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나는 '희귀질환' 연구와 지원‥의사의 시선으로 본 아쉬움

국내 개발 희귀질환 신약 다양성 부족‥환자 수 파악과 연구 지원 필요
박으뜸기자 acepark@medipana.com 2020-10-31 06:04

[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희귀질환'에 대한 연구가 매년 늘어나고 있다. 그리고 이와 동시에 국가별 정책적 지원도 강력해지고 있다.
 
한 예로 미국에서는 1983년 희귀약품법이 제정돼 희귀의약품 개발에 많은 혜택을 줘 연구를 촉진했고, 일본과 유럽에 이어 우리나라도 2013년부터 개발 단계 희귀의약품에 대한 제도적 뒷받침이 생겨났다.
 
특히 우리나라는 2016년 12월 희귀질환 관리법이 시행됐다. 이 법은 희귀질환의 예방, 진료, 연구에 관한 정책을 통해 희귀질환으로 인한 개인과 사회의 부담을 줄이고, 건강 증진 및 복지 향상에 이바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하지만 여전히 의사의 시선에서는 아쉬움이 계속 됐다.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의 '국내외 희귀질환 임상연구 동향 및 시사점'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희귀질환은 유병인구가 2만 명 이하이거나 진단이 어려워 유병 인구를 알 수 없는 질환을 말한다. 이는 2,500명에 1명 이하로 환산된다. 미국은 1,500명, 유럽은 2,000명, 일본은 2,500명에 1명 이하를 희귀질환 기준으로 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는 9,000여종의 희귀질환이 보고됐으며, 이 중 1/3 이상은 유전자 이상과 연관된 것으로 추산된다. 한 개의 유전자가 여러 개의 질환을 일으키거나, 한 질환이 여러 유전자에 의해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희귀질환은 각 개별 진단으로는 희귀하나, 희귀질환 전체로는 인구의 5% 가량을 차지해 적지 않은 유병률을 보인다.
 
치료법이 있는 희귀질환은 아직 5~10% 정도이지만, 희귀의약품 치료제 개발은 매우 활발한 편이며 정체돼 있는 일반 질환 의약품 시장에 비해 성장세가 크다.
 
주요 희귀질환 치료제의 개발 상황을 살펴보면, '효소대체치료 (enzyme replacement therapy; ERT)', '역배열 핵산 (antisense oligonucleotide)', '유전자 치료 (gene therapy)', '소분자 약물 (small molecule drug)' 등이 주로 이용되고 있다.  
 
이 중 ERT는 국내 기업이 발빠르게 움직여 시장을 확보했으나, 이 외의 분야에서는 주로 다국적 제약사의 글로벌 임상연구에만 참여하고 있는 실정이다.
 
양산부산대학교병원 신경과 신진홍 교수는 "국내 개발 희귀질환 신약은 다양성이 부족하다. 우리나라는 기초의학 연구 저변이 넓고, 우수한 의료 체계를 갖추고 있다. 그럼에도 중개연구가 미진한 것이 아쉽다"고 말했다. 
 
기업의 입장에서 새로운 신약 개발에 선뜻 나서기 어려운 것은 정확한 희귀질환 미충족 수요가 정확히 알려져 있지 않은 탓이 크다.
 
임상시험은 천문학적인 자본이 투자되므로 새로운 치료법을 개발하기에 앞서 수요 예측은 매우 중요하다.
 
우리나라의 경우 2016년 희귀질환 관리법이 시행되면서 비로소 희귀질환 등록 통계 사업이 시작됐으며, 올해 첫 발표를 앞두고 있다. 이는 희귀질환 수요 조사의 기초 자료로서 의미가 크다.
 
신 교수는 "우리나라는 희귀 유전질환의 발병률이 낮은 편으로, 리소좀 축적 질환인 파브리병의 경우 일본에 비해 절반, 폼페병은 대만에 1/20 밖에 되지 않는다. 인종적인 차이를 고려하더라도 무척 낮은 편이어서, 미진단 증례가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다행히 우리나라 의료체계는 접근성이 해외에 비해 상당히 좋은 편이다. 게다가 희귀질환 권역별 거점병원이 2019년부터 11개소로 확대되고 미진단 희귀질환에 대한 진단 지원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향후 미진단 상태로 여러 병원을 전전하는 환자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질병관리청 주도의 등록 통계 사업 외에도, 주요 질환에 대해서는 별도의 레지스트리를 구축해 환자의 수와 상태를 정기적으로 파악하는 것이 요구됐다.
 
신 교수는 임상시험의 설계를 위해 각 질환의 환자 수 파악 뿐만 아니라 환자군의 중증도 현황과 자연사 연구가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 의료보험 체계는 본인부담률이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편이다. 그래서 정립된 치료법이 없는 희귀질환 환자의 경우 자연사 연구를 위해 정기적으로 병원을 방문하고, 임상 척도 및 검사를 감당하기가 쉽지 않다. 이에 산정특례의 확대와 임상연구비 지원이 적극적으로 고려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신 교수는 희귀질환 진단과 치료에 대한 정책적 지원도 보다 확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 교수는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이 활발해지는 세계적인 추세는 환자와 의료진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소식이지만, 초고가 약물이 늘어나면서 의료비 증가가 보험재정의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이는 우리나라만의 고민거리가 아니라, 복지 국가를 지향하는 모든 나라에서 맞닥뜨리고 있는 현실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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