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이프렉사' 손배소송, 후발주자 특허도전 부담 덜었다

대법원, 제네릭 출시 인한 약가인하에 "위법 없다" 판단… 활발한 특허전략 수립 가능
김창원기자 Kimcw@medipana.com 2020-12-05 06:08

[메디파나뉴스 = 김창원 기자] 지난달 26일 대법원은 한국릴리가 한미약품과 명인제약을 상대로 청구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상고를 기각했다. 이 같은 대법원의 판단에 따라 제네릭 조기 출시를 위한 제약사들의 특허전이 더욱 활발해질 수 있게 됐다.
 
이 손해배상 소송의 시작은 지난 2008년 '자이프렉사'의 특허가 무효라는 심판이 청구되면서 시작됐다. 당시 한미약품과 명인제약은 특허무효심판을 청구해 2심에서 승소했고, 이후 2011년 제네릭인 '올란자'와 '뉴로자핀'을 각각 출시했다.
 
하지만 대법원이 2심 판결을 뒤집고 릴리의 승소를 인정했으며, 릴리는 이를 근거로 한미약품과 명인제약에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제네릭 출시에 따라 보험약가가 인하되는 손해를 입었고, 여기에 제네릭 판매에 따른 손해까지 배상하라는 취지였다.
 
손해배상 소송에서는 한미약품과 명인제약이 서로 다른 결과를 맞이했다. 한미약품은 1심과 2심 모두 승소한 반면 명인제약은 모두 패소하면서 상반된 모습을 보였던 것.
 
그러나 이번 대법원 판결에서는 한미약품과 명인제약 모두 승소하는 것으로 10여 년간의 법정 다툼이 일단락됐다.
 
주목되는 점은 대법원의 이번 판결에 따라 향후 제네릭 조기 출시에 도전하는 제약사들이 부담을 덜 수 있게 됐다는 점이다.
 
메디파나뉴스가 대법원의 이번 판결문(한미약품 사건)을 분석한 결과 가장 큰 영향이 예상되는 부분은 ▲특허소송 최종 확정 이전 제네릭 출시의 위법여부 ▲제네릭 출시와 오리지널 제품의 상한금액 인하의 인과관계 두 가지에 대한 대법원의 판단이다.
 
특허소송이 최종 확정되기 이전에 제네릭을 출시한 것에 대해 대법원은 위법이 아니며, 제네릭 출시가 자이프렉사의 상한금액 인하와 상당인과관계가 있지 않다고 판단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특허법 제133조 제3항에 따라 특허를 무효로 한다는 심결이 확정돼야 그 특허권은 처음부터 없었던 것으로 되므로, 특허무효심결이 확정되기 전까지 특허는 무효가 아니다. 그렇지만 한미약품은 특허법원이 진보성 부정 판결을 선고하자 '특허분쟁의 승소가능성 등'을 소명해 제네릭 제품의 판매예정시기를 변경신청했고, 이러한 행위를 위법하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는 것.
 
또한 이 같은 판매예정시기 변경신청은 자이프렉사의 상한금액을 인하해 달라는 약제 상한금액 조정신청이 아니고, 두 제약사의 제네릭 제품의 상한금액은 관련 규정에 따라 최초등재제품인 자이프렉사 상한금액의 일정비율로 정해지기 때문에 자이프렉사의 상한금액 인하라는 손해를 가할 의도로 판매예정시기 변경신청을 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자이프렉사의 상한금액이 인하된 것은 보건복지부장관이 고시를 했기 때문이지, 두 제약사가 제네릭 제품을 제조·판매했기 때문이 아니므로 자이프렉사의 상한금액 인하의 원인이라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이 사건 판매예정시기 변경신청을 한 이후 복지부장관이 이 사건 고시로써 원고 제품의 상한금액 인하 시행시기를 변경해 원고(릴리)가 원고 제품의 상한금액 인하라는 불이익을 입게 된 측면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피고(한미약품)의 신청행위를 위법하다고 보기 어려운 점, 복지부장관의 이 사건 고시를 위법한 처분이라고 볼만한 자료도 없는 점, 관련 규정의 취지가 국민건강보험 재정을 건전화해 원활한 요양급여를 지속적으로 보장하는 데에 있다는 점과 국민건강보험제도의 공익적 성격 등을 고려하면, 원고의 불이익은 제네릭 의약품의 요양급여대상 결정신청이 있으면 복지부장관이 최초등재제품의 상한금액을 인하할 수 있고, 최초등재제품 특허의 무효가능성이 소명되면 제네릭 의약품을 약제급여목록표 등재 후 즉시 요양급여대상 약제로 판매할 수 있도록 한 관련 제도를 채택한 결과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릴리가 자이프렉사의 상한금액에 관해 갖는 이익은 이러한 제도의 테두리 내에서 보호될 수 있는 것에 불과하고, 그 제도에서 정한 절차에 따른 결과가 릴리에게 불리하게 작용하더라도 이를 한미약품의 책임으로 돌릴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대법원의 이 같은 판단을 일반화해서 생각하면, 제네릭 조기출시를 위해 특허에 도전하는 제약사가 특허심판 1심 혹은 2심에서 승소한 뒤 이후 패소할 것에 대한 부담으로 출시를 늦출 필요가 없어진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특허심판 1심에서 승소하고 품목허가 및 보험급여까지 모두 받아 곧바로 출시할 수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오리지널 제약사가 2심을 청구하자 패소 가능성에 대한 부담으로 출시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었다. 패소 이후 손해배상 소송이 청구되면 경우에 따라서는 거액의 배상금을 지불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법원의 이번 판결에 따라 이 같은 부담을 해소하게 된 것으로, 결과적으로 제네릭 조기 출시를 노리는 제약사들은 더욱 활발하게 특허 전략을 수립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2020 메디파나뉴스, 무단 전재 및 배포금지>'대한민국 의약뉴스의 중심'메디파나뉴스

관련 기사

이런 기사 어때요?

[제약ㆍ바이오] 최근기사

많이 본 뉴스


댓글 쓰기

독자들이 남긴 뉴스댓글


Generic & OTC


김창원기자의 다른 기사

로그인/회원가입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