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과 명칭 변경 '난항', 의사회 간판 고치기는 '순항'

명칭 변경 추진하는 산부인과…타과 이견에 "때가 되면 진행"
개원내과의사회, 계획대로 오는 2021년 4월 명칭 변경
박민욱기자 hopewe@medipana.com 2020-12-01 06:07


[메디파나뉴스 = 박민욱 기자] 비뇨기과, 마취과, 정신과, 진단방사선과, 소아과…이들의 공통점은 지금은 존재하지 않는 진료과라는 것이다.

이들은 시대변화에 따른 진료범위 변화와 국민 인식 개선 등의 이유로 각각 비뇨의학과, 마취통증학과, 정신건강의학과, 영상의학과, 소아청소년과로 명칭이 변경됐다.

이들 과의 뒤를 이어 산부인과도 '여성의학과'로 이름 바꾸기에 나서고 있지만, 의료계 내 이견으로 난항을 겪고 있다.

(직선제)대한산부인과의사회 김동석 회장은 "산부인과라는 이름 때문에 주로 아이를 분만하는 과로 의미가 국한되어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이나 국회에서 '여성의학과'로 명칭 변경을 골자로 하는 안이 나왔는데 변경하는 것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지난 7월 더불어민주당 최혜영 의원(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은 '산부인과'를 '여성의학과'로 변경하는 내용의 '의료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고 밝혔다.

개정안에 따르면 '산부인과' 명칭을 '여성의학과'로 변경해 여성 질환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유롭게 전문 의료기관에 방문할 수 있게 한다.

최 의원은 "산부인과에서는 임신과 출산뿐만 아니라 자궁경부암 예방접종 등 생애 주기에 맞는 진료도 하고 있다. 그러나 명칭 때문에 국민 대다수가 산부인과를 임산부와 기혼여성만을 위한 곳으로 잘못 인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민도 산부인과 이름 바꾸기에 일부 동의하는 분위기이다. 지난 2019년 11월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산부인과"를 '여성의학과'로 명칭을 바꿔 달라 글이 올라와 4만 명이 넘는 동의를 얻었다.

청원 내용에 따르면, 나이, 성관계 여부, 결혼과 출생 여부에 상관없이 여성 건강상담과 진료가 필요한데, 산부인과라는 시대착오적 이름 때문에 대부분 여성이 진료를 꺼린다고 문제 제기한 것.

당시 청원인은 "산부인과를 여성의학과로 명칭 변경하거나, 산부인과를 여성의학과와 나눠야 한다"며 "산부인과를 여성의학과로 변경하고 여성질환 인식개선 캠페인으로 국민의 인식개선이 된다면 병원의 경제적 측면에서도 이득이 있는 것은 자명하다. 인식 개선으로 여성의학과 방문율 증가는 여성과 여성의학과 종사자들 모두에게 큰 이익으로 함께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관련 법안 검토 과정에서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는 "진료과목 선택 시 환자들의 혼란 초래" 등을 이유로 반대를, 보건복지부는 "의료계 내 합의가 우선"이라는 신중한 입장을 견지했다.

이에 대해 김동석 (직선제)산부인과의사회장은 "의료계 내부 여러 과의 이해관계가 있기에 의협이 반대의견을 낸 것 같다"며 "산부인과 내 일부 의사들도 고유의 명칭을 바꾸는 것에 난색을 보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명칭 변경을 무리하게 밀어붙이지 않을 것이다. 법률안이 개정되어야 하는 만큼 여론에 따라 자연스럽게 변화해 갈 것이다"고 덧붙였다.

진료과 이름 변경은 '전문의의 수련 및 자격 인정 등에 관한 규정'을 개정해야 하는 문제로 일단 의료계 내부의 합의가 선행되어야 하는데 타진료과 영역 침범 우려로 진통을 겪는다.

실제로 과거 소아과에서 소아청소년과로 개칭하면서 내과가 반발해 갈등을 빚었으며, 여성의학과 명칭 변경도 과거에 시도했지만, 내과와 가정의학과를 비롯해 피부과나 성형외과 등이 반발해 무산된 바 있다.

진료과 명칭과 달리 단순한 의사회 명칭 변경은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대한개원내과의사회(회장 박근태는 오는 2021년 4월 대의원총회에서 의사회 명칭변경에 대한 안건을 상정해 대한내과의사회로 이름을 바꿀 계획이다.

박근태 개원내과의사회장은 "명칭 변경을 추진하는 이유는, 이름 때문에 의사회 활동 영역이 개원가로만 한정되어 있는데, 이를 벗어나 봉직의사들의 적극적 가입을 유도하기 위해서이다"고 설명했다.

개별 의사회 명칭 변경 절차는 대의원회총회에 관련 안건 상정 후 통과만 되면 된다. 그러나 암묵적으로 대한내과학회와의 동의가 필요한 부분. 전 의료 직역의 동의가 필요한 진료과 명칭 변경에 비해서는 어렵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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