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위 뚫고 청와대로‥코로나19 전담병원 "버티기 힘들다" 호소

기존·파견인력과 차별 문제 해결 위한 정부 대책에 "전형적 탁상행정" 비판
'생명안전수당' 평등 지급, 개산급 현실화, 현장-중대본 직접적 소통창구 마련 요청
조운기자 goodnews@medipana.com 2021-01-12 11:55
[메디파나뉴스 = 조운 기자] 최전방에서 코로나19와 싸우는 코로나19 전담병원 인력들이 정부의 대책에도 불구 전담병원 역할을 하고 있는 지방의료원 등에서 소진과 역차별로 인한 줄사직이 여전하다고 청와대에 호소했다.

실제로 경기도 B의료원의 경우 7일 기준, 1월 사직자만 벌서 7명인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이들은 정부 대책에 대해 '돈을 쓰면서도 욕만 먹는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라며 강도높은 비판을 쏟아내며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가 직접 현장과 소통하며 현실적 방안을 내 놓아야 한다고 눈물로 호소했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이하 보건의료노조)가 12일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코로나19 전담병원 노동자의 소진과 이탈 문제 해결을 요청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날 코로나19 전담병원 소속 간호사는 환자들을 뒤로 하고 청와대 앞에 선 현실을 유감이라고 말하며, 사명감으로 지난 1년 간 버텨왔던 보건의료노동자들을 정부가 외면 해서는 안된다고 눈물로 호소했다.

앞서 정부는 코로나19 전단병원 간호사들이 높아진 중증도로 인해 업무량과 업무시간 등이 증가하며 인력 소진되고 있는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일부 기관에 파견 인력을 배치했지만, 오히려 이로 인해 기존 전담병원 간호사들의 어려움이 더욱 심해지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 바 있다.

파견인력의 숙련도 차이가 크고 병원마다 다른 체계에 적응하는데 별도의 교육이 필요해 오히려 기존인력들이 파견인력으로 인해 업무가 증가함에도 불구, 파견인력을 보낸 병원에 확진 환자를 더 많이 배정해 기존 전담병원 인력의 업무 과중이 오히려 심화됐기 때문이다.

게다가 코로나19 파견 간호사들이 기존 전담병원 간호사의 3~4배 가까이 많은 업무수당을 받는 사실도 알려지며, 기존 간호사들의 박탈감이 높아져 사직과 이탈을 부추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지난 8일 중앙사고수습본부는 파견인력과 기존 전담병원 인력 간 보상 격차를 줄이기 위해 중증환자 전담병상 간호인력에 추가 간호수당을 지급하고, 코로나19 간호사 수당을 야간관리료 형태로 지급한다는 안을 발표했다.

하지만 이날 보건의료노조 이선희 부위원장은 "야간간호관리료의 70%는 인건비로 지급돼야 하나, 대다수 공공의료기관이 지금까지 이를 간호사에게 제대로 지급하지 않기에 이탈 방지책으로 유효하리라 생각하기 어렵다. 더불어 야간간호관리료 형태로 보상이 지급될 경우, 야간근무를 하지 않지만 확진 환자를 간호하는 많은 간호사가 누락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전담병원은 간호사뿐 아니라 간호조무사·의료기사·방역 담당 인력 등 다양한 직종의 보건의료노동자가 힘을 합쳐 코로나19에 맞서 싸우고 있음에도, 정부가 최근 발표한 보상 대책안은 일부 직군에 한정돼 형평성 문제 등도 제기되고 있다.

이선희 부위원장은 "현장 상황을 제대로 이해한 보상책이 마련되지 않을 시, 사태 장기화로 이미 소진된 전담병원 내에서 갈등만 더욱 증폭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꼬집었다.
 
실제로 한 코로나19 전담병원 간호사는 "10년을 지방공공병원에서 일해왔지만, 떠나는 후배들을 붙잡을 수가 없었다. 명분이 없었기 때문이다. 더 좋은 여건에서 대우를 바라는 후배 간호사들에게 해 줄 말이 없었다"며, "간호사도 사람이다. 사명감으로 현장을 지켜왔지만,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눈물지었다.
이에 이날 보건의료노조는 코로나19 전담병원 노동자의 퇴직과 이직을 막기 위해 정부와 책임부서가 전담병원 현장과 직접 소통하며 책임있는 자세로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들은 구체적으로 ▲코로나19 전담병원 노동자들에 대한 소진, 이탈 방지 대책 시급히 마련 ▲코로나19 전담병원의 정원 한시적 확대 ▲현장의 상황을 반영한 실효성있는 보상 방안 마련 ▲코로나19 전담병원의 손실보상 현실화 및 월 필수경비에 대한 신속한 지원 ▲현장과의 직접 간담회 실시 등 통해 청와대가 책임 있게 해결 등을 촉구했다.
 
특히 정부가 마련한 간호사 지원 대책에서 야간간호관리료가 3배 인상됐다고 하나, 실제 재원은 코로나19 환자당 13,310원으로 70여 명 환자를 보고 있는 A의료원의 경우 월 3천만 원도 안 되는 재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마저도 직접적인 수당 형태가 아니여서 코로나19로 인해 발생하고 있는 전담병원들의 기존 적자문제 해소를 위해 집행될 개연성이 높아 코로나19에 대응하는 간호사에게 직접 지급될지 의문이 제기된다.

따라서 제한적인 수가 인상 방식 말고 코로나19 전담병원 노도자에 코로나19 종료 시까지 정기적인 '생명안전수당'을 지급하는 방식을 적극 검토해, 코로나19에 대응하는 전체 인력과 의료기관으로 확대 시행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나아가 손실보상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으나 현장에서는 임금체불 걱정, 일반환자 진료, 부족한 인력을 호소하고 있는데, 매달 인건비도 못 미치는 개산급이 지급되는 현실도 문제로 제기하며, 개산급을 현실화하면서 전담병원들의 월 필수경비를 보상해 경영적 사유로 전담병원이 필수의료를 제외하고는 외래를 운영하거나 일부 과들을 운영하는 일들이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건의료노조는 "의료붕괴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이들 보건의료인력이 버티다 못해 관두게 되는 상황이 확산되면 이미 늦을 수밖에 없다. 민간파견인력을 공공적으로 흡수하고, 코로나19에 대응하고 있는 보건의료인력에 대한 획기적인 처우개선으로 인력대응체계를 개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발언에 나선 정지환 보건의료노조 부산의료원지부장 "파견인력은 3주 후에 병원을 떠나버린다. 이 같은 한시적 인력 지원으로는 제대로 된 대책이 될 수 없다"며, "국가적 위기에서 코로나19 전담병원 역할을 하는 지방의료원의 인력을 늘려  제대로 된 코로나19 대응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공병원의 정원을 확대해 민간파견인력을 흡수하고 획기적 수준의 지원대책을 마련해 인력 확보의 여지를 만들고, 코로나19 전담병원과 현장 목소리가 대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중대본과 직접적인 소통 창구를 마련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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