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거리 간호대 임상실습‥코로나19 지역간 감염 매개 우려

타 지역 의료기관 전전하며 실습 시행‥예방조치 없이 병원 실습하는 간호대생 불안감 증폭
조운기자 goodnews@medipana.com 2020-10-29 12:00
[메디파나뉴스 = 조운 기자] 폭발적인 간호대학 증설과 간호대학 정원 증원으로 양질의 임상실습이 불가능한 현실에서, 코로나19로 간호대학 학생들의 건강마저 위협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건강권을 실현하는 행동하는 간호사회 학생모임 소식지 '행간을 잇다'에서 코로나19 사태에서 간호학과 학생들의 실습을 조명했다.

간호대학 학생들은 국내 간호교육 인증기준에 따라 병원과 지역사회 기관 등에서 1천 시간 이상의 현장실습을 이수해야만 한다. 여기에는 질병, 천재지변 등 불가피한 상황은 전혀 고려돼 있지 않으며, 그러한 상황에 대한 대책도 전무한 상황이다.

이 가운데 정부의 간호인력 확대 정책에 따라 지난 2006년 127개교였던 간호대학은 2020년 214개교로 14년 사이 약 68% 증가했으나, 이렇게 증가한 간호대 학생들이 임상실습을 수행할 실습기관은 제대로 확보되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임상실습을 할 수 있는 300병상 초과 종합병원은 약 170여개로 턱없이 부족한 상태이며, 이에 현재 많은 간호대학이 실습기관 확보에 어려움을 겪어 간호계열 학생의 40%이상이 타 지역에서 실습을 수행하고 있었다.

특히 실습기관이 부족하다보니 한 의료기관에서 1~2주 간 실습 후 다시 타 지역의 의료기관으로 이동하는 등 3~6개 병원을 전전하며 실습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행동하는 간호사회에 따르면 실제 거주지로부터 실습지까지 이동시간이 편도 1시간 이상인 간호학생들은 전체의 64.3%이며, 3시간 이상은 8.1%였고, 이처럼 원거리에서 실습을 받아야 하는 간호학생들의 대부분(72.3%)은 임시적으로 고시원, 원룸 등에서 자비를 들여 거주하고 있었다.

이처럼 간호대학 학생들의 열악한 실습 문제 속에 코로나19가 발생했고, 이 같은 '천재지변' 가운데서도 학생들은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아무런 예방조치도 없이 실습을 받고 있었다.

행동하는 간호사회에 따르면 학교와 임상실습 의료기관에서는 간호대학 학생들에게 마스크를 제공하고, 매일 전자문진을 하는 것 이외에 아무런 보호를 하지 않고 있었다.

특히 간호대학 학생들이 감염에 대해 우려하는 이유는, 간호계열 학생의 40% 이상이 타 지역에서 실습을 하고 있고, 실습을 위해 장거리를 이동하거나 감염 고위험 장소인 모텔, 고시원 등에서 일정기간 숙박시설을 이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에 노출될 확률이 높은 병원을 출입하면서 장거리 이동을 하는 학생들이 지역 간 감염의 매개체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만약 이들이 실제 코로나19에 감염 될 경우 그들을 보호해줄 곳은 누구일까.

한 간호대학 학생은 "병원에서 실습하는데, 병원에 설치된 선별진료소를 피해서 다니라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실습 중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우려감을 표했다.

또 다른 학생은 "실습에 나가는 병원마다 코로나19 검사를 의무로 시행하라고 했는데, 이번에 총 여섯 군데 실습을 나가는데 한 곳 이외에는 전부 학생 사비로 비급여 검사를 시행하라고 했다"며 경제적 부담까지 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간호대 학생들은 학교 및 병원이 실습지에서 생길 수 있는 코로나19 감염에 대비한 조치를 마련하고 임상 실습을 시행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임상 실습을 강요하지 말아야 하며, 불가피하게 임상 실습을 진행하지 못한 경우에는 실습에서 배울 수 있는 것들을 학교에서 충분히 배울 수 있도록 교과과정 개정이 필요하다고도 덧붙였다.

근본적으로 이 병원, 저 병원을 전전하며 실습을 받을 수밖에 없는 현실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행동하는 간호사회는 "원거리 실습으로 인한 주거 및 교통문제, 안전 문제에도 무관심한 채 1,000시간의 실습시간을 형식적으로 충족시켜 간호인력을 배출하려는 수동적 태도를 버리고, 실습의 의의를 되새겨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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