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의사제 이어 '지역간호사' 도입‥"수급·처우개선 동시에"

국가가 직접 양질의 공공간호사 양성·공공병원 기능 강화 통해 처우 및 근무환경 개선도 함께
조운기자 goodnews@medipana.com 2020-11-10 11:58
[메디파나뉴스 = 조운 기자] 지속적인 간호대 정원 확대에도 간호사 부족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가운데, 간호사 수급 문제와 처우 개선 두 마리 토끼를 잡을 묘수로 '지역공공간호사 제도' 도입이 제안됐다.

앞서 여당에서 발의한 '지역공공의사제'를 발전시킨 '지역공공간호사제'를 통해 국가가 나서 간호사를 양성해 교육의 질적 수준을 제고하고, 지자체의 책임과 역할을 강화해 간호사 처우도 함께 개선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10일 대한간호협회가 더불어민주당 인재근 의원, 국민의당 최연숙 의원과 함께 '지역공공보건의료 강화를 위한 지역공공간호사 도입 방안' 토론회를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는 김윤 서울대 의료관리학교술 교수를 좌장으로 김원일 이화여대 임상바이오헬스대학원 강사가 지역공공의료 강화를 위한 지역공공간호사제 도입 방안에 대한 발제를 발표하며 시작됐다.

김원일 강사는 우리나라 간호사 수급 불균형의 현실을 설명하고, 그 원인이 ▲양적 확대에 치우친 간호인력 수급정책 ▲민간보건의료기관 규제 정책 부재 ▲공공의료기관 경쟁력 부재 ▲간호보조인력 문제 ▲간호관리료차등제 문제 등 정책방향과 수단의 문제에 있다고 꼬집었다.

이런 상황에서 지역공공의료 등 필수의료분야에 대한 간호사 기피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무조건적인 양적 확대가 아닌 양질의 간호사를 양성하고 지역공공보건의료기관 간호사의 처우 및 근무환경을 개선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간호사는 지난 2008년부터 14년 간 간호대 입학정원을 증원했지만 인구 1,000명당 간호사 숫자(간호조무사 포함)가 6.9명으로 OECD 평균 9.0명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또 간호대학의 교육인프라에 대한 고려 없이 진행된 간호대 입학 정원 확대로 제대로 된 부속 실습 병원도 없어 원거리 실습을 위해 원정을 다녀야 하는 등 교육의 질 관리도 떨어진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규모도 작고, 경직된 급여체계와 낮은 복지, 낮은 간호사 T.O 등으로 근무환경도 열악한 지역 공공의료기관으로 간호사들의 기피가 심각해 간호사 수급 불균형이 심각한 상태다.

김원일 강사는 지역공공의사·간호사 제도의 도입을 제안하며, 동시에 지방의료원과 공익적 민간병원을 300병상 이상의 종합병원으로 전환해 국가와 지자체가 예산과 제도를 지원하고, 공공보건의료기관에 종사하는 간호사의 직급을 상향 조정하거나, 7급 지방공무원에 준하는 처우로 개선하는 등 근무환경을 함께 개선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처우개선과 지역공공간호사법은 대립되지 않는다. 둘은 같이 갈 수 있는 법으로, 오히려 국가가 직접 간호사의 교육의 질을 높여 지역간호사를 양성하고, 지역 공공의료기관에 대한 투자와 개혁을 통해 처우 개선도 함께 가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국민의당 최연숙 의원은 정부와 여당의 '지역의사제'에 이어 '지역공공간호사제'까지 확대해서 도입하는 것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일찍이 지역공공간호사제도 도입 필요성을 주장했던 대한간호협회는 적극적으로 법안에 대해 찬성 입장을 밝혔다.

박영우 간호협회 부회장은 "정부의 지속적인 간호대학 입학정원 증원에도 불구하고 활동간호사가 부족하고, 지역별 의료기관 종별 간호사 불균형이 여전하다는 점에 동감한다"며, "협회는 지역 공공·필수 의료체계 강화의 필요성을 고려해 지역공공간호사 제도 도입에 대해 찬성 입장이다"라고 말했다.

박영우 부회장은 “간호사는 의사와 더불어 지역의 공공·필수 의료의 핵심인력이며, 이에 필요한 의사의 양성을 국가가 책임진다면 간호사의 양성도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 협회는 이러한 지역 공공·필수 의료체계 강화의 필요성에 공감한다"고 전했다.

다만, 지역공공간호사 제도가 지역 공공필수 의료체계 강화라는 본래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간호교육 및 실습의 질이 담보될 수 있도록 국·공립대 또는 부속병원이 있는 대학이 중심이 돼야 하고, 경비를 명확히 하는 등 치밀한 계획이 필요하며, 간호사 근무환경 및 처우개선을 통한 숙련된 간호사 확보 및 지역별 의료서비스 불평등 해소 등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조승연 인천시의료원 원장도 지역의료원의 열악한 간호사 수급 현실을 설명하며, 간호사 배출인력 증가와 지역간호사제, 공공병원 근무유도를 위한 다양한 정책이 동시에 적용돼야 한다고 말했다.

조 원장은 "열악한 공공병원을 300~500병상으로 확대하고, 간호등급도 1등급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며,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도입하는 등 공공병원의 기능을 강화하는 정책과 함께 지역공공간호사제가 추진돼야 한다"고 전했다.

우려 사항도 제기됐다. 오선영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정책국장은 "무엇보다 지역공공의료기관의 열악한 근무 조건 개선 및 임금 등 간호사 처우 개선이 선행돼야 하고, 신규간호사 교육제도 표준화 및 이와 연계한 이직율 관리로 경력단절을 막고 장기근속을 유도하는 것이 우선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청년 세대의 미래 선택권을 제한하는 정책은 신중해야 한다”며, “대상을 해당 지역의 고등학교 졸업자에 국한하는 것과 의무복무지를 해당 지역의 지역 공공의료기관에 국한하는 것은 수요 공급의 지역 간 불균형으로 불평등과 특혜 등의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어진 토론에서 조원준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은 "앞서 간호협회가 먼저 지역공공간호사제의 필요성을 이야기해 주셔서 큰 울림이 있었다. 공공의대와 지역의사제도를 비롯해 우리 당이 추진하려던 정책이 맞는 방향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고, 간호계의 요구를 최대한 수용 반영하겠다고 약속드린다"고 힘을 실어주었다.

마지막으로 직접 지역공공간호사제 관련 법안 발의를 준비 중인 최연숙 의원은 "일각에서 공공간호사는 무조건 벽지에 간다고 우려하는 데 그런 의미가 아니다. 지역에서 훌륭한 간호사 인재를 키워서, 그 지역의 공공병원에서 간호사가 일하도록 하는 것으로, 이렇게 되면 우리나라 전체 간호의 질이 높아질 것이다. 잘 되면 우리나라 의료 발전에도 기여한다고 본다"며, "오늘 논의된 내용이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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