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정부 각종 '의무화 법' 추진에 노이로제 걸린 의료계

의료계 반대로 수술실 CCTV설치,실손보험 청구대행 의무화는 논의 보류
의료분쟁 조정 거부시 서면 설명, 비급여 설명 의무화 등 추진에 반발
박민욱기자 hopewe@medipana.com 2020-12-04 06:07
[메디파나뉴스 = 박민욱 기자] 국회에서 수술실 CCTV설치, 실손보험 청구대행 등 의무화를 골자로 한 의료관련 법안이 의료계 반대로 더이상 논의가 진전되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회나 정부 입법으로 각종 '의무화 법'이 계속 나오고 있어, 의료계가 여전히 긴장하고 있다.
 

 
 
◆ 의료분쟁 조정 거부시 서면 설명 의무화…"자율적 분쟁 해결 취지 위배"

앞서 의료기관이 의료분쟁 조정신청을 거부할 경우, 서면으로 거부 사유를 반드시 밝혀야 한다는 법안이 발의되자 의사단체가 반대의견을 개진했다.

대한의사협회(회장 최대집, 이하 의협)는 지난 2일 "이미 의료분쟁조정중재원의 조정의 분쟁해결 절차가 있는데 사유서 제출을 의무화하고, 미제출시 강제적으로 조정절차를 개시하도록 하는 것은 당사자 간 자율적 분쟁 해결을 기본으로 하는 조정제도의 취지에 반한다"고 반발했다.

최근 더불어민주당 김상희 의원은 피신청인 조정 불응사유 관련한 '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의료분쟁 조정에서 의료기관이 조정신청을 거부하는 경우, 그 사유를 서면으로 제출하도록 의무화해 신청인이 조정 불응사유를 알 수 있도록 한다.

그동안 의료기관이 조정신청에 응하는 의사를 통지하지 않아 조정신청이 각하되는 경우, 분쟁조정을 신청한 당사자는 사유조차 알지 못한 채 각하통지를 받았다. 따라서 의료사고 피해자는 결국 민사 소송으로 가거나 경찰·검찰의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김 의원 측은 "분쟁의 원인이 된 사건에 대해 모든 정보를 가지고 있는 의료기관이 조정신청에 불응하는 사유를 밝혀히 신청인에게 사고에 대한 최소한의 정보를 제공하고자 법안을 발의했다"고 취지를 밝혔다.
 
이에 의협은 "사고 발생시 환자는 의료기관에 진료기록부 등을 요청할 수 있고, 의료기관 역시 이에 대한 제출 의무를 가지고 있기에 개정안에서 의도하는 환자에게의 최소한의 정보 제공은 이미 충분히 이루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피신청인의 의료행위가 적절하고 악결과는 인과관계가 없는 현실에서 조정신청서를 받은 피신청인이 조정에 응하지 않는 사유를 서면으로 제출하게 하는 것은 적절한 의료행위를 했던 피신청인의 시간과 비용에 손해를 발생하게 하는 것이다"고 의견을 개진했다.
 

 
◆ 비급여 사전설명 의무화…"업무부담 현실적 불가능"

아울러 정부가 의사들의 비급여 사전 설명 의무화를 추진하자 의사단체가 반기를 들었다.

3일 민초의사연합(이하 민의련)은 "보험급여에 대한 심사·평가 이외 보험급여가 적용되지 않는 의료 행위에 대해 정부가 의료공급자에게 사전설명제도 시행을 예고하고, 이를 비급여 비용 통제를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려는 시도가 진행되고 있어 의료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앞서 정부는 비급여 진료비용 실태조사 및 정보 공개 대상을 의원급 의료기관까지 확대하는 한편, 의료기관 개설자에 직접적인 비급여 사전설명 의무를 부여하는 내용의 개정 의료법 시행규칙을 공포하고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에 들어간다고 예고했다.
 
이에 의료계에서는 "정부가 단지 국민의 전체 의료비를 통제하기 위한 수단으로 비급여 의료 행위에 대해 관리 종합대책을 수립한다"고 보고있는 것.

민의련은 "'비급여 진료에 대한 제한적 정보 제공과 국민의 합리적 선택권 기반 부재로, 비급여 진료에 대한 선택권과 건강권에 제약이 발생한다'라는 추상적인 주장에 따라 불분명한 근거에 기초하여 의료법 시행규칙을 개정하려는 정부의 시도에 절대 반대하고, 즉각적인 철회를 요청한다"고 당부했다.

'비급여 사전설명' 의무화는 의사들 뿐만 아니라 치과의사들도 반대 입장을 피력했다.

대한치과의사협회(회장 이상훈)는 "병원급 이상의 규모가 큰 의료기관에서 의료기관 개설자가 직접 모든 환자에게 비급여 대상의 항목과 가격을 설명하는 것은 불가능하거니와, 규모가 작은 의료기관에서도 한정된 인적자원에서 의료기관 개설자가 직접 비급여 대상의 항목과 가격을 설명하는 것 또한 과중한 업무부담으로 진료본연업무의 차질로 이어질 수 밖에 없을 것이다"고 의견을 냈다.

실제 진료현장에서 현실성도 전혀 없고, 의료인을 범죄자로 양산할 수 있는 '의료법 시행규칙'은 독소조항으로 재개정해야 한다는 것이 의료계의 하나된 목소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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