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인은 재택 근무 '불가'?‥병원계 "원격진료 시대적 흐름"

코로나19로 한시적 전화진료 허용‥감염 문제·업무 효율화 고려할 때 원격진료 필요
조운기자 goodnews@medipana.com 2020-11-27 06:05
[메디파나뉴스 = 조운 기자] 코로나19 장기화로 한시적으로 전화 상담 등 비대면 진료가 허용된 가운데, '판도라의 상자'와도 같은 원격진료를 다시 봉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병원계의 지적이 제기됐다.

일각에서는 원격진료가 의료기관 감염 문제는 물론 의료인의 번아웃 문제와 인력 부족 문제의 실마리가 될 수 있다는 의견이 제기돼 눈길을 끈다.
 

지난 25일 대한병원협회 2020 KHC에서 진행된 '포스트 코로나 시대, 헬스케어의 뉴 노멀 어떻게 이끌 것인가?' 패널토의에서 의료기관 번아웃 문제 이를 해결하기 위한 의료기관 재택근무, 나아가 원격진료로 이어지는 주제가 다뤄졌다.

이날 서울대학교 이찬 센터장은 "의료진들은 코로나 심각단계 격상된 2월 이전부터 번아웃이었다. 코로나가 쇄기를 박았다. 격상단계 이전에 복지부에서 금년 기준으로 인력 수요 부족이 의사 1837명, 약사 7139명, 간호사 11만 6천5백명이 부족할 것이라고 예상하는 등 의료인들은 번아웃이 일상화된 상태이다. 실제로 코로나가 휩쓸고 간 대구 지역의 퇴직율 실태를 보면 경북대병원은 간호사 36.7%, 칠곡경북대병원은 68.3%가 달한다"고 설명했다.

손대경 국립암센터 헬스케어플랫폼센터 센터장도 "우리 병원은 워낙 중증환자 비율이 높아 지금까지도 여유인력이 전혀 없는 상태로 운영돼 왔다. 코로나 사태에서 인력 부족이 예측되는 상황이지만 대안이 없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병원들은 코로나19를 위시해 일부 행정직 지원들에 대해 재택근무를 시행 중에 있었다.

김종혁 서울아산병원 기획조정실 실장은 "금년 초부터 자택이 먼 직원, 자가 격리된 직원들을 위한 재택근무 방안을 고려했다. 올 11월부터 기획조정실, 인사팀 등 관리직 전원 재택근무를 시행했는데 반응이 좋았다"고 설명했다.

김종혁 기획조정실장은 "관리직 뿐 아니라 외래 설명 간호사도 모니터를 사용하면 재택이 가능한게 사실이다. 우리 병원은 광케이블로 시스템이 연결돼 있는데, 기술적 문제일 뿐이지 하려고 하면 상당 부분 재택이 가능한 상황이다. 이에 자가격리된 교수님의 경우 온라인 회진을 돌거나 외래 진료를 도는 것은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실제로 우리 병원은 언택트 TF를 만들어 코로나 상황에서 병원 기능을 유지하는 방안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의료인은 재택근무가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정승은 가톨릭대학교 은평성모병원 기획실장은 "사실 비대면, 원격 시스템은 잘 이뤄져 있는데 법이 문제다. 의료진은 병원 밖에서는 의료행위를 할 수 없다고 법에 명시돼 있다. 디지털을 적용하려다 보면 아무리 효용성이 있어도 법에 발목을 잡히고 만다"며 "간호사와 의사의 재택근무는 현재 불법"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올해 의사국시 미응시율이 높아짐에 따라 내년도 전공의 인턴 수급에 비상이 들어온 상황에서 병원들은 원격진료가 효율성을 높여 인력 부족 문제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시각도 제기됐다.

이찬 서울대학교 경력개발센터 센터장은 "내년이면 점점 더 인력 부족이 가속화될 텐데 현재 대학병원에 구축된 훌륭한 원격 시스템들이 원격진료가 아닌 교육에만 사용되고 있다"며 안타까움을 전했다.

나군호 연세의료원 산학융복합의료센터 소장 역시 해외의 사례를 설명하며, 국내 원격진료의 적극적 도입을 주장했다.

나군호 소장은 "외국 사례를 보면 미국의 카이저 퍼머넌트, 시애틀 아동병원 등에서는 외래 50%, 즉 의사 근무 시간의 절반을 언택트로 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지난 9월까지 68만건의 비대면진료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그는 "흥미로운 건 지방의 개인병원 원장선생님께 여쭤보니까, 너무 필요하다는 반응을 보였다는 점이다. 지역에서 홀로사는 노인의 경우 함께 올 보호자가 없기 때문이다. 거동이 불편한 분들은 병원 접근 자체가 어렵다. 이번 코로나로 전화 진료가 가능해지면서 동사무소에서 파견된 사회복지사들이 핸드폰으로 독거 노인들의 진료를 도와 큰 호응이 가능했다고 한다. 판도라의 상자처럼 원격 비대면 진료의 실험은 현재 가동되고 있고, 판도라의 상자처럼 다시 상자 속으로 집어 넣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측된다"고 전했다.

국립암센터 역시 이미 원격진료를 위한 기술은 마련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환자 데이터 정보 이동에 따른 보안 이슈, 위험요인에 대한 책임문제가 아직 정립된 상황에서 무조건적으로 시행하기는 어려워 조심스러운 입장이었다.

국립암센터 손대경 센터장은 "이미 시스템은 구축됐는데, 어떻게 적용하고 시행할지 순서 정하는 중이다. 환자 직접 진료 보다 상담, 교육 등 법테두리 안에서 시스템을 적용한다면 큰 문제 없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전했다.

서울아산병원 이찬 센터장은 "개인적으로 원격진료를 도입할 때 상급종병에서는 중증환자에 대한 비대면진료만 허용하고, 개원가에서는 경증환자의 비대면진료만 허용하면 서로 윈윈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환자의 편의만 생각할 때 비대면진료는 우리가 가야할 방향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 2020 메디파나뉴스, 무단 전재 및 배포금지>'대한민국 의약뉴스의 중심'메디파나뉴스

관련 기사

[종합병원] 최근기사

많이 본 뉴스


댓글 쓰기

독자들이 남긴 뉴스댓글


Generic & OTC


조운기자의 다른 기사

로그인/회원가입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