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기한 지난 감기약 판매 약사 무죄… "판매 목적 의도 없어"

법원, 약사법 위반 공소사실 제기에 무죄 판결
"형사처벌 위험 감수할 정도의 경제적 이득 없어"
이호영기자 lhy37@medipana.com 2021-01-04 06:05
[메디파나뉴스 = 이호영 기자] 사용기한이 지난 의약품을 판매한 약사가 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판매 목적으로 사용기한 경과 의약품을 진열한 의사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대전지방법원 서산지원은 최근 이같이 약사법 위반으로 기소된 A약사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이번 사건은 지난해 5월 22일 A약사가 사용기한이 5월 16일까지인 감기약 7갑을 진열해 놓고 1갑을 손님에게 3,000원을 받고 판매하면서 시작됐다.
 
검찰은 A약사가 사용기한이 지난 의약품을 판매하거나 판매의 목적으로 저장·진열하지 않아야 한다는 내용의 약사법을 위반한 것으로 보고 공소사실을 제기했다.
 
이에 법원은 A약사가 의약품 사용기한이 경과했음을 인식하고 용인하는 의사를 갖고 진열·판매했거나 판매 목적으로 해당 의약품을 진열했다는 점이 증명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먼저 재판부는 A약사가 이미 사용기한이 경과한 상태에서 해당 의약품 진열을 시작했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고 공소사실의 범행일을 기준으로 해당의약품은 사용기한이 1주일이 채 경과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한 A약사가 그간 약국 내에서 의약품을 관리해 온 행태를 보면 정기적으로 약 2개월에 한 차례씩, 그리고 수시로도 약국에서 근무하는 직원들과 함께 약국 안쪽에서부터 바깥쪽 진열대까지 의약품들의 사용기한을 점검해 사용기한이 임박한 의약품들은 제약사에 대한 반품을 위해 별도로 빼내 보관했다는 점이 확인됐다.
 
이에 재판부는 A약사가 사용기한이 임박하거나 경과할 때까지 판매되지 않은 의약품들을 반품하는 과정에서 특별히 비용을 추가로 부담하는 것이 아니고 새로 주문해 진열·판매하면 동일한 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형사처벌의 위험까지 감수하면서 사용기한이 지난 의약품을 판매할 경제적 유인이 없다는 설명이다.
 
재판부는 "약국 의약품 관리행태와 반품절차 등을 고려하면 사용기한이 경과한 의약품을 적기에 포착해 진열대에서 빼두지 못한 과실은 인정할 수 있을지라도 사용기한이 경과한 의약품을 판매의 목적으로 진열하거나 실제로 판매하는 것을 용인하는 의사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시했다.
 
이어 "약국에 근무한 당시 직원이 신입으로 들어와 약국이 어수선한 상황까지 겹쳐 약국에 비치된 많은 양의 의약품들의 사용기한 중 일부를 실수로 확인하지 못하고 놓친 것 같다고 증언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이번 사건을 맡은 법무법인 규원 우종식 변호사는 "해당 판결은 법령에 특별한 규정이 없는 이상 조제실수와 마찬가지로 과실범은 처벌할 수 없다는 것"이라며 "유효기간이 지난 의약품을 조제하거나 판매해도 괜찮다는 것이 아니라 관리업무를 꾸준히 했음에도 실수로 판매한 것에 대해 처벌할 수 없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 변호사는 "만약 실수했다면 보건소나 경찰조사에서 유효기간이 지난 의약품을 판매하려는 목적이나 고의가 없었다는 점에 대해 충분히 근거와 함께 설명해야 한다"며 "약사법 및 의약품 등의 안전에 관한 규칙에서 명확히 규정하고 있는 판매 목적에 대한 판단 없이 일률적으로 처분하고 고발하는 실무에 변화가 있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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