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병원 간호사, 대통령·총리에‥"환자 포기하지 않게 해 달라"

보라매병원 간호사 정세균 총리에게 보낸 편지 화제‥"인력 충원 요청 외면해선 안돼"
청와대 앞에 선 지방의료원 간호사 "실질적 보상 대책 부재, 간호사 이탈 막을 수 없어"
조운기자 goodnews@medipana.com 2021-01-14 06:08
[메디파나뉴스 = 조운 기자] 코로나19 사태에서 '조금만 더 힘을 모아달라'는 정부의 당부에 코로나19와 맞서고 있는 공공병원 간호사들이 한계를 호소하며 울컥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전담병원에서 근무하고 있는 간호사들은 그간 희생과 헌신에 직접 감사를 표했던 문재인 대통령과 정세균 총리를 언급하며, 벼랑 끝에서 버티고 있는 간호사들을 위한 현실적인 수당 지급과 인력 충원을 요청했다.
 
▲코로나19 환자 간호 후 지친 간호사들(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음)

최근 코로나19 3차 대유행으로 어느 때보다 높은 중증도 높은 코로나19 환자들을 돌보며, 높은 업무강도와 업무량을 버티고 있는 간호사들이 힘겨운 현실을 호소하고 있다.

지난해 정부는 '덕분에 캠페인' 등을 통해 의료인들의 헌신을 치하하고,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두 차례에 걸쳐 개인 SNS를 통해 간호사들에게 헌신과 노고에 깊은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전했다.

이에 정부는 실질적인 간호인력 확충과 노동조건 처우 개선을 약속하기도 했으나, 지난 1년간 공공병원들은 인력도, 보상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채로 헌신만을 강요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공공병원에서 요청하는 인력 증원을 외면하고, 공공병원 개산급은 매달 인건비보다 적은 수준으로, 현재 공공병원들은 늘어난 업무량과 업무강도에도 불구 이번 달 임금이 제대로 나올까 걱정하는 현실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올해 초 정세균 국무총리는 코로나19 전담병원 의료진에게 편지를 통해 다시금 코로나19가 빠르게 확산되는 상황에서 "조금만 더 힘을 모아주십시오"라며, "K-방역의 성공 신화는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대한민국 역사는 여러분의 헌신, 눈물과 땀을 명예로운 이름으로 기억할 것입니다"라고 감사를 전했다.

하지만 이 같은 치하에 오히려 코로나19 전담병원 의료진들은 위로를 받기는커녕, '울컥' 하는 모습이다.
 
▲보라매병원 간호사 A씨가 정세균 국무총리에게 보낸 편지 @의료연대본부

지난 12일 의료연대본부는 보라매병원 간호사 A씨가 정세균 국무총리에게 보낸 편지를 공개하며, "죄송하게도 이제는 저희의 수고가 더 이상 계속되기가 힘든 상황"이라며 끊어지려는 끈을 간신히 부여잡고 있다고 호소했다.

해당 간호사 A씨는 정세균 총리를 향해 "'마지막 승부처라는 각오로 확산세 반전을 위해 총력'을 다하시면서 왜 서울시 보라매병원의 간호사 증원 요구는 모른 척 하십니까? 편지에서 말씀하신 'K방역의 성공신화'는 매일매일 간호현장에서 무너집니다. 저희는 매일 실패하고 있습니다"라고 지적했다.

인력 부족으로 방호복을 입은 채 9명의 중증환자를 보조인력 없이 혼자 돌보고 있다는 간호사 A씨는 "코로나19 감염환자들이 겪은 의료공백과 간호사 들의 소진, 그리고 인력 부족으로 중환자실과 병동을 축소하면서 병원에 오지 못한 일반 환자들은 누구의 책임이고 누구의 실패입니까"라고 반문했다.

이에 대해 보라매병원 측은 중환자 전담 간호사는 일반 중환자실 보다 적은 수의 환자를 간호하도록 코로나19 전체 병동에 지원인력을 추가로 배치해 간호인력의 업무 부담 경감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나아가 의료연대본부에서 코로나19 병상을 확대함에 따라 간호사 6명의 증원을 요청했으나, 서울시는 단 1명의 증원도 허용하지 않아, 현재 보라매병원에는 임용을 기다리는 간호사가 270여 명이나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2021년도 들어 서울시의 승인을 얻어 5명의 간호사가 감염병 대응을 위한 중환자팀으로 배정돼 근무 및 교육 중이며, 코로나19 병동에 2명 배정돼 근무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코로나19 전담병원으로 지정된 지방의료원들의 현실은 더욱 암담했다. 인력 충원을 하고 싶어도 지원자가 없는 상황에서, 파견 인력과의 마찰로 오히려 간호사들이 현장을 이탈하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전담병원에서 일하는 간호사가 방호복을 입고 열악한 현장 실태를 알렸다. @보건의료노조

지난 11일 청와대 앞에서 열린 보건의료노조 기자회견에서 방호복을 입고 참가한 지방의료원 코로나19 전담병원 간호사 A씨는 "전국적으로 중환자 병동이 부족해지면서 환자들의 중증도가 높아져 일반 병동에서도 인공호흡기가 필요한 환자를 치료해야 했다"며 "식사까지 직접 떠먹여줘야 하는 환자 수가 늘어나고, 간호업무 과중은 초과근무로 이어져 기존 하루 8시간 근무는 꿈도 꾸지 못하는 상황이 돼 출근할 때 입은 방호복을 퇴근 시간이 돼서야 벗을 수 있는 상황까지 갔다"고 증언했다.

이에 경기도 B의료원의 경우 7일 기준, 1월 사직자만 벌서 7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코로나19 전담병원 간호사 B씨는 "간호사가 하나 둘 현장을 떠나자 지난해 12월 13일 정부가 중증환자 전담 병상 간호사들에게 일 10만원을 지급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올 1월 9일 복지부는 별다른 설명 없이 한 달 전 발표했던 수당을 절반인 5만원으로 삭감하고, 야간간호관리료를 3배 인상하는 방식으로 보상하겠다고 밝혔다"며 "야간간호관리료는 직접 간호사들에게 전달되는 수당이 아니라 건강보험 재정으로 지급되는 수가이기에 병원 수입으로 들어가 의료인력의 수당으로 지급 근거가 명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3주 이상을 일하지 못해 단기계약으로 근무하고 있는 파견 간호사를 보면 오히려 허탈감만 든다며, 지방의료원 특성 상 간호사 지원이 턱없이 부족하고 이직률도 높아 인력 충원 및 처우 개선 등을 통한 간호사 이탈 방지책 없이는 떠나는 간호사들을 막을 수 없다고 밝혔다.

B씨는 "공공병원 간호사는 선택의 여지가 없이, 코로나19 전담병원에서 일하고 있다. 사명감만으로 일하게 하지 말라. 간곡히 부탁드린다. 간호사도 사람이고 일반 직장인이다. 이제라도 대한민국 간호사가 일한만큼 정당히 받으면서 사명감갖고 일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청와대에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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