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간호사들을 '더' 지치게 하는 '파견 간호사'?

방호복 착용법 미숙지·기본 처치도 미흡한 파견간호사 많아‥기존 간호사 업무 과중
3배에서 4배 가까이 차이나는 파견 간호사와의 임금 격차에 "박탈감‥보상 제시해야"
조운기자 goodnews@medipana.com 2021-01-07 11:55
[메디파나뉴스 = 조운 기자] 코로나19 최전선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는 간호사들의 한계가 '파견간호사'들로 인해 임계점에 다다르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원 나온 파견인력이 오히려 기존 간호사들의 업무를 과중시키는 것은 물론, 3배 까지 차이는 수당 등으로 기존 간호사들이 의료현장을 등지는 사태까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코로나19 3차 대유행으로 코로나19 전담병원들의 인력 부족이 심각해지고 있는 가운데, 정부는 지난해 12월부터 2주 또는 3주 가량 임시검사소 및 전담병원에서 근무할 간호사와 간호조무사를 긴급으로 모집했다.

연일 계속되는 긴급 사태에 대한간호협회와 대한간호조무사협회를 중심으로 지원자가 모집됐고, 간호사 4,800여명, 간호조무사 2,300여명이 이에 지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각각 수도권 임시 선별진료소 및 코로나19 전담 병원으로 파견돼, 인력 부족으로 허덕이는 기존 병원 의료인력을 돕게 된다.

문제는 유휴 간호사의 비율이 약 50%를 차지하고 있고, 코로나19 환자진료 근무 경험이 거의 없는 간호사들이 많음에도, 곧바로 코로나19 전담병원에 배치되면서 기존 현장 간호사들과 마찰을 빚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저는 코로나 전담병원 간호사입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와, '파견간호사'들로 인한 어려움을 전해 관심을 받고 있다.

해당 청원인 A씨는 경기도 소재 코로나19 전담병원인 공공병원에서 근무하는 간호사로, 지난 8월부터 파견간호사들이 지원을 오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파견간호사들에게 감사함은 물론 존경심을 느끼는 것은 사실이나, 늘어나는 확진자 수로 인해 쏟아지는 업무량에 점차 소진되고 있는 기존 인력들에게 필요한 존재는 '우리의 일을 맡길 수 있는 인력'이라고 쓴소리를 했다.

A씨는 "어떤 분들은 방호복 착용 경험뿐 아니라 간호사로서의 업무 경험 또한 미숙해 파견 즉시부터 며칠 동안 신입 간호사에게 하듯, 기초적인 것부터 교육이 필요했습니다. 기존의 업무량도 과중한 저희에게는 그것이 큰 부담으로 다가왔습니다"라고 현실을 밝혔다.

특히 중증도가 높아지면서 직접적인 주사 등 간호처치가 많아지고 중요해지게 됐음에도, 기본적인 주사처치(정맥주사, 근육주사, 피하주사-인슐린 등의 용법이나 용량)에 대해서도 무지한 간호사들이 많아 단독으로 업무 수행이 어려워 기존간호사가 파견간호사의 처치를 재차 확인해 오히려 업무 가중이 발생하고 있었다.

A씨는 "기존 간호사로서의 업무를 하기에도 벅찬 상황인데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파견간호사를 지원받게 되면 기본적인 업무에서부터 간호사로서의 트레이닝까지 제공해야 합니다. 그것은 파견간호사를 한 달 간격으로 받을 때마다 똑같이 반복되었습니다. 이는 기존 인력들의 소진을 더욱 촉진하는 일이었습니다"라고 전했다.

또한 지속적으로 제기된 파견간호사와 기존간호사 간의 업무수당 차이도, 기존 간호사들을 힘들게 만드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기존의 코로나 전담병원 인력들은 파견 인력이 받는 임금의 1/3(야간근무수당 포함)에서 심하게는 1/4에 채 미치지 못하는 금액을 받고 있었다.

이 같은 문제는 지난해 12월 23일 전국보건의료노동조합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의료인력 소진·이탈 대책 마련 촉구 기자회견'에서도 제기된 내용이다.
 

보건의료노조에 따르면, 실제로 모 의료원 간호사의 월 수령액은 기본급 162만4,400원에 직급보조비, 야간근무수당, 제 수당 등을 포함해 257만8,000원 가량인 데 반해, 파견 간호사의 한 달(23일 근무) 근무 기준 수령액은 근무수당 460만원이며 위험수당 125만원과 전문직 수당 115만원을 포함하면 총 700만원으로 기존 간호사의 3배 가까이 벌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이는 이틀의 밤근무 수당 및 숙소지원비가 미포함된 액수다.

청원인 A씨는 "병원 사정을 잘 알고 있는 기존의 직원들이 당연히 더 많은 업무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이러한 차이는 회의감 또한 느끼게 만들었습니다. 물론 오로지 금전적인 보상을 위해서만 일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실제적으로 눈에 보이는 보상에서 이리 차이가 나니 기존 인력들의 탈력감은 더욱이 크기를 키워가고 있습니다"고 호소했다.

이에 청와대를 향해 ▲파견 간호 인력 선발에 대한 기준을 상향할 것 ▲기존의 코로나 대응 인력에게도 그에 상응하는 보상을 제시해 줄 것을 요청했다.

한편, 이 같은 애로사항으로 코로나19 전담병원에서 근무하던 기존 간호사들 중 일부는 병원을 사직하고, 파견 간호사에 자원하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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