중장첩증’으로 진단됐던 생후 2개월 아기가 뒤늦게 개복술 후 '중장염전증'으로 인한 장 괴사 사실이 드러난 사건에서 환자 보호자 측이 의료진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제기했다.

보호자 측은 의료진의 오진으로 아기의 상태가 악화됐다며 의료과실을 주장한 가운데, 진료감정촉탁의가 의료진의 진료 과정의 진단과 치료에 문제가 없었으며 오히려 신속한 수술이 이뤄졌다고 감정하면서 재판부도 의료진의 손을 들어줬다.
 

최근 창원지방법원 진주지원은 미성년자인 A와 그의 부모가 B병원 의료진에게 제기한 손해배상금 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다.

사건 당시 생후 2개월 남짓이었던 A는 내원 전날 저녁 8시부터 사출성 구토를 5~6회 하고, 점액 섞인 혈변 증상을 보인 채로 지난 2017년 6월 28일 새벽 4시 경 B병원에 내원했다.

B병원 의료진은 이날 A에 대해 복부 엑스레이 검사를 했고, 그 결과 상복부에 가스 팽대가 있고 좌측 하복부와 우측 하단에 약간의 가스가 있는 양상으로 장 폐색 상태가 확인됐다.

또 복부 초음파 검사에서 대장에 협착과 장벽이 두터워진 소견이 관찰되고 소장은 전반적으로 늘어나 있었으며, 우측 하복부의 회맹부 장벽에 부종이 확인돼, 장중첩증 또는 전장염이 의심되는 상태로 판단해 이를 위한 공기정복술을 시행했다.

B병원 의료진은 같은 날 오전 7시 50분경 입원을 결정하고 A의 상태를 지켜보았으나, 혈변, 복부 팽만, 저혈압 상태, 맥박 증가 등 증상이 나타나면서, A를 장중첩증의 합병증인 저혈량성 쇼크, 폐혈증으로 판단해 각종 검사를 실시하며 저혈량성 쇼크에 대한 치료를 시행했다.

그리고 오후 3시 경 A에게서 재차 복부팽만 증상이 확인돼 다시 복부 초음파와 CT검사를 시행한 결과 장회전이상증이 의심돼 개복술 시행을 결정했다.

3시 15분경 이루어진 개복술에서 A에게 장회전이상증으로 인한 중장염전증이 확인됐고, B병원 의료진은 소장 20cm를 제외한 나머지 괴사한 부분을 제거한 후 남아 있는 소장 양쪽 끝에 각각 공장루 회장루를 시행하는 수술을 마쳤다.

이후 7월 3일 부모의 요청에 따라 A는 타 대학병원으로 전원조치됐다.

원고 측인 A의 부모는 A가 이미 병원 응급실에 내원했을 당시부터 장회전이상증에 따른 중장염전증을 의심할만한 소견이 있었음에도, B병원 의료진이 A의 병증을 장중첩증으로 잘못 진단하는 등 의료 과실을 일으켜 소장 대부분이 괴사된 후에야 개복술을 받았다며 그에 대한 손해액 중 일부금으로 A에게 4,600만 원을 부모에게 각각 200만 원을 지급하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의사가 자신의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에 따라 나름대로 환자의 상태를 진단하고 그러한 진단에 상응하는 처치를 한 이상, 환자에게 악결과가 발생했고, 의사가 그러한 악결과의 발생 원인을 진단하지 못했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의사에게 의료상의 과실이 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실제로 법원의 진료기록감정촉탁결과, 장회전이상에 의한 중장염전증의 경우 발병 초기에 장중첩증과 구별이 어려우며, 병원 의료진으로서는 문진 결과에 따라 우선적으로 장중첩증을 의심할 수밖에 없었고, 정확한 진단을 위해 혈액검사, 복부 엑스레이 검사 등을 순차로 시행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나아가 당시 소아에 대한 통상적 혈액검사 수치를 고려하면 중장염전 등 중증이 발생했다고 의심할만한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 아니었고, 감정의들은 모두 B병원 의료진의 장중첩증 진단과 그에 대한 의료행위가 적절했다는 의견을 밝혀 당시 의료상 과실이 있었다고 인정하기 부족했다.

특히 피고 측 감정의는 2009년 보고된 논문을 통해 중장염전증이 발생한 44명의 환자 중 12시간 이내에는 10명, 12~24시간 이내에는 12명이 각 수술을 받았는데, A의 경우 비교적 빠른 시간 내에 수술을 한 것으로 판단된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에 재판부는 "중장염전증의 경우 진단과 처치가 시의적절하게 이뤄졌더라도 장의 괴사나 절제, 사망과 같은 결과가 발생할 수 있는바, 결과적으로 장의 괴사, 절제가 이뤄졌다는 사정만으로, B병원 의료진의 진단이나 치료 과정에 과실이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해당 청구를 기각했다.

해당 사건의 피고 측 변호를 맡은 법무법인 세승 조진석 변호사는 "환아 측과의 주장과는 달리 오히려 피고 대학병원 소아청소년과 의료진의 주의 깊고 세심한 진료로 인하여 일반적인 중장염전증 환자의 사례와 비교하여 환아가 신속하게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는 점에서 피고 대학병원 의료진의 진료를 비난은커녕 칭찬함이 마땅한 사건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검사 소견이나 증상으로 특정 질환이 확진되었다고 하더라도 다른 질환이 추가로 병발할 수 있으므로 의료진으로서는 항상 주의를 기울여 세심하게 경과를 관찰하면서 추가적인 검사 등을 시행할 필요성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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