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력 부족 코로나19 현장‥간호사 2명 중 1명 "다신 안 해"

코로나19 간호 업무 강도 평소 2배 이상 높아‥ 간호인력 배치 높이기 위한 대책 마련 시급
조운기자 goodnews@medipana.com 2020-11-03 06:06
[메디파나뉴스 = 조운 기자] 만성적인 간호인력 부족 상황에서 코로나19 환자를 돌봐야 했던 간호사들의 업무 부담이 평소의 2배 또는 2배 이상에 달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환자 간호를 경험한 간호사 2명 중 1명이 다시는 코로나19 환자 간호에 자원하지 않겠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코로나19 장기화 상황에서 주먹구구식 대책은 간호사들의 이탈을 가속화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지난 2일 국회의원회관 제8간담회실에서 더불어민주당 남인숙 의원, 정의당 배진교 의원 주최로 '코로나19 병원 간호노동 실태와 인력기준 모델 제안 토론회'가 개최됐다.

우리나라 간호인력은 OECD 국가의 1/3에 불과한 수준으로, 우리나라 간호사들은 이미 코로나19 이전부터 OECD 국가 간호사 1인이 평균 6~8명의 환자를 간호하는 것과 비교해 평균 15~20명의 환자를 간호하는 등 열악한 근무환경에 처해 있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올해 초 코로나19라는 감염병 대유행의 상황에 처하면서, 간호사들의 업무 부담은 더욱 심각해졌다.

이날 발제를 맡은 이상윤 '건강과 대안' 연구위원은 지난 6월 29일부터 7월 29일까지 약 한 달 동안 코로나19 환자 간호 경험이 있는 대구와 서울 지역 간호사들을 상대로 온오프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그에 대한 결과를 발표하며, 간호사 노동환경 개선을 위한 인력배치 기준 모델을 제시했다.

경북대병원, 칠곡경북대병원, 대구동산병원, 대구가톨릭대병원, 대구의료원, 보라매병원, 서울의료원 등 7개 병원 총 266명의 간호사들이 참여한 해당 연구에서 대다수 간호사들은 알려진 바와 같이 과도한 근무량에 시달렸다고 밝혔다.

응답자의 약 90.6% 간호사가 코로나19로 기존에 비해 2배에서 2배 이상의 노동량이 투여됐다고 주관적으로 느끼고 있었으며, 응답자 중 57.2%는 코로나19 환자 간호사 평소보다 추가적으로 더 필요한 교육, 훈련, 정보 제공 등에 대한 교육과 훈련을 전혀 받지 못했거나, 거의 받지 못했다고 답했다.

실제로 코로나19 환자 발생 초기, 병동 업무 조정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코로나19 환자 간호를 담당한 간호사들은 평소에는 간호사들이 하지 않던 업무도 간호사들이 하게 된 경우가 많았다.

베드 관리, 환자 이송 업무, 사망자 관리는 물론, 평소에는 병원 청소 인력이 하던 업무까지 감염 관리 차원에서 간호사들이 해야했고, 보호자 간호 보조 인력이 병동에 상주할 수 없는 상황에서 환자 식사 보조, 위생관리 등의 업무도 증가했다.

특히 레벨D 수준의 보호 장구를 착용한 채로 평소보다 과도한 업무를 수행해야 했던 간호사들은 같은 업무도 더욱 과도하게 느껴졌고, 휴식 시에도 제대로 휴식을 취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외에도 간호사들은 코로나19 환자에 대한 기존 지식이 부족하고, 치명적인 감염 환자에 대한 경험이 부족한 상태에서 이뤄진 간호에 대한 심리적 압박과 본인 감염에 대한 두려움, 그로 인한 가족 등 타인 감염 전파에 대한 두려움, 본인을 감염 위험원으로 보는 타인의 시선 등도 간호사의 심리적 부하를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또 코로나19 환자에게 치료 목적으로 제공되는 치료제들은 위장관계 부작용을 일으키는 경우가 많아 배변돕기 등 배설 간호 요구량도 증가했다.

그 외에도 ▲체위변경 간호의 증가 ▲흡인 간호 등 호흡기 간호의 증가 ▲병동 입·퇴실 절차의 증가 ▲환자에 대한 정서적·심리적 지지 간호의 증가 ▲환자, 보호자 교육 및 상담 간호의 증가 ▲간호 기록 노동 등 행정 업무의 증가 등으로 병원 근무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드러났다.

예기치 않게 찾아온 코로나19 감염병 상황에서도 환자를 위해 헌신했던 코로나19 간호사들은 설문조사에서 인력, 장비, 시설, 보상 등의 개선이 없는 상태에서 향후에도 코로나19 환자 간호를 다시 해야 한다면 다시 하겠는지에 대한 의사를 물어본 결과 응답자의 53.8%가 절대로 다시 하지 않겠다고 응답했고, 어쩔 수 없으면 한다가 40.91%, 기꺼이 다시 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단 5.3%에 불과했다.
 

이에 이상윤 연구위원은 코로나19 코로나19 환자에 대해 질 높은 간호를 제공하면서 간호사의 안전도 보장하기 위한 방안으로 코로나19 중증도 환자에 대한 간호사 배치기준을 강화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그는 중증 폐렴 양상을 보이는 중증 환자의 경우 간호사:환자 비율을 1:2.5로 제안하고, 급성호흡곤란증후군 양상을 보이는 최중증 환자지만 중환자실 부족으로 일반 병상에 입원환 환자의 경우 간호사:환자 비율을 1:1로, 최중증 환자로서 중환자실에 입원한 환자의 경우 1:0.5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연구위원은 "문제는 두 가지다. 배치할 간호사가 없다는 것. 그리고 중환자실에 갈 정도의 수준을 가진 간호사는 더더욱 없다는 것이다. 간호사 배치를 늘려야겠다는 당위성에는 누구나 동의하지만, 간호사가 없고, 훈련된 간호사는 더 더욱 없다는 현실적 장벽에 우리 사회가 놓여 있다"고 꼬집었다.

그렇다면 해법은 무엇일까. 이상윤 연구위원은 현재 코로나19가 안정돼 있을 때 코로나19 중증환자에 대한 간호 능력과 의지가 있는 간호사들에게 코로나19 환자 간호와 관련된 기본적인 지식과 기술을 교육, 훈련시켜 코로나19 중환자 급증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고 전했다.

다만 신규 간호사는 코로나19 환자 간호에 부적절한 경우가 많으므로, 신규 간호사는 제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위원은 "해외에서는 이미 수술장 간호사나 응급실에서 근무하는 경험자들을 교육시켜서 필요시 코로나19 중환자실로 투입할 수도록 역량을 준비하고 있는 나라가 많다. 우리나라도 준비를 하고 있는 개별 병원들이 있긴 한데, 개별 병원에 교육을 맡기는 것이 아니라 사회 정책적으로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뒤이은 토론회에서 강경화 한림대 간호학과 교수는 "코로나19 병상 간호사 배치 기준에 대한 논의가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병동 배치 기준에서 시작하는게 좋겠다"고 제안했다.

실제로 지난 2015년 메르스 사태를 경험하며 감염으로부터 안전한 간호 모델로써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제도가 논의됐고, 빠르게 의료 현장으로 확산됐다.

강 교수는 "코로나19라는 특수상황에서 간호인력 배치 기준을 특별히 새롭게 만들어서 하기 보다는 일반병상에 한해 기존에 간호간병통합서비스병동 제도를 잘 활용·발전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특히 간호간병통합서비스에서 일했던, 숙련된 인력들이 간호사가 직면한 간호 업무를 실행해 가는데 속도가 더 빠를 것이라고 생각하고, 중환자실은 각 병원마다 적용되는 간호등급이 있는데 그것의 2~2.5배 정도가 되면 합리적이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참여 공공보건의료기관은 단 26.8% 그쳤다. 이처럼 간호간병통합이 확산이 더뎠던 이유는 역시나 간호인력 부족 때문이었다.

강경화 교수는 "간호사 부족 이야기가 나오면 항상 그 결론은 간호대 증원으로 이야기가 나온다"며 최근 경사노위의 간호대 증원 권고에 대한 안타까움을 전했다.

그는 "사실 간호사 수 부족에 대한 문제 논의할 때는 간호사 직역만 갖고 얘기할 수 없고, 간호사를 포함한 의료인, 의료보조인력 전체를 놓고 전사적으로 논의해야 한다"며, "이를 통해 간호사가 해야 할 업무, 타 직종이 해야 할 업무를 명확히 하고, 각 책임소재도 명확히 하면서 간호서비스 모델이 정립돼야 한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최은영 서울대병원 감염병동 간호사 역시 "간호대 정원 증원 방안은 실질적인 간호사 부족 문제의 대책이 못한다"며, "간호대학은 지난 10년간 약 60% 이상이 정원이 늘어났지만, 공공병원 간호사들이 매년 25%씩 사직하는 문제와 마찬가지로, 아무리 간호대 정원을 늘려도 임상현장에서 일하는 간호사들은 늘어나지 않을것 이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결국은 간호사 1인당 환자 수를 줄여야 한다. 간호사 한 명이 감당할 수 있는 업무량을 주고 충분한 교육과 경험이 이뤄져 근무에 보람을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결국 간호사들이 오래 근무하고 싶은 근무 환경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좌장으로 나선 최선임 재능대학교 간호학과 교수 역시 "요즘 간호사들은 힘들고 어려운 일, 내가 한만큼 보상을 받지 못한다고 생각하면 참지 않는다. 실제로 떠나면 그만이라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다. 전공의들처럼 간호사들도 힘들고 어려운 일은 기피한다. 신규 간호사인데도 요양병원으로 가려는 경우도 많다"며, "따라서 단순히 간호대 증원은 의미가 없다. 신규 간호사들도 일하고 싶은 그런 병원 현장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간호계의 목소리에 이승현 보건복지부 간호정책TF 팀장은 "현재 의료기관 간호사 배치 기준 가이드라인은 의료기관 종별로 돼 있다. 사실 중증도는 아직 고려하지 못하고 있다"며, "현재 의료기관 종별 인력배치 기준도 제대로 충족하지 못하는 상황이라, 간호사 수 확충이 가장 큰 고민이다. 사실 개선이 매우 어렵겠다는 현실적 한계를 느끼는 게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가장 큰 고민은 역시 간호사 수 확보 문제인데, 간호계에서 말하는 간호대 정원 확대, 신규 간호학과 신설이 문제 해결에 도움이 안된다는 주장에 대한 취지를 어느 정도 이해한다. 실제로 간호사를 뽑아도 신규 간호사의 이직 문제, 출산과 육아의 문제, 높은 업무 강도로 인한 일과 삶의 균형 문제 등으로 장기 근속의 문제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라며, "현장에서 다양한 방향성을 갖고 제안해주셔서 적극 검토중이며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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