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공무원 없이 진행된 현지조사, 처분 근거로 효력 없어

심평원 직원들만 출석해 현지조사 진행‥法 "권한 없는 자가 시행한 조사로 위법"
조운기자 goodnews@medipana.com 2020-12-01 12:00
[메디파나뉴스 = 조운 기자] 의료급여기관에 대한 현지조사 과정에 복지부 공무원이 단 한 차례도 방문하지 않았다면, 이 과정에서 확보한 어떠한 자료도 행정처분의 증거로 쓸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최근 서울행정법원은 A의료법인이 보건복지부장관과 국민건강보험공단을 상대로 제기한 업무정지 등 처분 취소, 요양급여비용 환수처분 취소, 과징금부과 처분 취소 등 병합사건에 대해 전부 A의료법인의 손을 들어줬다.

해당 행정처분의 근거가 된 복지부의 현지조사가 '위법'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B노인전문병원과 C의료원을 설립해 운영하고 있는 A의료법인은 지난 2016년 9월 2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으로부터 간호관리료차등제 운영 현황 점검을 요청하는 업무협조요청을 받았다.

심평원은 A의료법인 산하 병원들에 대한 현지확인 과정에서 부당청구 정황을 발견해 복지부장관에 현지조사를 의뢰했고, 복지부는 현지조사팀을 꾸려 B노인전문병원과 C의료원을 차례로 현지 조사했다.

복지부는 해당 현지조사 결과 먼저 B노인전문병원이 요양병원 입원료 차등제 산정기준을 위반 청구하는 등의 위반사항을 발견해 96일의 의료급여기관 업무정지와 110일의 요양기관 업무정지 및 1천9백만 원을 환수하는 처분을 내렸다.

C의료원에 대해서도 요양급여비용 부당청구, 입원료 차등제 산정기준 위반청구 등의 사항을 발견해 국민건강보험법에 근거한 68억여 원의 과징금과 의료급여법에 근거한 57억여 원의 과징금 부과하는 처분, 그리고 부당 청구한 것으로 확인한 요양급여비 26억여 원을 환수하는 처분을 했다.

원고 A의료법인은 B노인전문병원과 C의료원에 대한 복지부의 현지조사가 복지부 소속 공무원의 방문 없이 심평원 소속 직원들만에 의해 실시되 점을 지적하며, 현지조사 자체가 조사권한이 없는 자에 의한 위법한 조사라고 절차상의 위법을 주장했다.

국민건강보험법, 의료급여법, 의료법 행정조사기본법 등에 따르면, 복지부 장관은 의료인을 상대로 보험급여의 전반적인 내용에 대해 행정조사를 실시할 권한을 갖고 그 소속 공무원으로 하여금 현지조사를 하게 할 수 있으며, 그 조사원인 복지부 소속 공무원은 그 권한을 나타내는 증표를 지니고 그 증표와 조사명령서, 현장출입조사서 등을 조사대상자에게 내보여야 한다.

다만 급여비용심사기관인 심평원은 현지확인을 위해 필요한 자료를 요청하는 범위 내에서 독자적 행정조사권을 갖고, 복지부 장관의 요청에 따라 의료급여기관에 대한 현지조사를 지원할 수 있다.

이에 사법부는 그간 의료급여기관에 대한 현지조사 권한은 복지부 장관에 있고, 복지부 소속 공무원이 현지조사를 실제로 집행해야 한다고 해석해왔다.

물론 의료급여법 시행령 제18조는 '심사평권이 보건복지부장관의 의료급여기관에 대한 검사업무를 지원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복지부 장관의 명을 받은 복지부 소속 공무원이 의료급여기관에 대한 현지조사를 현장에서 집행하는 것을 전제로 심평원 소속 직원이 보험급여비용의 심사·조정, 보험급여의 적정성 평가 등의 확인을 위해 필요한 자료를 요청하는 등의 보조를 할 수 있다는 의미인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재판부는 심평원 직원이 복지부 소속 공무원의 실질적인 지휘와 감독을 받지 않고 의료급여기관에 대해 현지조사를 독자적으로 집행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판단이다.

이에 따라 심평원은 지원만 가능할 뿐 그 권한을 넘어선 현지조사권을 장관으로부터 위탁받은 것이 아니기에 심평원 직원으로만 이뤄진 현지조사에서 수비된 자료는 행정처분의 근거가 될 수 없다고 봤다.

결국 재판부는 "해당 처분의 근거가 된 B노인전문병원과 C의료원에 대한 현지조사는 권한이 없는 자에 의해 실시된 하자가 있는 위법한 행정조사"라고 규정하고, "이 사건 각 처분은 원고의 나머지 주장에 대해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위법하다"고 복지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원고 A의료법인에 내린 모든 행정처분을 취소하라고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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