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헴리브라' 소아 급여 개선에 권익위도 동참‥"가혹한 기준"

혈우병 소아 환자, 장기간 면역관용요법 이후에야 헴리브라 처방 가능
면역관용요법 선행 조건‥소아 환자는 혈관이 약해 장기간 큰 고통
박으뜸기자 acepark@medipana.com 2021-07-30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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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A형 혈우병 치료제 '헴리브라(에미시주맙)'는 피하주사제 형태로 투약이 간단하고 출혈 예방 효과가 높은 약제로 평가받고 있다.

 

지금까지 출시된 혈우병 치료제는 주 2~3회 정맥주사를 해야 했으나, 헴리브라는 주 1회부터 최대 4주 1회 피하주사를 할 수 있다. 이처럼 출혈 감소 효과 뿐 아니라 투약 편의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는 점에서 헴리브라는 출시와 동시에 많은 관심을 받았다.

 

다만 헴리브라는 급여 기준이 투약에 발목을 잡았다.

 

2020년 5월, 국내에서 첫 급여가 된 헴리브라의 기준은 이러했다.

 

▲만12세 이상이면서 체중이 40kg 이상인 경우 ▲항체역가가 5BU/mL 이상의 이력이 있는 경우 ▲최근 24주간 출혈 건수가 6회 이상으로 우회인자제제를 투여했거나 또는 면역관용요법에 실패한 경우 '최대 24주간 급여 인정' 이라는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또한 ▲원내 투여 ▲ 최근 1년간 혈우병 진료 실적이 있는 혈액종양 전문의로부터 투여 등의 조건이 따른다.

 

다행히 여러 학계의 의견을 참고 삼아, 올해 2월 1일부터 헴리브라는 ▲만 1세 이상 만 12세 미만 투여 대상의 급여 기준이 신설됐고, ▲24주 간의 투여 기간과 40kg 이상의 체중 기준이 삭제됐다.

 

이를 통해 장기적인 투여가 필요한 환자들의 경제적 부담을 줄이고, 정맥주사가 어려운 소아 환자들의 치료 접근성이 향상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헴리브라는 12세 미만 소아 환자에게 여전히 가혹한 기준이 적용됐다.

 

현재 중증 A형 혈우병 항체 환자에 대한 헴리브라 요양급여기준에 따르면, 만 12세 미만 소아는 사전에 면역관용요법을 받도록 정하고 있다. 면역관용요법이란, 혈우병 항체 환자들이 주 2∼3회 최대 2∼3년까지 장기간 정맥주사로 약제를 투여하는 치료 방법이다.

 

여기서 헴리브라는 가) 면역관용요법에 실패한 경우 또는 나) 면역관용요법 요양급여에 관한 기준(건강보험심사평가원 공고)에 의한 면역관용요법 대상자 기준에 부합하나, 시도할 수 없음이 투여소견서 등을 통해 입증되는 경우 또는 다) 면역관용요법에 성공 후, 항체가 재출현한 경우에 급여 처방을 받을 수 있다.

 

소아 환자의 경우, 혈관을 찾기 어려운 케이스가 많다. 12세 미만 환자에게 주 2~3회 1~2년 가량 정맥주사 치료 과정을 실패하면 헴리브라를 투여할 수 있다는 조건은 '가혹하다'는 것이 환자 보호자들의 의견이다.

 

게다가 원칙대로라면 면역관용요법을 시도할 수 없음이 의사의 투여소견서로 입증되면 헴리브라를 투여할 수 있다.

 

그러나 의사의 소견서로도 소아 환자가 헴리브라를 투여할 수 없는 경우가 발생했다.

 

A 주치의는 소아 환자 일부가 혈관이 잘 잡히지 않아 면역관용요법을 시도할 수 없기 때문에 헴리브라 요양급여기준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에 올해 2~3월 헴리브라를 처방한 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급여청구를 했다.

 

그렇지만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면역관용요법을 시도할 수 없다는 객관적 사유가 부족하다며 건강보험으로 치료비를 지원해줄 수 없다고 결정했다.

 

이에 따라 소아 환자 중 일부는 올해 4월부터 치료비 부담(15kg 소아 환자 기준, 4주에 약 720만원 소요 예측)으로 인해 헴리브라를 투여 받지 못했다.

 

이런 사례가 접수되자 국민권익위는 헴리브라의 급여 기준 개선 필요성을 인정했다. 만 12세 미만 중증 A형 혈우병 항체 환자들이 '나이가 어리고 혈관이 약해 장기간 큰 고통을 감내해야 하는 면역관용요법을 시도하기 곤란한 상황' 등에 해당하는 경우, 헴리브라를 급여 처방 받을 수 있도록 기준을 재검토하라고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의견 표명했다.

 

국민권익위는 ▲일부 선진국은 헴리브라 요양급여기준에 면역관용요법 선행 조건이 없는 점 ▲세계혈우병연맹 등의 지침에서 헴리브라 투여 시 면역관용요법을 반드시 시도해야 한다는 등의 제한은 없으며, 헴리브라가 장기적으로 여러 합병증 발생 가능성을 줄여줄 수 있다는 혈우병 관련 학회의 의견이 있는 점 ▲만 12세 미만의 환자에게 많은 고통이 따르는 면역관용요법을 사실상 필수 전제로 요구하는 것이 지나치게 가혹해 보이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

 

실제로 해외에서는 나이에 따라 헴리브라의 급여 기준이 다르지 않으며, 면역관용요법이 힘들다면 헴리브라를 바로 처방할 수 있게끔 하고 있다.

 

영국에서 헴리브라는 ① 면역관용요법에 성공하지 못했을 경우 ② 출혈이 잘 통제되지 않았을 경우 ③ 최근 우회치료제 유지요법이나 출혈요법으로 투여한 경우 ④ 면역관용요법 치료 중 출혈 증상을 예방하기 위해 유지요법 필요한 경우 중 하나만 만족해도 급여 처방을 받을 수 있다.

 

호주에서도 ① 면역관용요법을 시작하기 전에 환자의 항체역가를 떨어뜨릴 필요가 있는 경우 ② 정맥 접근 문제로 면역관용요법이 불가능한 경우 ③ 저항체 환자이지만 고용량 8인자 제제 투여에도 출혈이 발생해 우회치료제 투여가 필요한 환자 ④ 면역관용요법에 실패한 경우 중 하나만 만족하면 된다.

 

국민권익위 임진홍 고충민원심의관은 "효과적인 약제가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요양급여처방을 받기 위해 장기간 많은 고통이 따르는 선행치료를 어린 환자들이 받아야하는 것은 불합리하다. 현 요양급여기준의 재검토가 필요해 보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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