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급여 혈액투석 수가 매년 인상 "20년 두드려 바뀌었다"

[인터뷰] 김성남 대한신장학회 보건의료정책위원장 겸 대한투석협회 부회장
박민욱기자 hopewe@medipana.com 2021-04-07 06:08

 

[메디파나뉴스 = 박민욱 기자] 지난 4월 1일부터 의료급여 환자의 혈액투석 수가가 일당정액제에서 상대가치점수와 연동됐다.

쉽게 이야기하면, 2014년 이후, 14만 원대 머물러 있던 수가가 매년 물가와 연동돼 자동 인상된다는 것이다.

당연한 셈법이지만, 의료급여 환자는 그동안 그 당연한 것을 가지지 못했다. 그것도 20년 동안 말이다.

'비정상의 정상화', 강산이 두 번 바뀌는 시간 동안 바로잡으려는 누군가의 시도와 노력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메디파나뉴스는 '의료급여 환자의 혈액투석 수가' 관련 지난 20년동안 정책 개선에 매진한 김성남 대한신장학회 보건의료정책위원회 위원장 겸 대한투석협회 부회장을 만나 그동안 노력과 소회를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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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동 인상 없던 '의료급여 혈액투석' 수가, 4월 1일부터 상대가치와 연동

지난 1일부터, 정액수가를 적용받던 의료급여환자의 '정신과 입원 식대?정신요법료'와 '혈액 투석'을 별도 산정할 수 있게 됐다.

특히 혈액 투석 경우, 수가 산정 방식 개선을 정액에서 정액점수화하고 의원급, 병원급 차등으로 적용하게 됐다.

따라서 기존 1회당 14만 6,120원으로 일괄 책정됐던 것에서 1회당 정액수가점수에 점수당 단가 (병원급 이상 1315.22점, 의원 1168.07점)를 곱한 금액과 상대가치점수 금액을 합해서 산정한다.

또한 혈액투석 정액수가 중 정맥 내 카테터삽입술 또는 혈관중재시술 등의 비용 및 감염병 확산 등에 따른 긴급한 사유로 복지부 장관이 한시적으로 인정하는 항목에 대한 비용은 별도로 산정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의학계에서는 "20년 만에 쾌거"라고 부를 만큼 해묵은 난제가 해결된 것으로 평가된다.
김 위원장은 "2001년 처음에 이 문제를 제기할 때 설명을 여러 번 하는데 해결이 안 됐다. 외로운 여정이었다"며 "학회도 학회지만 이 고시 때문에 피해를 보는 환자들이 더 안타까웠다. 이분들을 위해서라도 해결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지금까지 왔다"고 강조했다.

'국가를 창업하는 것보다 수성하기 어렵다'고 하며, '제도를 만드는 것보다 기존의 것을 바꾸기 어렵다'는 이야기가 있다.

한번 만들어진 정책의 문제점을 인지하고, 관련 기관 및 단체들에 설명해 수정하는데 걸린 시간은 20년이었다.

김 위원장은 "신장학회 보험·법제이사를 10년 동안 역임했는데 오랫동안 본인에게 중책을 맡겨준 것에 어느 정도 보답을 한 것 한다"며 "나아가 문제점을 이해하고 정책을 개선해준 복지부 기초의료보장과 담당자에게도 감사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 '의료급여 혈액투석' 처음부터 낮았던 수가 '3가지 문제' 안고 시작

지난 2001년, 의료급여 환자 관련 혈액투석 수가가 마련됐다. 하지만 처음부터 3가지 문제점을 안고 있었다.

첫 번째, 수가 자체가 당시 건강보험 환자보다 현저히 낮았다. 즉 같은 직장에 다니는 사람이라도 부서가 달라 처음부터 낮은 월급으로 출발한 격이다.

두번째, 의료급여 외래 혈액투석 환자는 '정액수가'에 묶여 복합진료를 받을 경우, 수가가 책정되지 못했다. 혈액 투석 환자는 보통 신장질환 뿐만이 아니라. 심장, 갑상선질환 등을 앓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 고시 때문에 당일 내과 진료를 함께 받을 수 없었다.

끝으로 건강보험 환자 수가가 환산지수와 연동된 것과 달리 의료급여 환자는 연계되지 않았다. 따라서 매년 물가와 인건비 인상에 따라 수가도 올라야 하지만, 항상 그 자리에 머물러 있었던 것이다.

김 위원장은 "건강보험권에서는 환산지수가 연동되지만, 의료급여 영역에서는 연동 기전이 없는 상황에서 고시가 만들어졌다. 낮은 수가 수준은 결국 환자에게 피해가 가리라고 직감했다"고 돌아봤다.

이 문제점을 인지한 김 위원장은 대한신장학회와 대한투석협회 등 전문가 단체 내 공론화를 시켰다. 그리고 의료계 외부로 계속 문을 두드렸다.

구체적으로 2005년 한국신장장애인협회가 국회 청원을 넣었고, 2007년도 건강증진기금으로 경상대학교 예방의학교실에서 의료급여혈액투석 연구용역을 진행했다.

이어 국회에서는 당시 한나라당 신상진 의원실 주최로 2009년 '환자 및 의료소외계층 건강권 확보' 토론회, 2010년 '혈액투석 건강권 확보' 간담회, 2011년도 의료급 외래수가 원가 조사 연구용역을 실시했다.

김 위원장은 "이 고시 때문에 안 그래도 어려운 환자들이 더 피해를 보고 있었다. 이에 복지부 담당 부서를 찾아가 계속 의견을 제시했고, 국회 문도 두드렸다"며 "의료급여환자 혈액투석 수가 개선을 위해 다방면에 의견을 어필했다"고 회상했다.

◆ "두드려야 열린다" 2014년 첫번째, 2018년 두번째 , 2021년 마지막 문제 해결

의료급여 환자 요구, 연구용역의 근거 기반, 학회 전문가들 조언까지 삼박자를 갖춘 의견피력이 10년이 지나서야 빛을 보기 시작했다.

2014년 정액수가 체계를 완전히 바꾸진 못했지만, 건강보험환자 급여수준을 13만 6,000원 수준에서 14만 6,120원으로 개선한 것이다.

김 위원장은 "의료급여 수가는 건강보험과 다르게 국가 재정에서 추계된다. 따라서 기획재정부 등 관련 정부 부처를 모두 찾아다녔다"며 "이런 노력에도 한계에 봉착했지만 2014년 첫번째 문제가 개선되는 것을 보고 희망을 얻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시 건강보험 환자는 평균 17만 원 정도의 수가로 여전히 의료급여 환자 수가는 이에 못 미쳤고, 혈액투석은 여전히 '정액수가'에 묶여 복합진료를 받을 경우, 수가가 책정되지 못했다.

따라서 의료급여 혈액투석 환자가 투석 당일 감기, 심장병 등 혈액투석과 연관이 없는 다른 증상을 확인할 경우, 다른 진료 과목의 전문의 혹은 다른 의료기관에서 진료를 받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막힌 둑이 한번 열리면 연달아 터지는 법. 4년 뒤인 2018년에 동반 상병에 대한 별도 청구가 가능한 고시개정이 이뤄졌고 또 3년 뒤인 2021년 마지막 문제까지 해결된 것이다.

이렇듯 처음부터 안고 있던 3가지 문제는 해결됐지만, 여전히 한계점은 있다. 바로 건강보험 환자에 비해 아직은 수가 수준이 낮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마지막 과제로 건강보험 환자와 동일한 수준이 되기 위해서는 약 750억 원의 예산이 필요하다. 이 비용을 감당하기 쉽지 않다"며 "수가 인상뿐만이 아니라 투석 환자 안전성 확보를 위한 다각적인 방안도 고민해봐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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