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 이·퇴직 부르는 3교대‥다양한 근무형태 시범사업 도입

일·가정 양립 불가능한 획일적 3교대제‥2교대제·고정근무제 등 개인 선호 반영한 근무제 효과 있어
국회에서 유연근무 관련 예산안 심의중‥복지부 "통과되면 정부 차원 추진 노력할 것"
조운기자 goodnews@medipana.com 2020-11-17 06:07
[메디파나뉴스 = 조운 기자] 간호사들의 이직과 퇴직을 부추기는 획일적인 3교대제가 간호계의 개선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

이에 간호협회는 정부 차원에서 참여 희망 병원에 대한 지원 내용을 담은 다양한 근무형태 시범사업을 통해 간호사 근무환경 개선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지난 16일 국회 소회의실에서 '일·가정 양립을 위한 다양한 간호사 근무형태 도입'을 위한 토론회가 개최됐다.

이번 토론회는 더불어민주당 강병원, 허종식, 이수진 의원과 국민의당 최연숙 의원이 공동으로 주최하고, 대한병원협회(이하 병협)와 대한간호협회(이하 간협)가 공동으로 주관했다.

지난 20년간 간호사 평균 이직율이 점진적으로 증가해 2019년 평균 15.4%에 달한다.

병원간호사회가 조사한 국내 간호사 이직 주요 사유를 살펴보면, 2019년 기준으로 △타 병원으로의 이직(17.3%) △업무 부작용(17.1%)의 뒤를 이어 △결혼, 출산 및 육아(8.5%) △불규칙한 근무시간과 밤근무(7.4%)로 집계됐다.

간호사는 업무의 특성상 24시간 환자를 간호해야 하기 때문에 교대 근무가 불가피한데, 오랫동안 3교대제라는 획일적인 근무형태를 유지해왔다.

신경림 간호협회 회장은 "여성이 96% 이상인 전체간호사 중, 29%에 해당하는 30대 가임기 및 육아기 간호사가 이·퇴직을 고려하는 1순위는 임신, 출산, 육아로 인한 일·가정 양립의 어려움 때문이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간협 간호인력취업교육센터에서 유휴간호사 대상 경력단절 경로를 조사한 결과, 임신 및 육아로 경력단절이 된 후 현장에 복귀하기까지 평균 8년의 시간이 소요되는데, 그 시간동안 의료시스템의 변화에 대한 두려움, 3교대 근무에 따른 부담으로 결국 다시 유휴 간호사가 되거나 요양병원 또는 요양시설로 이직을 하게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 회장은 "임신과 출산, 육아를 겪으며 3교대제를 견디기가 어렵다. 임신 이후 아예 일을 쉬지 않고 파트타임이라도 현장 경험을 유지해 경력을 이어갔다면, 양질의 간호사들이 더 많이 의료현장에 남아있을 텐데 라는 아쉬움이 든다"고 지적했다.

이날 김미영 이화여자대학교 간호대학 교수는 간협이 일찍부터 도입 필요성을 주장했던 ▲단축시간제 ▲휴일전담제 ▲2교대제 ▲고정근무제 ▲재량근무제 등 다양한 근무형태에 대해 소개했다.

김미영 교수는 "다양한 근무형태를 도입하는 목적은 직원 측면에서는 일과 삶의 균형을 제고해 직업만족도를 향상시키고, 조직 측면에서는 간호사의 이·퇴직을 막아 경력간호사를 보유할 수 있다는 것에 있다"고 말했다.

나아가 다양한 근무형태를 도입했을 경우 간호사 이직률이 감소하고, 신체적 건강, 업무몰입도 증가 등의 효과가 해외와 국내 등 연구 결과로 드러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2018년 기준으로 3교대제 외 다양한 근무형태를 병원에 적용하고 있는 병원은 167개에 불과했다. 새로운 제도를 도입하는 데 병원들은 주저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김진현 서울대학교 간호대학 교수는 새로운 제도 도입에 두려움을 느끼고 있는 병원을 위해 정부 차원에서 '간호사 근무형태 시범사업'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8개 권역 내 의료기관 중 간호관리료 차등제 신고기관을 대상으로 시범사업 공고를 내 공공병원을 우선으로 한다는 조건으로 참여 희망 병원을 선정해 고용비용을 지원하는 형태로 시범사업을 설계했다.

사업 기간을 2년으로 잡아, 38개소 대상으로 평균연봉을 4,000만원, 필요인력 5명으로 해 지원율을 70%하면 소요비용은 106.4억원이며, 시범사업 대상을 19개소로 줄을 경우 소요비용은 53억원으로 나타났다.

김진현 교수는 "유연근무제 도입 성공사례를 발굴해 병원별 특성에 맞는 모델을 제시할 수 있고, 다양한 근무제를 통해 경력간호사 경력단절 예방과 유휴간호사 정규직 현장복귀를 유도하해 간호사 수급과 고용안정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진 토론회에서 김미순 삼성서울병원 간호부원장이 1997병상에 달하는 삼성서울병원의 다양한 근무형태 도입의 사례를 소개했다.

현재 삼성서울병원은 3교대 간호사가 불과 37%로, 2교대제 27%, 고정 근무 19%(n전담 10%), 12h 2교대제가 17%로 집계됐다.

김미순 간호부원장은 "우리 병원도 사직률이 두 자릿수에 달하는 등 간호사 이·퇴직 문제에 대한 고민이 시작됐다. 사직하는 간호사들의 33%가 3교대제 때문에 병원을 그만둔다고 말할 정도로 근무형태에 어려움을 표하면서, 다양한 근무형태에 도입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삼성서울병원은 2016년에 12시간 2교대제를 간호사들의 자발적인 요구에 따라 도입했고, 각자 간호사들의 개별적 선호도에 따라 다양한 근무형태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근무 만족도를 높일 수 있었다.

김미순 간호부원장은 "유연근무제 참여 지속 희망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 전체 365명 중 302명이 희망한다고 밝혔다. 또 유연근무제 이후 피로도가 감소하고, 일과 가족 관계가 향상되고, 자기개발이 가능해진 것으로 조사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유연근무제로 예측된 스케줄이 되었으나 갑작스러운 병가, 경조사, 사직 등으로 계획된 스케줄이 계속 변경되는 문제가 있어 반드시 긴급대체인력 투입제도가 필요하며, 밤전 전담제를 시행하려면 반드시 추가인력배치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미순 간호부원장은 "간호사를 비용으로 보는 관점을 없애도록 경영진을 설득함으로써 간호사 충원이 이뤄졌다. 향후 법적, 제도적으로 근무환경 개선 권고안 등을 통해 병원들이 적극적으로 수용할 수로 있도록 하는 노력과 더부렁 간호 인력 관련 수가 현실화 등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승연 인천광역시의료원장(전국지방의료원연합회 회장)은 간호사 부족으로 인한 의료기관의 어려움을 설명하며, 심각한 의료인력난은 보편적인 필수의료서비스를 형평성 있게 제공하고자 하는 공공병원의 기능을 약화시킨다고 지적했다.

간호인력난 해소를 위해 지역간호사제, 공중보건간호사제 등을 통한 간호인력 증가, 3교대제 개선, 급여체계 개선을 통한 근무조건 개선, 일하고 싶은 병원 만들기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송영조 보건복지부 의료자원정책과 과장은 "오늘 실제 사례와 시범사업 안까지 주셨는데, 복지부에서도 다양한 병원에서의 유연근무제를 하고 우수 사례를 확인하고 있다"고 관심을 표했다.

송 과장은 "현재 국회에서 유연근무제 관련한 예산을 논의하고 있다. 잘 되면 이번에 제안해 주신 시범사업 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노력하겠다. 제도 성공을 위해선 현장과 정부 간의 소통이 중요할 것 같고, 앞으로 보다 적극적으로 간호사 처우 개선을 위해 노력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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