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연홍 회장 "韓 제약·바이오, 강점·약점 냉철히 분석해야"

노연홍 회장, '2024 대한약학회 춘계국제학술대회' 기조강연
'기술분석을 통한 제약산업의 미래전망 및 발전방향 주제' 발표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이밸류에이트와 진행한 연구 결과 공개

조해진 기자 (jhj@medipana.com)2024-04-22 06:08

[메디파나뉴스 = 조해진 기자] "제약·바이오 산업이 고부가 가치를 창출하는 성장산업이자, 미래혁신 산업인 것은 분명하다. 한국은 여러 강점을 가지고 있지만, 부족한 점도 있다. 객관적인 입장에서 강점과 약점을 냉철하게 분석하는 것이 제약바이오 산업의 기초가 되는 약학 연구자들에게 정확한 방향타를 제시해 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난 17일부터 19일까지 부산에서 개최된 '2024 대한약학회 춘계국제학술대회'에서 기조강연을 맡은 노연홍 한국제약바이오협회장은 '기술분석을 통한 제약산업의 미래전망 및 발전방향'을 주제로 인사이트를 제공했다. 

강연에 앞서 전문지 기자단과 기자간담회를 가진 노연홍 회장은 이번 강연 내용에 대해, 글로벌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이밸류에이트(Evaluate)와 함께 실시한 연구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한국 제약산업의 방향을 제시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밸류에이트가 가지고 있는 전 세계 국가들의 데이터를 활용해 25개 빅파마에 대한 경향치와 비교, 한국이 부족한 점이 무엇인지 보다 객관적인 결과를 도출한 것. 

여기에 한국 전문가들에게 우리나라 제약바이오 산업이 나가야 할 방향과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와 이밸류에이트가 가진 주요 국가들의 정책 관련 데이터를 비교 분석함으로써, 한국이 제약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과제도 제안했다. 
강연 자료에 따르면, 전세계 의약품 시장(의료기기 포함) 규모는 2021년 2603조 원에서 2027년 3770조 원, 국내 시장 규모는 38조9000억 원에서 54조6000억 원으로 지속 성장이 예측되는 미래 먹거리다. 

2022년 한국은 전체 제품 판매량 기준 12위를 기록하고, 여러 혁신 관련 지표에서도 뒤쳐져 있는 상황이지만, 총 제품 판매량 등에서의 성과는 경쟁 국가와 상대적으로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가 나타나게 된 이유는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의 강점과 약점에 따른 것으로 유추할 수 있다. 

노 회장이 발표한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의 강점은 ▲특정 시장 분야에서의 강력한 입지 ▲제조 인프라, 약점은 ▲성장 이니셔티브를 위한 자금 조달 ▲후기 글로벌 임상시험, 글로벌 시장진입 및 상용화 전문성 ▲가격 및 규제 정책 등이다.

이밖에 '해외시장 진출'과 '혁신선호 기업문화' 부분은 부족한 점이 존재하지만, 이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을 여러 방향으로 지속하고 있다는 점에서 전문가들의 의견도 각기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의 강점과 약점, 그리고 해외 주요국의 정책 사례를 비교한 후 최종적으로 도출한 중점과제는 총 15개로 ▲AI활용 확대로 혁신 제품화 가속 ▲실사용 데이터를 활용한 허가/심사 확대(RWD/RWE) ▲첨단바이오의약품/신규 모달리티 제품 개발 지원 ▲디지털치료제 지원 방안 마련 ▲과학적 자문 검토 제도 신설 ▲정부 grants/funds 조성 및 지원 등이 가장 우선적으로 진행해야 할 과제로 꼽혔다. 
 
노 회장은 이러한 제안들을 해결하기 위해 협회 또한 여러 노력을 하고 있다면서, 그 중에서도 올해 초 확대 발족한 AI신약융합연구원과 정부 사업인 K-MELLODDY(K-멜로디)를 언급했다. 

그는 "AI가 가장 잘 활용될 수 있는 분야 중 하나가 신약 개발이라고 생각한다. AI를 활용하려면 데이터가 필요한데, 우리나라는 데이터 측면에서 상당한 강점을 가지고 있고, IT 산업이 발달한 국가"라며 "신약개발은 수많은 시행착오 속에 쌓아져 나가는 성공의 케이스다. 따라서 AI로 시행착오를 줄이면 시간과 비용을 줄여나가는 강력한 수단이 되기 때문에 글로벌 격차를 줄여 나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협회는 4년 전부터 AI신약개발지원센터를 통해 제약업계 현업 종사자들에게 AI를 통한 신약 개발 교육을 계속해왔다. 이를 더 가속화하기 위해 2년 전쯤 정부에 연합학습기술(Federated Learning)을 활용하는 'K-멜로디 사업을 제안했고, 지난 3월 최종 선정됐다. 

노 회장은 "K-멜로디 사업의 최종적인 목적은 제약사, AI 기업, 병원 등 데이터 제공 기관과 협력해 ADMET(Absorption, Distribution, Metabolism, Excretion, Toxicity/약물 흡수, 분포, 대사, 배설, 독성) 예측 모델을 개발하는 것"이라면서 "K-멜로디 사업이 성공적으로 진행되면 우리나라 기업들이 신약 개발을 통해 세계로 진출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여기에 파생 가능한 여러 사업을 같이 진행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협회가 AI 관련 지원을 하고 있지만, 각 기업들이 AI를 활용해 신약 개발을 하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또한, 약점으로 꼽히는 여러 문제도 여전히 남아있다.

노 회장은 "정부는 더 적극적으로 AI 프로그램을 개발해 기업을 지원해 줄 필요가 있다"면서 "자금 조달 역시 정부가 펀드 조성 등을 통해 초기 자본이 필요한 기업들이 어려움을 넘길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신약 개발 신속 지원을 위해 복지부·식약처가 여러 방안을 만들고 있지만, 아직 부족한 부분들에 대한 보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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