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첩] 계속되는 불황과 바이오클러스터의 역할

정윤식 기자 (ysjung@medipana.com)2023-12-07 06:01

[메디파나뉴스 = 정윤식 기자] 오는 2024년 불황이 예견되는 가운데, 바이오클러스터 구축을 위한 지자체의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 11월 수원에서 '바이오 기술창업이 이끄는 바이오경제'를 주제로 '광교 바이오헬스 포럼'이 개최됐다. 하지만 이번 포럼에서 주요했던 내용은 향후 경기도 바이오클러스터 설립에 따른 성장 전략이었다.

패널토론에서 연사들이 다들 입을 모았던 부분은 광교의 연구 인력이 풍부하다는 점과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부분이었다. 하지만 바이오클러스터의 발전의 주도권과 방향성에 대한 의견에는 이견이 있었다.

토론을 지켜보며 기자가 느낀 것은 시각의 차이였다. 김주원 KISTEP 센터장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바이오클러스터는 미국 보스턴 및 샌디에고 모델을 벤치마킹하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본다면 민간에서 주도하고 정부가 지원하자는 주장을 이해할 수 있다. 반대로 일본과 싱가포르, 중국의 바이오클러스터 성공 사례에 기대보면, 아직 동아시아 쪽에서는 국가 주도형 성장정책이 유효한가 싶은 의문이 들기도 한다.

이런 차이점은 2023년 1~3분기 상장 제약·바이오 실적에서도 극명히 드러난다. 나우팜컨설팅이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상위 20개사의 경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7.4%, 13.8% 성장한 것에 비해, ▲1000억~3000억원 규모 44개사는 매출액 6.9%, 영업이익 –22.9% ▲100억~1000억원 규모 124개사 매출액 3.2%, 영업이익 –28.6% ▲100억 미만 84개사는 매출액 –35%, 영업이익 79개사 적자 지속의 증감률을 보였다.

그에 더해 한국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2023년 1~3분기 바이오벤처 투자금액은 1조1823억원으로서 전년 대비 26.2%인 4208억원 감소한 수치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 5년간 최고 투자금액이었던 2021년 2조5617억원에 비교하면 절반 이하로 감소한 것이다.

다행히 모든 패널이 동의했던 의견은 연구 인력의 중요성이었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는 해당 의견에 "당장 서울에 있는 기업이 판교로 이전한다는 소식만 들어도 사의를 밝히는 직원들이 많다"고 부정적인 의견을 냈다.

앞선 관계자의 시각은 어느덧 지방 소외화가 수도권까지 다가오고 있음을 시사한다. 분명 고령화에 따른 산업계 전체의 문제가 바이오 업계만을 피해 갈 수는 없으니, 이는 바이오클러스터의 장기 생존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마주해야 하는 문제다.

지난 1일 개최된 '2023 기술사업화 오픈 세미나' 축사에서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오는 2024년에도 불황이 계속된다는 전망이 많다며, 어려운 시간 동안 기업이 가진 핵심기술을 다지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이 부회장의 축사에서 정부와 업계가 주목해야 할 말은 '오는 2024년'이 아닌, '핵심기술을 다지는 시간'이다. 당연하게도 바이오클러스터가 존재하기 위해서는 입주 기업의 생존이 대전제기 때문이다. 

이처럼 바이오클러스터가 단순히 지역 발전과 지역자치단체 숙원사업의 목적을 넘어, 향후 바이오벤처들이 다가올 성장기를 위해 내실을 다질 수 있는 그늘막의 역할에도 충실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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