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병원 가치 인정돼…인센티브 기반 활성화 필요” 공감대

심평포럼 참여 전문가 ‘전문병원제 효과-필요성 확인돼’ 이구동성
참여 시 재정적 손해 구조 한계 지적돼…‘지정기준 완화’엔 우려
이정수기자 leejs@medipana.com 2020-10-29 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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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함명일 교수, 정성관 위원장, 김진호 위원장, 안기종 대표, 조윤미 대표
 
[메디파나뉴스 = 이정수 기자] 전문병원 제도가 도입된 지 10년이 지났음에도 참여기관 규모가 늘지 않는 것에 대해 지정범위 확대, 인증기준 완화, 인센티브 강화 등 다양한 대책이 제시됐다. 전문병원 효과와 필요성에 대해선 전반적으로 긍정적 평가가 이어졌다.

28일 오후 2시 서울 서초구 엘(L)타워에서 ‘전문병원 제도의 성과와 미래 방향’을 주제로 개최된 제45회 심평포럼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전문병원을 더 활성화시키기 위해 다양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점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했다.

‘전문병원 지정제 발전을 위한 제언’을 주제로 발제를 맡은 함명일 순천향대학교 교수는 전문병원 제도가 전문질환에 대한 효율적 의료서비스 제공, 중소병원 역할 모델 제시, 안정된 의료전달체계 확립 기여 등에 충분한 역할을 해왔음을 설명했다.

다만 이같은 주요성과 이면에는 전문병원 숫자가 크게 늘어나지 않아 외연 확장에 한계가 있음을 지적했다.

함 교수는 “전문병원 제도가 10년을 지나 20년, 30년 발전해나가기 위해서는 제도로 유입되는 기관 수를 늘리되 질 향상을 유도할 수 있는 방향이 고민돼야 한다”며 “정부 역시 전문병원 기관 수는 충분한지, 지역 간 접근성 불균형은 없는지에 대한 고민이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인센티브 강화, 전문병원 발굴·지원, 지역 여건 고려된 지정기준 세분화, 전문분야 중복지정방식 다양화, 인증기준 부담 완화, 퇴출기준 신설 등 다양한 해결책이 필요함을 제시했다.

함 교수는 “전문병원 종사자 의견에 따르면, 전문병원 지정이 환자 내원이나 의료수익 증가로 연결되지 못하는 문제가 있고 정부 지원도 실질적인 수준에 못 미치는 상황”이라며 “잠재력을 갖추고 있는 중소병원이 전문병원 제도 내에 들어와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게 하기 위해서는 차별적으로 지원되고 있는 가산이나 수가에 대한 전반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신청주의에 입각한 제도 운영은 한계가 있다. 전문병원을 발굴하는 방식으로 패러다임을 바꾸고, 실질적 지원이 가능하도록 제도 강화를 고민해야 한다”며 “전문병원 제도를 잘 운영한다면 환자를 위한 의료접근성을 강화하고 의료 질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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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진단과 해결 방향은 지정토론에서도 이어졌다. 다만 토론에서는 지정기준 완화에 대한 우려와 함께 인센티브 강화 필요성이 집중적으로 다뤄졌다.

정성관 아동병원 위원장(중소병원협회)은 “전문병원 제도 상 수가 지원에 인력 부분은 반영되지 않는다. 전문병원 지정 후를 시뮬레이션 해봤는데, 인력·장비 추가에만 매달 억단위로 비용이 발생하는 반면 제도에 따른 지원은 2000~3000만원에 불과했다”며 “적자경영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참여 계획이 있었음에도 고민을 5년간 해왔다”고 토로했다.

이어 “전문이라는 타이틀 역시 온라인에서 마구잡이로 쓰이고 있는데, 정부에서 인증해준 ‘전문병원’이 사회적으로 충분한 의미를 갖출 수 있도록 조치가 필요하다”며 “전문병원을 고려했던 많은 중소병원이 이와 같은 생각으로 신청을 미루고 있을 것이다. 지정기준을 낮추려고 하기보다는 인센티브 정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김진호 기획위원장(전문병원협의회)도 “의료접근성 확대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의료진 수와 같은 지정기준을 완화하면 의료 질이 나빠질 수밖에 없다”며 “10년 동안 쌓아온 공든 탑이 무너질까 우려된다. 지정기준을 완화하기보다는 새로 정립하는 것이 고려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전문병원으로 지정됐을 때 충분한 승산이 있다는 메시지가 분명하다면 (기준을 완화하지 않더라도) 충분한 진입이 있을 것”이라며 “전문병원이 갖는 사회적 의미 개선도 필요하고, 1차 의료기관이 전문병원과 상급병원에 환자 진료를 의뢰하고 받는 수가에 차이를 둬서 전문병원이 더 홍보될 수 있도록 하는 세밀한 고려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안기종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대표는 “전문병원 제도는 정부가 그 권위를 인정해주는 절차이기 때문에 지정기준이 완화되는 것에 대한 불편함이 있다. 환자를 상급종합병원이 아닌 전문병원으로 유인하려면 안전과 질에 대한 신뢰와 전문성이 담보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져야 한다”며 “다만 현재 사회적으로 전문이라는 단어를 선호하면서도 정작 신뢰는 낮은 것 같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전문병원이 재정 절감 등에 기여했다면, 실질적인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며 “또 전문병원 자격을 갖춘 병원이 많다면 정부가 장기적인 청사진을 갖고 적극적으로 설득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조윤미 C&I소비자연구소 대표는 “그간 제도를 운영하면서 축적된 경험을 기초로 각 분야 환경에 맞게 세분화된 기준을 적용하고, 장기적인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기관 수를 늘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넓은 시각에서 환자 교육이나 비급여에 대한 전문병원 역할을 재정립해나가는 것도 필요하다고 본다”고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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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포럼에 참석한 정부 측 관계자도 토론 방향에 공감했다.

이날 제도 성과 발표를 맡았던 한승진 심사평가연구소 부연구위원은 “지역별로 지정기준에 차등을 둬야 한다는 의견에 공감한다. 또 홍보 강화와 인센티브 개선으로 ‘전문병원이 되면 이득이 많이 있다’는 메시지가 있다면 전문병원 부족 지역 내 병원들에게 신청 동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김국일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과 과장은 “지난 10년을 돌이켜보면 진입장벽이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고 여러 다양한 문제점이 세밀하게 지적되고 있는데, 고쳐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지정기준 완화를 반대하는 부분은 당연한 지적”이라고 밝혔다.

이어 “토론자 간에 공통되게 전문병원 명칭 사용에 대한 지적이 있었다. 이는 국정감사에서도 지적받은 사항”이라며 “감시를 강화하는 등 전문병원에 대한 명칭을 아무나 사용할 수 없도록 조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오늘 논의된 의견을 바탕으로 전문병원을 중장기 의료전달체계 개편방안에 포함시켜서 적절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공통적으로 지적해주신 ‘강력한 유인책이 있어야 한다’는 부분에 대해 더 고민해서, 내년에 시작되는 4기부터 제대로 된 전문병원 제도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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