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단·신고도 어려운 '아동학대'‥의료인 교육·지원체계 필요

'정인이' 사건으로 아동학대 방지 시스템 구축서 의료인 역할 부각‥현실 "어려워"
익명/자동신고 시스템, 의무기록(EMR) 감시 체계, 학대아동 장기적 건강지원 대책 마련
조운기자 goodnews@medipana.com 2021-02-24 12:05

[메디파나뉴스 = 조운 기자] 아동학대 예방을 위해, 학대 아동을 제일 먼저 만나는 일차 의료기관 의료진에 대한 교육과 지원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최근 생후 16개월 만에 아동학대로 사망한 '정인이' 사건을 계기로 의료계에서도 국내 아동학대 방지를 위한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문제는 학대 아동의 경우 외상을 입더라도 의료기관을 자주 찾지 않고, 의료진의 입장에서도 이를 '학대'라고 판단해 신고까지 이어지기가 쉽지 않아 이를 위한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KakaoTalk_20210224_120129391.jpg


24일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는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과 '아동학대 방지를 위한 보건의료시스템, 무엇이 필요한가?' 정책토론회를 의사협회 회관에서 개최했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대한 특례법'이 존재해 법적 신고의무자를 확대하고 있지만, 신변 비밀과 안전 보장의 문제 등으로 의료인의 신고율이 저조한 상황이다.


특히 의료인의 경우 학대 아동을 병원에 데려 온 보호자를 '학대 가해자'로 지목하는 데 부담이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소아청소년과‧응급의학과 전문의자격을 모두 가지고 있는 서울대병원 응급의학과 곽영호 교수는 ▲(EMR입력 후) 신고 담당자 지정 ▲병원 아동보호팀 구축 ▲의무기록 감시 체계 ▲전담 의료기관 역할 강화 등의 방법을 제안했다.


그는 특히 의료기관의 익명/자동신고 시스템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관련 증상과 징후, 진단명을 지정해 코드화하고, 법령과 규정을 정비해 의무기록에 접근, 열람, 배포를 허용함으로써 해당 의무기록과 진단서를 감시하는 체계를 만드는 것이다. 그렇게 검색된 사례를 검토, 분석해 아동학대가 의심될 경우 직접 개입하게 된다.


곽영호 교수는 "학대가 의심될 때 1차 의료기관의 첫 번째 진료의사가 아동학대 의심 선별도구를 통해 아동학대와 관련된 의심 진단명을 써서 입력하면, 담당 공무원이 검색을 통해 의심환자를 발견해 개입하는 방식이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호주의 2011년도 연구에서는 총 64만여 명의 소아 입원 환자의 의무기록을 분석한 결과 그 중 0.3%인 2천여 명의 환자에게서 학대 코드가 발견된 것으로 나타났다.


cats2.jpg

▲서울대병원 응급의학과 곽영호 교수,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박미란 교수, 아주대병원 소아청소년과 배기수 교수(왼쪽부터)


뒤이어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박미란 교수는 '아동학대의 초기 평가를 위한 선별도구 개발 및 확대 적용 방안'을 통해, 학대 아동의 경우 병원에 방문하는 것 자체가 드물기 때문에 일차의료기관 의료진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일차의료기관의 입장에서 아동학대를 발견하기는 쉽지 않다. 명확한 기준이 없어 의심되는 사례를 판단하기 어렵고, 아동보호서비스에 참여함과 동시에 그 가족과 관계가 멀어지는 문제 등의 경험이 많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신고를 장려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박 교수는 "일차 의료기관 종사자들이 필요할 때 자문을 구할 수 있는 전문가와 컨택을 할 수 있어야 하고, 대부분의 학대로 인한 상처는 추가적인 검사가 필요하기 때문에 바로 아동보호 전문기관에 즉시 연계해 다음 절차를 진행하도록 하고, 해당 기관에서는 이후 상황을 일차 의료기관에 통보해야 한다"고 밝혔다.


나아가 박 교수는 일차의료기관 의료진에 대한 '교육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강조하며, 일차의료기관 의료진이 신고를 잘 할 수 있기 위한 조건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의료진의 신고에 보호 및 도움을 줄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한데, 지역의 아동학대 전담팀을 배정하고, 전문기관과 병원간의 실시간 정보공유 및 피드백이 되도록 하는 방안, EMR을 통한 학대 아동에 대한 정보 공유 등의 방안이 있을 수 있다"고 제안했다.


또 정부가 아동학대 전담 의료진을 양성하고, 아동학대 전담 병원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제기했다.


아주대병원 소아청소년과 배기수 교수는 '학대 피해 아동 사후 건강관리 체계'를 통해 "아동학대를 받으면 평생에 걸쳐 육체질환 및 정신질환이 늘어난다"며 국가 생애주기성 성장발달 지원에 의학적 전문성을 보강해 건강지원을 위한 장기대책 수립을 주장했다.


구체적으로 배 교수는 ▲가정복귀 아동에 대한 일정 기간의 의료검진 의무화 ▲피해아동의 건강관리를 위한 정책마련 및 국가예산 확대 ▲피해 아동의 치료 보장을 위한 특화병원 지정 및 예산 지원 ▲건강 고위험 대상자 지원 등을 주문했다.

 

 


<© 2021 메디파나뉴스, 무단 전재 및 배포금지>'대한민국 의약뉴스의 중심'메디파나뉴스

관련 기사

[의약정책] 최근기사

많이 본 뉴스


댓글 쓰기

독자들이 남긴 뉴스댓글


Generic & OTC


조운기자의 다른 기사

로그인/회원가입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