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 급증' 방역 실책 속 다시 대두되는 '보건부 독립'

신종감염병 사태 초기 'K-방역' 호평에도 계속되는 정책 실기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청 업무 중복, 분산해야"
박민욱기자 hopewe@medipana.com 2021-07-12 06:05

20131227163617W0350H0289.jpg

[메디파나뉴스 = 박민욱 기자] 느슨해진 코로나19 방역 대책으로 제4차 유행이 초래되자 의학계에서는 보건부 독립 요구가 다시 나오고 있다.

지난해 9월 질병관리본부의 청 승격과 보건복지부 복수차관제 시행으로 이같은 주장이 잠잠해지는 듯했지만, 정은경 청장 전임인 정기석 전 질병관리본부장이 다시 언급하며 군불을 지폈다.

2016년부터 2월부터 2017년까지 7월까지 질병관리본부장을 역임한 바 있는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정기석 교수<사진>는 최근 대한의학회 E-뉴스레터 'COVID-19 대응으로 본 보건의료 정책 개선에 대한 제언'을 통해 이 같이 밝혔다.
 

111111111.jpeg


정 교수는 "의료계 산적한 문제들이 복지행정에 매몰되어 해결 실마리를 잡지 못한지 오래이다"며 "보건복지부는 1, 2 차관이 관장하고 있는 복지와 보건을 분리해 2차관 조직과 질병관리청, 식약처를 포함해서 보건부로 개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복지 분야는 여성가족부와 통합해 더 따뜻한 사회복지를 실현하는 부처로 가면 될 것이다. 국회와 정부의 진지한 검토를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2월부터 시작된 신종감염병 사태 속에서 신속한 진단검사법 확립, 메르스로 훈련된 역학조사 능력, 접촉자 격리시스템, 마스크 착용 권고 등으로 세계적으로도 'K-방역'을 자랑할 정도로 대응이 좋았다.

그러나 1차 대유행에서, 의료대응체계 운영이 미숙해서 많은 사상자가 속출했다. 이에 대해 당시 전문가들은 "부서 대응 유연성이 떨어지는 것이 문제가 있다"고 내다봤다.

정 교수는 "의료시설과 인력 동원은 보건복지부 소관이라 질병관리청이 앞장서기 어려운 구조이다"며 "환자 발생 추이와 감염병의 심각성에 기반한 병실 수급이 이루어져야 함에도 소관 업무의 지휘권이 달라서 효율성이 떨어진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고 맥을 짚었다.

그러면서 "중환자실 부족이 뻔한데 의료기관과 의료 인력을 담당하는 부서는 손을 놓고 있다가, 사망자가 속출하기 시작하자 뒤늦은 대응으로 뒷북 행정 전형을 보여 주었다. 그나마 전국에서 자원해 모여든 의료인들 헌신으로 인해 더 큰 참사는 막을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정부의 방역 실책은 그때부터가 시작이었다. 1차 유행이 끝날 때 쯤 정부는 감염병 전담병원을 제대로 지정하여 2차, 3차 유행에 대비했어야 했지만, 지난해 6월경에는 그나마 지정했던 병원들을 해제하기 시작했다.

당시 대한중환자의학회는 중환자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촉구했지만, 보건 당국의 반응은 미진했다.

정 교수는 "2차 유행이 시작되어 사정이 다급해지자 수도권 상급병원 보직자들을 대상으로 부랴부랴 화상회의를 소집할 정도로 대비는 부실했다. 중대본도 질병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였기에 각 부처가 앞을 다투어 소비쿠폰을 발행하고, 임시공휴일을 지정하는 일을 방관하고 있다가 2차 유행을 맞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거리두기 3단계도 변형을 거듭해 전문가들조차도 방향성을 가늠 못할 정도가 되었고, 언론은 1.5단계, 2.5단계 등으로 부르게 되었다. 어렵게 5단계를 확정했으나, 정작 실전에서는 적용 시기를 늦춰 더 큰 유행을 겪게 했다"고 덧붙였다.

우여곡절 끝에 3차 유행은 2달째에 안정세로 돌아서기는 했지만 확진 자 숫자가 상당함에도 불구하고 올해 1월 중순부터 지속해서 거리두기 완화책을 지속한 결과, 4월 초에 다시 환자 수는 증가세로 돌아섰고 현재 일일 확진자가 연속해 1,000여 명을 넘어서고 있는 상황.

정 교수는 "중대본이 방역정책을 주도하고 방대본은 실무에 집중하는 현재 방식은 다음에 다른 감염병이 유행한다해도 지금 경험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며 "즉 방역의 컨트롤타워를 일원화하지 않으면 다시는 K-방역이라는 용어를 쓸 수 없을 것이다"고 지적했다.

즉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청의 업무 중복은 2차관과 청장의 관계설정이 애매한 것에서 출발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보건부가 따로 독립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우리나라 보건복지부는 1949년 보건부를 따로 설치한 뒤 1955년 보건부를 보건사회부로 개편했다. 그 후 1994년 보건복지부로 이름을 바꾸면서 보건분야와 복지 분야를 함께 관장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내 복수차관제나 보건부 독립에 관한 주장은 지난 2015년 메르스 사태 이후 의료계를 중심으로 꾸준히 언급되던 사안이다.

의료계가 궁극적으로 바라는 것은 보건복지부에서 보건부를 독립하는 것인데 이는 정부조직법을 바꿔야 하는 사안이라 쉽지 않은 문제이다.

실제로 지난 2010년에는 의협이 적극 나서 복수차관제의 입법화를 추진했지만, 결국 현실화되지는 못하다가 2015년 메르스 사태 이후에 한차례 공론화된 바 있다.

하지만 결국 정부조직법 개편이 물 건너 가면서 보건부 독립은 어렵게 됐고, 코로나19 상황이 한창이던 지난해 복수차관제와 질병관리본부의 관리청 승격이 이뤄졌다.

정 교수는 "방역정책 전문성을 가지고 일관성 있게 전개하고, 복지부가 가지고 있는 행정능력을 적기에 발휘하기 위해 보건부가 설립돼야 한다"고 언급했다.


<© 2021 메디파나뉴스, 무단 전재 및 배포금지>'대한민국 의약뉴스의 중심'메디파나뉴스

[학회ㆍ학술] 최근기사

많이 본 뉴스


댓글 쓰기

독자들이 남긴 뉴스댓글


Generic & OTC


박민욱기자의 다른 기사

로그인/회원가입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