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K와 비브 헬스케어‥HIV 치료 한계 무너뜨린 선봉장

[비하인드 씬] HIV 최초 치료제→2제요법→장기지속형 주사제까지 패러다임 선도
"Leave No Patient Behind" 가치 아래, 감염인이 0명 될 때까지 노력

박으뜸 기자 (acepark@medipana.com)2022-06-23 06:04


[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선봉장(先鋒將)'이라는 말이 있다. 맨 앞에서 부대를 지휘하는 장수를 뜻한다.

1981년 최초로 발견된 HIV/AIDS는 지금도 '감염'을 예방하고 치료하기 위한 싸움이 지속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선봉장이라고 부를 수 있는 제약사는 'GSK'와 HIV 전문 기업 '비브 헬스케어'다.

1994년에만 해도 HIV/AIDS는 25-44세 미국 남성의 사망 원인 1위였다.

그러나 현재 HIV/AIDS는 과거에 비해 놀라운 정도로 치료가 발전했다.

'하루 한 알'의 치료제를 복용하는 것만으로 HIV/AIDS 감염인은 일반인에 가까운 삶을 살 수 있으며, 최근에는 1~2개월에 한 번씩 주사 투여하는 '장기지속형 치료제'도 등장했다.

이 맥락에서 GSK는 1985년 최초의 HIV 치료제 '지도부딘(zidovudine)'을 개발했다. 그리고 그 이후로도 HIV 감염인들을 위한 다양한 치료제를 개발해 오고 있다.

2009년 11월에 GSK는 화이자와 함께 글로벌 HIV 전문 기업 비브 헬스케어를 설립하기에 이른다.

비브 헬스케어는 HIV 포트폴리오에만 집중하는 기업이다. 비브 헬스케어는 최신 HIV 치료제 연구 개발을 선도할 뿐만 아니라, 전 세계 감염인들의 치료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비브 헬스케어는 세계 최초로 성분을 줄이고도 효과와 안전성을 확인한 'HIV 2제 요법' 치료제 '도바토(돌루테그라비르50mg+라미부딘300mg)'를 개발했다.

또한 비브 헬스케어는 1일 1회 복용이 아닌 1~2개월에 한 번 투여하는 '보카브리아(카보테그라비르 600mg)+레캄비스(릴피비린 900mg)' 장기지속형 주사제를 통해 새로운 치료의 장을 열었다.


◆ 국내 최초 HIV 2제 요법 '도바토', 3제 요법의 벽을 허물다

'HIV(인간 면역결핍 바이러스, human immunodeficiency virus)'는 에이즈를 일으키는 원인 바이러스다. HIV에 감염이 되면 이 바이러스에 의해 면역 세포들이 파괴돼 면역력이 떨어지게 된다.

'에이즈(후천성 면역결핍증, Acquired immunodeficiency syndrome : AIDS)'는 HIV로 인해 인체의 면역력이 상당히 저하된 상태로, 여러 감염증과 종양이 나타나기 시작하는 단계를 말한다.

HIV에 감염됐다고 해서 모두 에이즈로 진행이 되는 것은 아니다. 신속하게 약물 치료를 한다면 일반인과 다름없는 삶을 살 수 있다. 꾸준한 치료제 복용으로 면역수치 CD4+T세포 수 200cell/㎣ 이상을 유지하면 에이즈로 발현되지 않는다.

지난 40년간 수많은 연구가 진행된 끝에 HIV/AIDS 관리는 당뇨병이나 고혈압과 같은 만성질환의 개념으로 바뀌었다. 실제로 오늘날 HIV/AIDS 감염인의 기대 수명은 정상인과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치료제의 발전'이 큰 영향을 줬다.

HIV는 평생 치료제를 복용하며 질환을 관리해야 한다. 이에 치료제 선택 시 높은 바이러스를 억제 효과 및 내성 장벽, 복약 편의성, 내약성, 약물 상호작용 등을 다양하게 고려하게 됐다.

과거 에이즈 치료는 칵테일 요법(HAART; Highly active antiretroviral therapy, 고강도 항레트로바이러스 치료법)이라 해서 30알 이상 약을 먹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다만 HAART는 먹는 순서, 식사 여부 등을 따져야 했고, 많은 알약을 복용함으로써 '내성' 문제까지 발생했다. 

특히 여러 개의 약을 한꺼번에 복용하는 방법은 HIV 치료의 핵심인 '복약 순응도'에 있어 큰 걸림돌이었다. 

하지만 치료법의 발전으로 시너지를 내는 성분을 하나로 뭉친 '단일정복합제(STR, Single Tablet Regimen)'가 등장했다. 덕분에 바이러스 억제 효과가 전반적으로 향상됐고, 하루 한 알만으로 바이러스 수치를 관리할 수 있게 됐다.


여기에 GSK와 비브 헬스케어는 또 한 번의 발전을 이뤄냈다. 국내 최초의 HIV 2제 요법 치료제 '도바토'로 말이다.

앞선 HIV 치료제는 한 알로 약을 뭉쳤더라도 3제 이상의 성분을 배합해 만들었다.

그러나 평생 HIV 치료제를 복용해야 하는 감염인들이 약 39.1년 치료를 받는다고 가정했을 때, 매일 3제 이상의 성분을 복용하면 총 4만 2,815도즈에 달하는 양이 된다.

전 세계 2,389명의 HIV 감염인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감염인의 67%가 치료제의 장기 복용, 57%가 나이가 듦에 따라 더 많은 치료제를 복용하게 되는 것에 걱정하고 있었다.

이런 가운데 HIV 2제 요법 치료제 도바토는 기존 3제 요법이 표준이던 HIV 치료 시장에 변화를 이끌었다.

HIV 감염인의 치료 여명을 39.1년으로 계산할 때, 3제 요법에서 2제 요법으로의 변화는 평생 복용하는 약물 개수를 1만 4천개 가량 줄여 준다.

더불어 의학의 발전으로 HIV 감염인들이 기대 수명이 늘어났다. 이는 HIV 감염 외의 다른 기저질환으로 인한 약물 복용의 가능성을 높인다.

그런데 HIV 약물 개수의 감소는 다른 의약품과 충돌로 인한 이상반응을 줄일 수 있다. 더욱이 도바토의 주요 성분 중 하나인 돌루테그라비르는 인터그라제 억제제(InSTI) 계열의 약물 중 다른 약물과의 상호작용이 가장 낮다.

도바토는 다수의 임상시험을 통해 장기적으로 3제 이상의 요법과 비열등한 효과와 우수한 내성 장벽 및 안전성 프로파일을 입증한 상태다.

대규모 글로벌 3상 임상연구인 GEMINI 1, 2에 의하면 도바토는 144주차에 3제 요법 대비 비열등한 효과를 확인했다.

안전성과 관련해서는 약물 관련 이상반응이 대조군 27% 대비 도바토 치료군에서 20%로 더 낮았고 뼈와 신장 기능 표지자는 도바토 치료군에서 유리한 변화가 확인됐다.

3제 요법으로 치료를 받던 HIV 감염인이 도바토로 치료 전환을 해도 비열등한 효과가 유지됐다.

TANGO 3상 임상연구의 144주 결과, 테노포비르 알라페나미드 푸마르산염(TAF)을 포함한 3제 요법에서 도바토로 치료 전환했을 때 비열등한 효과가 나타났고 총 콜레스테롤(TC)을 포함한 전반적인 지질, 중성 지방 수치는 도바토 복용군에서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SALSA 3상 임상 연구는 3제 이상의 다양한 HIV 치료 요법으로 치료받고 있는 감염인에서 도바토로 치료 전환 시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한 것이다. 

임상 연구 48주 결과 도바토 치료 전환 후에도 치료 효과가 유지됐으며, 뼈 건강 및 신기능 관련 바이오마커는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도바토 군에서 유리한 변화를 보였다.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미국 보건복지부(DHHS)와 유럽에이즈학회(EACS) 가이드라인은 도바토를 HIV 2제 요법 치료제로 유일하게 1차 치료제로 권고하고 있다.

◆ '장기지속형 주사제', HIV 치료의 Next Step

지난 3일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보카브리아+레캄비스 병용요법'을 허가했다.

두 가지 성분이 합쳐져 있는 장기지속형 주사제는 바이러스학적으로 억제돼 있고, 바이러스학적 실패 이력이 없으며, 카보테그라비르 또는 릴피비린에 알려진 또는 의심되는 내성이 없는 성인 환자의 HIV-1 감염 치료에 사용된다.

보카브리아+레캄비스 병용요법은 세계 최초의 1개월 또는 2개월 주기로 투여하는 장기지속형 HIV 치료제다.

미국 FDA는 보카브리아+레캄비스를 2021년 1월 1개월 주기 요법으로 승인한 뒤,  2022년 2월 2개월 주기 요법으로 승인했다. 반면 국내 식약처는 1개월 또는 2개월 주기 요법을 함께 승인했다.

그동안 HIV 감염인은 바이러스 억제 효과를 유지하기 위해 매일 한 알의 경구 치료제를 복용해야 했다. 그렇지만 1~2개월에 한 번 장기지속형 주사제를 투여하면 환자의 복약 편의성이 크게 개선될 수 있다.

또한 감염인은 주사를 맞으러 병원에 방문해야 하기 때문에, 의도적 또는 실수로 치료제 복용을 하지 않는 경우가 줄어든다. 이는 복약 순응도를 높이고, 투여 경과를 확실하게 확인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보카브리아+레캄비스 병용요법은 16개국 1,100명 이상의 HIV 감염인이 참여한 3상 임상인 ATLAS 및 FLAIR 연구에서 유효성과 안전성을 확인했다.

ATLAS 및 FLAIR 연구의 48주 결과에 따르면, 보카브리아+레캄비스를 병용으로 1개월에 한 번 투여했을 때 1일 1회 3제 요법 경구제를 투여하는 것만큼 바이러스 억제 유지에 효과적이었다.

ATLAS-2M 3b상 연구는 보카브리아+레캄비스 병용요법을 2개월 단위로 투여했을 때 월 1회 투여 시 대비 효과와 안전성을 평가한 임상이다.

48주 연구 결과, 혈장 HIV-1 RNA 수치가 50c/mL 이상인 환자 비율, 바이러스 억제율 등으로 평가했을 때 보카브리아+레캄비스 병용요법을 2개월에 한 번 투여해도 월 1회 투여와 비열등한 효과가 나타났다.

HIV 감염인들은 장기지속형 주사제의 치료 만족도와 수용도가 높고 선호하는 경향이 강했다.

ATLAS 및 FLAIR 연구에 참여한 HIV 감염인 중 ITT-E(Intent-To-Treat Exposed) 모집단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연구 48주차에 기존 항레트로바이러스 투여군보다 장기지속형 주사제 투여군에서 평균적으로 치료 만족도와 수용도가 모두 높았다. 아울러 97% 이상이 기존의 항레트로바이러스 요법보다 보카브리아+레캄비스 병용요법을 선호한다고 밝혔다.

◆ 'HIV 치료 혁신'을 이끈 비브 헬스케어의 가치


비브 헬스케어는 어쩌면 맹목적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HIV 치료의 혁신에 집중해 왔다.

이는 'Leave No Patient Behind(어떤 감염인도 포기하지 않겠다)'는 비브 헬스케어의 슬로건만 봐도 알 수 있다.

현재 HIV는 관리 가능한 질환이 됐지만, 여전히 남아프리카 5개 국가에서 집계된 HIV 사망률은 전 세계 사망률의 14배가 넘는다. (2017년 기준)

비브 헬스케어는 이러한 치료 접근성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90개 이상의 중저소득국가(LMICS, Lower Middle-Income Countries)에서 특허권 제약 없이 HIV 치료 성분 돌루테그라비르 제네릭을 제조, 판매할 수 있도록 하는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이를 통해 중저소득국가 성인 HIV 감염인의 94%, 소아 HIV 감염인의 99%가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이 노력에 힘입어 비브 헬스케어는 78개국 1,500개 환자 단체를 대상으로 한 제약사 평판 인식 조사에서 8년 연속 최고의 제약사 1위로 꼽히기도 했다.

국내에서는 HIV는 질환에 대한 편견과 감염자에 대한 낙인, 잘못된 인식이 팽배한 편이다. 이에 국내 HIV 감염인들은 정신적, 사회적으로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이를 위해 GSK 한국법인은 작년 12월 1일 세계 에이즈의 날을 맞아 HIV 감염인의 신체적 건강, 정신적, 사회적 건강까지도 포괄하는 'Think Positive' 캠페인을 론칭했다.

GSK 임직원들은 온라인 토크쇼를 진행하며 국내 사회에서 HIV 감염인으로 살아가는 실제 경험을 듣고, 잘못 알려진 HIV에 대한 인식을 바로잡는 시간을 가졌다.

GSK 한국법인 HIV 사업부의 양유진 상무는 "GSK와 비브 헬스케어는 끊임없는 HIV 치료제 개발과 혁신을 통해 HIV 감염인의 삶을 더 나아지게 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러한 믿음을 바탕으로 국내 최초의 HIV 2제요법 치료제 도바토와 장기지속형 주사제를 개발하게 됐다. 이들 치료제가 평생 바이러스를 관리해야 하는 HIV 감염인들의 삶의 질 향상에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GSK와 비브 헬스케어는 'Leave No Patient Behind'의 가치를 되새겼다.

양 상무는 "단 한 명의 HIV 감염인도 포기하지 않고, 모든 HIV 감염인을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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