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기간' 지났는데 '부당해고' 주장 외과 과장‥"구제 불가"

근로계약서 일부에 '기간의 정함이 없는 계약' 명시했지만‥부주의로 잘못 기재
당사자가 '계약직' 인지하고 있고, 구두로 재계약 불가 통보해 계약갱신 기대권 없어
조운기자 goodnews@medipana.com 2021-01-08 12:00
[메디파나뉴스 = 조운 기자] 계약직 특정업무직으로 근로계약서를 작성했음에도, 근로계약 자동갱신을 기대했다며 병원 측의 계약기간 만료 통보가 '부당해고'라고 주장한 의사에 대해 법원이 병원의 손을 들어줬다.
 

최근 서울행정법원은 A병원이 의사 B씨가 중앙노동위원회에 신청한 '부당해고 구제 재심신청' 결과를 취소해 달라는 소송을 제기해, 법원 측이 '재심판정 취소' 처분을 내렸다.

A병원은 직원 330여 명이 근무하는 종합병원으로 지난 2016년 12월 경 B씨와 근로계약을 체결했다.

2017년 1월 1일부터 A병원 ㅁㅁ외과 의사로 업무를 수행한 B씨는 지난 2018년 12월 3일경, A병원으로부터 이달 말로 계약기간이 만료된다는 사실을 통보 받았다.

B씨는 이 해고 통보가 부당하다고 주장하면서 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했고, 지방노동위원회는 당시 'B씨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이므로 이 사건 계약기간 만료 통보는 해고에 해당하고, 원고는 해고사유를 서면으로 통지하지 않아 근로기준법 제27조를 위반했으므로, 위 해고는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B씨의 구제신청을 인용했다.

이에 불복한 A병원의 재심신청에 대해 중앙노동위원회에는 초심판정과 같은 이유로 재심신청을 기각했고, 결국 A병원은 서울행정법원에 '부당해고구제 재심판정 취소' 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른다.

A병원은 B씨를 특정업무직(계약직)으로 채용했고, 근로계약서의 '계약기간'은 담당 직원의 부주의로 잘못 기재된 것이라고 주장하며, B씨를 채용할 때 채용공고를 통해 '3년 이내 임기'로 '특정업무직'을 채용한다는 점을 명시했고, 근로계약 체결 전 B씨와 면담할 때에도 계약직으로 채용한다는 점에 대해 설명해 B씨도 이를 잘 알고 있었다고 항변했다.

나아가 "설령 B씨가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B씨는 이 사건 병원의 직원들과 불화가 있었고, 환자들에게 부적절한 언행을 했으며, 고객만족도 설문조사에서 2회 연속 낮은 점수를 받는 등 근무태도가 불량해 근로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불가능했다. 따라서 이 사건 계약기간 만료 통보는 정당하다"고 밝혔다.

반면 B씨 측은 근로계약 체결 당시 '기간의 정함이 없는 계약'을 체결했고, 본인은 지인의 소개를 받아 A병원에 입사해 채용공고 내용을 전혀 알지 못한다고 반발했다.

이 같은 B씨의 주장에도 재판부의 판단은 노동위원회와 달랐다.

지난 2016년 12월 경 B씨가 A병원과 근로계약을 체결할 당시 동석했던 증인 C씨는 계약당시 B씨에게 계약직으로 채용한다는 점과 계약기간이 1년이라는 점을 설명했다고 밝히며, 오히려 B씨가 주4회 근무를 하고 싶다는 말뿐 정규직 채용을 요구한 적이 없었다고 증언했다.

또 노동위원회의 부당해고 판정에 큰 기여한 근로계약서 상 '근로기간' 부분은, 당시 B씨가 A병원을 다시 방문하기 어려워 근로조건을 협의한 당일 근로계약서를 급히 준비해 미처 수정하지 못한 부분이었다고 밝혔다.

실제로 해당 근로계약서의 뒷부분 계약기간에는 '기간의 약정이 없는 근로계약으로 한다'고 기재돼 있으나, 'A병원은 2016년 12월 16일 병원운영위원회 심의·의결을 거쳐 B씨를 D외과 과장을 특정업무직으로 채용하기로 결정하고 대외적인 채용공고에도 특정업무직(계약직)으로 채용한다'는 점을 계약서에 별도로 명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17년 1월 1일 자 인사발령문에도 B씨가 특정업무직이라는 점과 계약기간이 2017년 1월 1일 부터 2017년 12월 31일까지라는 점이 명시됐고, 근로조건 협의 당시 동석했던 이들 모두 그 당시 C씨가 B씨에게 계약직으로 채용한다는 점에 대하여 설명했다고 진술했다.

한편, B씨는 본인의 계약기간이 2017년 12월 31일까지임에도 A병원이 다시 2018년 1월 1일부터 2018년 12월 31일까지로 하는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은 점을 미뤄볼 때, 이 근로계약은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이며, 별다른 언급이 없을 경우 계약기간이 묵시적으로 연장된다고 기대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A병원 증인 C씨는 당시 2017년 말에는 B씨와 근로계약을 해지할 의사가 없어 별도의 제스처를 취하지 않았다고 설명하며, 2018년 1월 1일자 근로계약서 재작성을 누락한 인사담당자를 경고처분을 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2018년 들어 성과급제 시행에 따른 급여 삭감 문제로 B씨와 갈등이 발생하면서, A병원 측은 B씨에게 2018년 12월까지 고정급을 지급하기로 하되 2018년 10월까지 저조한 실적이 계속되면 2019년 재계약은 어렵겠다고 합의를 봤다.

또 부적절한 언행 및 불성실한 근무태도 등이 계속해서 제기되면서 병원 측이 B씨에게 이를 개선할 것을 요구했으나, B씨가 이를 이행하지 않은 점 등으로 인해 A병원은 2018년 10월 말 B씨에게 재계약이 불가능함을 구두로 통보한 사실도 알려졌다.

이에 재판부는 "낮은 실적을 개선하지 못하면 재계약을 체결하지 않기로 하는 조건에 동의했다고 봄이 상당하고, B씨가 2018년 10월경까지 낮은 실적을 개선했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으므로, B씨에게는 이 사건 근로계약 갱신에 관한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된다고 볼 수 없다"고 봤다.

따라서 B씨는 '기간제 근로자'에 해당하며, 근로계약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도 인정될 수 없으므로, A병원과 B병원의 근로계약은 기간 만료 통보로 종료된 것이므로 중앙노동위원회의 '부당해고' 재심판정은 위법하다는 결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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