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접종 우선순위 놓고 '우왕좌왕'…투명한 '분배기준' 관건

심화되는 4차 대유행에 백신 접종 순서 놓고 논란…원칙에 어긋난 우선순위 결정에 '질타'
한국의료윤리학회 지난해 한정된 자원 분배, 윤리원칙 수립 필요성 제기…정부 신뢰와 연결
조운기자 goodnews@medipana.com 2021-07-22 06:05

[메디파나뉴스 = 조운 기자] 잡힐 줄 모르는 코로나19 3차 대유행 불길 속에 코로나19 백신 접종 순서에 대한 형평성 논란이 일고 있다.


해외 파견 중인 청해부대가 백신을 접종받지 못해 대규모 감염이 발생한 가운데, 근거 없이 특정 대상과 지역을 우선순위로 넣어야 한다는 요구가 빗발치며 백신 접종 윤리에 대한 문제로 넓혀지고 있다.

 

의료진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주사기에 담고 있는 모습.jpg


최근 아프리카로 파견된 청해부대에서 247명의 대량 확진자가 발생한 사실이 알려지며, 코로나19 백신을 미리 접종하지 않은 군 당국에 대한 강도 높은 질타가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19가 한창이던 지난 2월, 해외로 파병돼 작전을 수행 중이던 청해부대에 우선적으로 백신을 접종하지 못한 이유 등을 놓고 비판이 이어지고 있는 것.


지난 6월에는 고용노동부가 고용노동부는 택배·배달기사, 환경미화원 등 필수업무 종사자에게도 백신을 우선 접종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밝혔고, 한국아동복지협회 등 6개 단체도 아동복지시설 종사자들에게 우선 접종해달라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여기에 최근 제주도가 자율 접종 우선순위에 유흥주점 등 종사자 3천여 명을 포함해 '유흥 산업을 육성하려는 것이냐'는 질타를 받으면서, 결국 1차 접종대상자에 유흥업 종사자를 제외한 사실이 알려졌다.


앞서 한국의료윤리학회는 이 같은 혼란을 우려하며, '의료 자원 분배에 관한 윤리원칙 수립'의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백신 접종이 시작되기 전인 지난해 12월 학회는 "원칙에 따른 백신 접종 우선 순위를 정하지 않은 채 백신이 공급되면 사회적 갈등과 의료적 비효율이 초래될 것"이라며, "백신 접종의 우선순위에 따라 사회적 피해 정도가 달라질 수 있어 최선의 방역 전략을 위해서도 분배의 원칙과 순위를 결정하여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실제로 당시 학회는 △코로나19 노출 위험이 높아 일선 의료진 보호를 위해 최우선 순위로 접종해야 한다면 일선 의료진의 범위와 의료기관은 어디까지인가 △사회 유지를 위한 필수 직업군에게 우선순위가 주어진다면 우리 사회 필수 직업군은 무엇인가 △국내 집단 유행이 발생한 물류센터, 콜센터, 종교시설, 유흥시설과 종사자에게 우선 배분돼야 하는가 △건강 불평등이 심하고 의료자원 접근성이 좋지 않은 지방 주민들에게 백신이 우선 배분돼야 하는가 아니면 사회적 이동성이 높은 수도권 주민들에게 백신이 우선 배분돼야 하는가 등의 논의 주제를 제시하며, 구체적 사안에 대한 정부와 학계, 시민사회 간 투명한 논의가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국 전 사회적 백신 분배 우선순위에 대한 충분한 사회적 논의가 부재한 상황에서 현재의 혼선은 이미 예견된 결과였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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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의 경우 이미 지난해부터 코로나19 백신 분배 윤리를 확립하기 위한 논의가 시작됐다.


2020년 8월, 존스홉킨스 대학 건강보건센터 연구팀에서는 '미국에서의 COVID-19 백신 분배에 대한 임시 프레임워크'를 제시했고, 2020년 9월에는 세계보건기구에서 'COVID-19 예방접종의 분배 및 우선순위 결정을 위한 가치 프레임워크'를 발표했다.


2020년 11월에 CDC 산하 ACIP에서 'COVID-19 백신 분배 우선순위 권고안'을, 2021년 1월에는 영국 예방접종공동위원회(Joint Committee on Vaccination and Immunisation, 이하 JCVI)에서 'COVID-19 백신 및 건강 불평등: 우선순위 지정 및 구현 고려 사항'을 제안했다.

 

이들 마다 각각 제시하는 프레임워크의 윤리적 가치는 다양하지만, 공통적으로 ▲이익 극대화 ▲형평성 ▲공정성 ▲투명성 ▲정당성 ▲호혜성의 원칙을 제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한국의료윤리학회지에에 게재된 'COVID-19 백신 분배 윤리'(방은화 서울대 의과대학 인문의학교실 박사과정, 김옥주 서울대 의과대학 인문의학교실 교수)에서는 해외에서 제시하는 백신 분배 시 고려해야 할 가치들을 비교 분석하며, '제한된 자원'을 어떤 '질병'과 '사람들'에게 분배할 지에 대한 각 나라마다의 기준이 있어야 함을 강조했다.


연구팀은 "COVID-19 백신이 개발되어도 모든 사람이 백신을 접종할 수 있도록 충분하지는 못할 것이다. 적어도 즉시 모든 사람을 위한 것은 아니다. 사용 가능한 백신을 분배하는 방법에 대한 선택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누구에게 우선권을 주어야 하는지 선택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연구팀은 한정된 제한을 분배 할 때 "백신 우선순위 지정 전략에 대한 명확하고 투명한 기준을 제공해야 한다"며 "분배 정책이 유연하고, 영향을 받는 인구의 우려에 대응하고, 필요에 따라 역학 상황 및 백신 공급에 비례하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어 "백신 분배, 배포 및 투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정부는 물론 공중보건 및 의료 시스템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릴 위험이 있다. 반면에 백신 분배 전략이 윤리적이고 일관적이며 공정하게 진행된다면 백신 접종 캠페인도 원활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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