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품 특허 딜레마‥"비용절감부터 vs 신약개발 악화 우려"

의약품 접근성 차원 특허제도 개선 요구↑‥ 政·産 "특허권 제한 신중한 검토 필요"
신은진기자 ejshin@medipana.com 2020-12-02 12:25
 
[메디파나뉴스 = 신은진 기자] 코로나19 치료제 및 백신 개발을 두고 전세계 제약사가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보다 더 많은 국민들의 의약품 접근성 향상을 위해 특허권 효력 범위 제한을 둘러싼 충돌이 거세지고 있다.
 
2일 더불어민주당 서영석, 이동주 의원 주최로 개최된 '코로나 시대의 의약품 접근권' 토론회에서는 의약품 접근성 개선 차원의 특허권 제한 필요성을 두고 난상토론이 벌어졌다.
 
먼저, 최홍조 건양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코로나19 상황을 맞아 더욱 산업계의 이해가 아닌 보험가입자 관점의 의약품접근성을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홍조 교수는 "그간 의약품 접근권 문제는 그동안 제약산업과 환자 그리고 규제당국 사이의 논의가 주를 이루어졌는데 이 시점에서 '사람 중심 관점'의 논의가 이루어져야 한다"며 "실제 의약품 접근권 논의의 가장 중요한 이해당사자는 환자뿐만 아니라, 예방의 전 과정에 참여 혹은 대상이 되는 전국민 혹은 모든 시민이다. 백신의 강제실시로 인한 직접적 수혜자는 아직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은 사람이다"고 밝혔다.
 
이어 "합리적인 가격, 저렴한 가격으로 의약품에 접근할 수 있다면 가장 큰 수혜자도 바로 시민이다. 우선판매품목허가권으로 인한 후발의약품의 약가 인하를 방해하는 문제도 이런 관점에서 살펴보아야 한다"고 부연했다.
 
환자규모의 변화대비 진료비 추이를 고려할 때, 의약품 비용 절감 차원에서 의약품 접근성 문제를 살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보험가입자인 국민들이 더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제를 더 저렴한 가격에 이용할 수 있게 해야지, 제약사의 특허 보호에 중점을 두고 정책이 진행되어선 안된단 주장이다.
 
최 교수는 "허가특허연계제도로 인한 우선판매품목허가는 약제비 절감효과가 크지 않고 결과적으로 높은 약제비를 건보료로 지불하는 기간을 늘린다. 가입자의 입장에서는 제도적 약점으로 인해 불필요한 비용지불이 지속되는 것이다"며 "혁신적 치료제의 가치를 부정하는게 아니다. 제약계는 산업의 이익을 계속 주장하려면 그 주장이 어떻게 의료비용 절감으로 이어지는지, 의약품의 특허가 전세계 의약품 접근성에서 어떤 긍정적 역할을 했는지도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제약계는 의약품 특허권이 국민들의 의약품 접근성을 저하시킨다는 주장을 반박했다.
 
김윤호 제약특허연구회 회장(한미약품 이사)는 "시민단체에서는 허가특허연계제도 하에서 판매금지제도로 인해 영향을 받은 제네릭 의약품의 수가 적기 때문에, 판매금지제도가 한국에서 특허 보호에 유용한 제도가 되지 못한다고 하는데, 이는 제네릭 의약품을 개발할 때 후발 제약사들이 판매금지를 당하지 않기 위해 특허 전략을 잘 세웠기 때문에 나온 결과다"고 밝혔다.
 
김윤호 회장은 "특허 도전과 관련 심판 개수가 확연이 줄어 우판권을 통한 특허 도전 장려 목적이 빛을 잃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을 수 있는데 이는 우판권 취득 요건 중 하나가 '최초 심판 청구 또는 최초 심판 청구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심판 청구'이기 때문이다"면서 "또한 우판권 도입이 불필요한 소송을 유발해 제네릭 비용을 증가시킨다고 하는데 우판권이 도입됨으로써 허가 신청전 특허 검토 및 소송을 진행하여 특허 관계를 분명히 함으로써 분쟁 가능성이 줄어들어 오히려 개발 비용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특허 전문가들과 정부는 특허발명의 강제실시권 허여 등 특허권 제한과 관련한 우려를 표하며 제약계와 유사한 입장을 보였다.
 
윤경애 법무법인 율촌 변리사(지식재산위원회 바이오IP 특위 위원)은 "코로나19 상황이긴 하나 이로 인해 의약품 공급 부족을 심각하게 우려할 상황으로 보긴 힘들다"면서 "의약품 강제실시권을 허여하는 경우 오히려 제약사의 신약연구개발 의지를 꺾게 될 우려가 있다.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의 경우에도 R&D나 추가임상을 위해 막대한 자금이 필요함을 고려한다면 특허권 문제는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현재 우리나라 정부는 코로나19 치료제 및 백신 임상3상 기업들과 중요한 협상을 진행중인데 정부사용을 위한 특허발명의 강제실시는 기본적인 신뢰관계를 깨뜨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신원혜 특허청 특허심사제도과과장도 "현행 법령상 특허권 강제실시 발동에 제약이 없어 개정 실익이 낮다. 또한 특허권은 헌법에 근거한 재산권이자 발명자의 권리이기 때문에 특허권자의 정당한 이익을 부당하게 제한할 수 없다"면서 "공공의 이익을 위해 특허권의 효력을 과도하게 제한하는 경우 인센티브 약화에 따른 기술혁신의 둔화가 우려된다. 메르스의 경우 시장성 등 경제적 유인이 낮아 대형 제약사가 백신 개발을 포기했다"고 지적했다.
 
신 과장은 "의약 특허권의 효력을 제한함에 따라 얻게 될 공중보건 상의이익과 혁신적 치료제 개발로 얻는 이익을 비교형량하는 등 효력 제한 범위에 대한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코로나19 등 국가적 재난을 극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조제행위 등에 모든 의약 특허권의 효력을 제한하는 것이 궁극적으로 국민보건을 위한 것인지에 대한 깊은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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